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강좌/구약개론

제18장. 심판과 메시야

호리홀리 2015. 2. 24. 20:53

제18장. 심판과 메시야

 


 

성경 본문: 이사야

 


 

창조주 하나님은 그가 지으신 우리 피조계에 대하여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 그의 계획 또는 뜻은, 반드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직 시간 (=역사) 안에서 현실화되지 아니한 하나님의 행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주 하나님은 당신의 비밀을 그 종 예언자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고서는, 어떤 일도 하지 않으신다" (암3:7). 이처럼 하나님의 뜻 또는 비밀을 대변하는 것이 바로 예언이요, 이런 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을 예언자 또는 선지자라고 부른다.

 


 

주로 이스라엘 백성, 그 중에서도 특히 유다와 예루살렘을 향한 메시지 (제1-12장)로 시작된 이사야의 예언은, 13장에 들어오면서 이방 세계에 대한 관심으로 돌려진다. 이방 세계에 대한 이 메시지는 23장까지 계속되는데, 물론 이스라엘과 유다의 운명도 포함되어 있다. 7-12장에서 '제국들, 그중에서도 특별히 앗시리아의 흥망과 임마누엘, 곧 메시야'에 관한 예언이 있은 후, 보다 넓은 범위에서 이방 세계의 운명을 언급하는 것은 자연스런 연결로 보인다. 왜냐하면 임마누엘의 통치는 온 누리에 퍼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이사야 제24-27장은 자연스럽게 13-23장을 이어 온 땅에서 메시야의 통치를 완성시키기 위한 '마지막 심판'에 관한 예언으로 이끌어주고 있다.

 


 

이사야 제28-33장에서 선지자는 다시 유다의 현실로 돌아온다. 그는 유다의 현실적 문제를 다루며, 앗시리아의 위협 앞에서 이집트의 도움은 헛 것이며, 앗시리아 제국이 하나님의 전적인 간섭에 의하여 망할 것과, 예루살렘은 온갖 위기를 겪으면서도 결국에 가서는 구원 얻을 것임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제34-35장에서는 이러한 관계 - 하나님이 택하신 백성과 그 대적과의 관계 -를 역사의 마지막 시점으로 끌어가는 동시에 그 범위도 더욱 확대시켜서 인간 세계 뿐만 아니라 온 우주로 넓혀간다.

 


 

이사야 제36-39장에서 선지자는 또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와, 앗시리아의 침입으로 말미암아 유다와 예루살렘이 국가 존망의 기로에 서 있던 주전 715년 (히스기야 재위 제14년)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을 다룬다. 제36-39장은 제28-33장에서 예고한 바 있는 '예루살렘의 위기'를 묘사하고 또 이를 극복한 역사적 사실을 기술함으로써, 28-33장을 자연스럽게 이어주고 있는 셈이 된다.

 


 

이상 이사야 제1-39장의 구성과 내용을 통해 볼 때, 이사야의 예언은 '유다와 예루살렘'이라는 선지자의 현실 공간에서 출발하여 온 땅으로 그 범위가 확장되었다가는 다시 현실로 돌아오고, 또 다시 전 세계로 그 범위를 확장해 나가는 독특한 전개 방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아울러 시간적으로 볼 때 선지자는 현실과 가까운 장래, 또는 먼 미래를 오고가며 마치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양 역사를 기술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우리 인간은 '역사(歷史)'라고 하면 으례히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일', 다시 말해서 '과거에 발생했던 일들'만을 다루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한 치 앞 일도 내다보지 못하는 우리 인간으로서는 당연한 결정이라고 본다. 그러나 하나님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와는 다르다. 그분에게는 공간도 물론이거니와 시간상의 제한이 없다. '과거, 현재, 미래'라고 하는 우리 피조물의 시간 구분이 어찌 보면 그분에게는 무의미한 것이라고 하겠다. 엄밀한 의미에서 조물주 하나님께는 '영원한 현재'만이 있을 뿐이다. 이사야의 메시지가 공간과 시간이라는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흐르고 있는 것은 그가 야웨 하나님을 대변하는 참 선지자라는 사실을 입증해준다고 하겠다.

 


 

현실과 미래를 오고가며 '하나님의 역사(歷史)'를 기술하고 있는 이사야 제1-39장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암울하고 침침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이유인즉, 메시야 왕국에 앞서 존재하는 세상 나라들의 마지막을 전하는 메시지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33장을 종합하는 동시에, 그 사상과 언어에 있어서, 이사야 40-66장의 축소판과도 같은 34-35장만을 별도로 떼어 볼 때, 34장에서 '참혹한 심판'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 침울한 분위기는 '구속받은 백성의 영광'을 노래하는 바로 뒤 35장의 '밝고 명랑한 분위기' 때문에 금새 흐려져서 잊혀짐을 느낄 수 있다.

 


 

제1-39장에서 '왕 메시야와 그의 왕국'에 대한 예언은 조금씩 조금씩 전개되어 나간다. '전쟁이 없는 메시야 왕국' (2:1-4)을 필두로 전개되는 이 주제는 대략 4:2-6 ('야웨의 싹과 그의 백성'), 7:14 ('처녀의 몸에서 태어날 임마누엘'), 9:6-7 ('다윗의 왕권을 이어갈 한 아기'), 11:1-10 ('이새의 뿌리에서 태어날 왕과 그가 가져올 평화'), 32:1-8 ('의의 왕') 등에서 조금씩 조금씩 그 정체를 드러낸다. 그러나 '왕 메시야와 그의 왕국'에 관한 메시지는 40-66장에서 훨씬 더 넓고 자세하게 전개됨을 알 수 있다.

 


 

이사야 제40-66장도 앞의 1-39장 못지 않게 '죄에 대한 책망과 심판의 경고'에 관한 메시지를 많이 담고 있다. 그러나 40-66장은, 마치 제35장이 34장에 대하여 그러하듯이, 미래의 희망에 찬 메시지들을 통하여 전체적인 분위기를 아주 밝고 환하게 바꾸어 준다.

 


 

이사야의 메시지는 하나의 '강'과도 같은 제1-39장을 흘러서 마침내 제40-66장이라는 넓은 '바다'로 들어온다. 1-39장 속에서는 간결하게 묘사된 예언들이 40-66장에서는 보다 폭넓게 펼쳐져서 그 절정을 보게 된다. 예를 들어 '왕 메시야와 그의 왕국'에 대한 예언은 제1-39장에서는 조금씩 조금씩 전개되어 나가지만, 40-66장에서는 훨씬 더 넓고 자세하게 전개됨을 알 수 있다.

 


 

이사야 제40-66장은 내용상 쉽게 세 부분으로 나누인다: 40-48장, 49-57장, 58-66장. 첫 부분(40-48장)에서는 '야웨 하나님과 우상', 그리고 '이스라엘과 열방'이라는 대립 관계를 보게 되고, 둘째 부분(49-57장)에서는 '야웨의 종, 곧 왕 메시야가 받는 고난과 그의 장래 영광'이 대조적으로 묘사되었으며, 마지막으로 58-66장에서는 '메시야 왕국에 합당한 자'가 누구인지 밝히고 있다.

 


 

이사야서 전체가 그러하거니와, 특히 이사야 제40-66장은 그 전체가 마치 하나의 웅장한 '서사시(敍事詩)'와도 같다. 야웨 하나님은 친히 '인간 역사의 현장'으로 나오셔서 자신만이 유일한 '창조주'요 '주재(主宰)'이심을 외치고 또 외치신다 (40-48장). 장차 '야웨의 종'이 오셔서 받을 '고난'과 그의 '장래 영광'은 야웨의 절대 주권을 땅 위의 사람들 가운데 확립할 '충분 조건'이 된다 (49-57장). 그리고 야웨께서는 '메시야 왕국'에 적합한 사람들을 친히 선별하실 것이다 (58-66장).

 


 

이사야 40-66장을 통하여 야웨 하나님은 당신의 '굳은 의지'를 역설하신다. '하나님의 의지'는 반드시 현실화되는 것이기에 바로 '하나님의 역사(歷史)'가 되는 동시에, 현재, 과거, 미래 전 시대를 통한 우리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 중에도 선지자는 매 부분마다 그 마지막에 거역하고 조롱하는 자들에 대한 경고의 말씀을 잊지 아니한다: "야웨께서 말씀하시기를, '악인에게는 평강이 없다'고 하신다" (48:22); "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악인에게는 평강이 없다'고 하신다" (57:21); "그들이 나가서 내게 패역한 자들의 시체들을 볼 것이다. 그 벌레가 죽지 아니하며 그 불이 꺼지지 아니하여 모든 육체에게 두려움이 될 것이다" (6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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