신학강좌/구약개론

제17장. 지혜

호리홀리 2015. 2. 24. 20:51

제17장. 지혜

 


 

성경 본문: 잠언, 전도서, 아가서

 


 

맥을 찾아서

 


 

시편으로 대표되는 구약 성경의 시 문헌이 일반적으로 다윗과 연관되어 말해지는 반면, 욥기를 제외한 나머지 구약 지혜 문헌들, 곧 잠언과 전도서와 아가서는 일반적으로 솔로몬의 것으로 간주된다. 물론 시편 중에서도 솔로몬의 것이라고 제목이 붙은 시가 둘이나 되는 반면 (시편 72, 127편), 잠언 중에는 아굴과 르무엘의 잠언과 같이 다른 이들의 것이라고 명시된 적도 있다 (잠언 30-31장). 열왕기상의 저자는 솔로몬이 '잠언 삼천을 말하였고 그 노래는 일천 다섯'이라고 한다 (왕상4:32). 어느 모로 보나 솔로몬은 잠언, 전도서, 아가서 중 많은 부분의 저자로서 가장 가능성이 짙은 후보라고 할 수 있다.

 


 

시편에서는 하나님과의 관계라는 점에서 구약 성도들의 삶 속에 나타난 온갖 애환과 감정이 시로서 표출된 반면에, 잠언과 전도서와 아가서에서는 보다 인간적인 관계, 다시 말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안에서 생기는 온갖 삶의 경험과 거기서 얻은 지혜 또는 철학으로부터 출발하여 마침내는 하나님을 알고 경외하고 사랑하는 지혜로의 승화가 묘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잠언의 대부분 내용은 일반적으로 솔로몬의 것으로 간주된다. 잠언 본문 안에서만 하더라도 '솔로몬의 잠언'이라고 밝힌 적이 세 번이나 된다 (잠1:1; 10:1; 25:1). 잠언은 얼핏 보기에 인간 사이의 단순한 윤리 도덕 내지 처세술을 가르치는 것처럼 보일는지도 모르나, 실상은 야웨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식과 지헤의 근본임을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 지혜는 의인화되어 장차 오실 메시야와 동일시되어 묘사되기도 한다 (잠8:22-31).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전1:2) 선언으로 시작되는 전도서는 얼핏 보기에 회의주의 내지 허무주의를 가르치는 듯 하지만, 실상은 그와 전혀 다른 심오한 사상을 담고 있다. 사람의 삶이란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을 때 모든 것이 헛되고 허무할 뿐이다. 그러나 지상에서의 우리 인간의 삶에 대한 장래 심판이 반드시 있다는 엄연한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경건한 삶을 살게 하는 충분한 동기를 부여해준다. 전도서의 저자는 인간의 최고선과 최고 가치를 오직 야웨 하나님에게서만 찾을 수 있고 또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우리 인생이 추구해야 할 목적은 지상에서의 성취나 행복이 아니요 하나님 자신이라는 것이 전도서의 핵심 주제라고 하겠다.

 


 

전도서 뿐만 아니라 아가서 역시 많은 오해를 받아온 책이다. 구약 성경 중에 남녀간의 사랑에 대하여 원색적인 표현을 이처럼 많이 한 책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가서는 사실 히브리어 책명대로 '노래중의 노래'로서, 사랑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문구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흘러 넘치고 있다. 아가서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 형태를 보이는데, 아마도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 내지는 교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서 이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석이 아닐까 한다. 다만 아가서에 기록된 내용이 솔로몬 개인의 경험에 대한 묘사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면서, 풍유적인 해석을 지양하고 대신 상징성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신학강좌 > 구약개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9장.바벨론 포로  (0) 2015.02.24
제18장. 심판과 메시야   (0) 2015.02.24
제16장. 헤세드   (0) 2015.02.24
제15장. 고난과 승리   (0) 2015.02.24
제14장. 회복   (0) 201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