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강좌/구약개론

제15장. 고난과 승리

호리홀리 2015. 2. 24. 20:48

제15장. 고난과 승리

 


 

성경 본문: 욥기

 


 


 

악인은 벌을 받고 의인은 복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인간을 지으신 하나님이 공의로우신 분이라고 믿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기대하는 바이다. 그러나 인간이 사는 세상사는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우리는 지상에서 때때로 의인이 고난받는 것을 보게 된다. 왜? 구약 성경 가운데는 일찍이 이 주제를 가지고 시적으로 논한 책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욥기이다.

 


 

욥의 이야기는 그 처음부터 매우 특이하다. 주인공 욥이 소개된 후 첫 무대는 지상이 아닌 천상이다. 하나님의 어전회의, 온 땅을 두루 돌아 다니다가 거기 나타난 사탄, 욥을 두고 나누는 사탄과 하나님의 대화, 마치 사탄의 속셈에 말려드는 것 같이 보이는 하나님. 이 모든 일들을 신학적으로 설명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뿐 아니라 욥 자신도 하나님과 사탄 사이의 대화가 도화선이 되어 자신에게 발생한 운명에 대하여 단지 "하나님께 복을 받으니 저주도 받는다"라는 고백 뿐 (2:10), 뾰족하게 설명할 말을 찾지 못한다.

 


 

욥의 고난 문제는 그의 세 친구들에게도 하나의 난제였다. 하지만 '하나님의 공의'라는 교리 아래 '죄에 따른 벌'만이 있다고 강조하는 그들의 주장은 오늘날 여느 신학자 또는 종교인의 입에서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식적인 이야기들이었다. 그들은 욥에게 속쉬원한 대답을 주기는 커녕 오히려 고난받는 그의 감정을 더욱 격화시킨다. 이 세 친구의 변론이 자극제가 되어 욥은 결국 하나님을 향하여 원성을 터뜨리며 자신의 결백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절대자에 대한 그의 도전적 언사는 점점 거칠어만 간다.

 


 

이처럼 욥의 격한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자 세 친구는 그만 입을 다물고 만다. 이 때 등장하는 인물이 엘리후이다. 엘리후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는데, 어쨌든 그의 발언이 앞의 세 친구의 주장 보다는 훨씬 더 호소력이 있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옆에서 조용히 앉아서 욥과 세 친구 사이의 대화를 듣고 있기만 했던 그로서는 사실 욥에 대하여 뿐만 아니라 욥의 세 친구에 대하여도 할 말이 많았다. 그는 적어도 세 친구와는 달리 욥의 상황을 직접 공격하는 대신 인간을 자신의 뜻대로 다루시는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강조하면서 말했다는 점에서 욥으로 하여금 대답할 수 없게 만들었던 것 같다.

 


 

맨 마지막에 하나님이 오랜 침묵을 깨고 직접 등장하신다. 하나님의 말씀은 엘리후의 말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당신의 주권을 강조하는 발언이다. 욥은 그 앞에서 할 말을 잃고 묵묵히 그리고 겸손히 회개하기에 이른다. 앞서 엘리후의 말이 욥으로 하여금 회개할 마음을 갖게 하였는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에는 욥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 것이다.

 


 

욥의 회개 후에 욥과 세 친구에 대한 하나님의 평가는 예상했던 대로이다. 욥은 세 친구보다 더 의롭다는 평을 받은 것이다. 욥은 다시 하나님의 은총으로 갑절의 축복을 받아 누리게 된다.

 


 

욥기를 통하여 특별히 중요한 점 중의 하나는 욥이 세 친구와 변론하는 가운데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중보자 또는 구속자, 그리고 부활 등 하나님의 깊은 비밀에 대하여 고백적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다. 욥에게 고난이 없었더라면 과연 그가 이런 비밀들을 깨달을 수 있었을까? 엘리후의 말처럼 하나님은 고난을 통하여 인생을 교훈하시고 그를 더 높은 단계로 승화시키는 주권의 하나님이 아닌가 한다. 그러므로 의인의 고난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형벌이 아니라 신임에 따른 뼈깎는 교육이요, 발전과 성장을 위한 디딤돌인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그의 인생에 있어서 좋은 일을 만나든 궂은 일을 만나든 하나님과의 관계에 변함이 있을 수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라고 하는 꽃은 고난 속에서 더욱 활짝 아름답게 핀다는 사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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