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약속의 땅을 바라보며
성경 본문: 신명기
하나님의 섭리와 준비, 그리고 구체적인 인도하심 가운데 살았던 120년의 생애, 그중에서도 특별히 마지막 40년은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하나님과 하나님이 택하신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 중재자로서 살아야 했던 모세는 이제 약속의 땅을 한치 발 앞에 두고 마지막으로 백성을 재무장시킬 필요를 느낀다. 이 무장은 어떠한 군사 무기나 과학 기술 또는 특정한 인간의 사상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요, 오직 이스라엘의 하나님 야웨의 말씀 만을 가지고 하는 무장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이 들어가게 될 약속의 땅은 그저 달콤하기만 한 낭만의 땅은 아니다. 지난 40년간 지나온 광야는 비록 의식주 여건에 있어서는 형편없는 곳이긴 하였지만, 적어도 하나님과의 관계 곧 믿음을 시험하여 공고히 해주는 일에 있어서는 최적의 장소였다. 그러나 가나안 땅은 다르다. 그곳은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기에 아주 좋은 자연 여건을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사탄의 세력이 창궐하여 이스라엘 백성을 종교 및 도덕적으로 쉽게 타락시킬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에게 요구되는 것은 군사적 우월성이 아니요 영적 우월성이었다. 그리고 이 영적 우월성이란 야웨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 신뢰와 헌신 그리고 복종을 통하여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신명기의 기록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나온지 제 40년 11월 1일을 출발점으로 한다 (1:3). 지나온 40년의 세월을 돌이켜 보면서 모세는 하나님의 준엄하심과 은혜를 다시금 환기시킨다. 결코 뿌리칠 수 없는 하나님의 손길, 그 큰 손길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지난 40년 동안 다만 한 순간이라도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는 곧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의 표현으로서, 어느 누구든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 안에 들어온 자는 결코 그의 손아귀 안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생생하게 입증해 준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겸손할 수 밖에 없는 존재요, 더 나아가서는 빵 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도 먹어야만 살 수 있는 특이한 '생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8:1-6 참조).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이 '생명의 양식'을 제시한다. 그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살 때에 지켜야 하는 여러 가지 '법률들'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본질상 그것은 '몸과 마음과 힘과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간단한 명령이다 (6:1-9 참조). 이러한 '하나님 사랑' 만이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약속의 땅에서 오래도록 살 수 있도록 지탱해주는 유일한 버팀대가 될 것이다. 다른 말로, 약속의 땅에서 야웨 하나님과 이스라엘은 오직 '사랑'을 통해서만 연결될 수 있는 관계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 지켜야 할 토라 (=율법)를 이스라엘 회중 앞에 모두 공포한 후에, 모세는 120세의 노인 선지자로서 장차 이스라엘 백성이 실패하여 야웨 하나님과의 관계를 손상시킴으로써 그들 자신에게 재앙이 임할 것도 미리 내다본다. 이처럼 무시무시한 예언적 말씀은 노래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의 입술 위에 새겨지게 된다. 그럴지라도 이스라엘 백성과 지상의 다른 모든 족속에게 소망이 있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인간의 죄를 속(贖)하시는 날이 있기 때문이다 (32:4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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