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이스라엘의 구속(救贖)
성경 본문: 출애굽기 1-13장
출애굽기는 창세기와 연결되는 책이다. 우리는 창세기 1-11장에서 인류의 기원을 그리고 창세기 12-50장에서 이스라엘의 기원을 살펴보았다. 독자는 창세기 거의 마지막 부분에 기록된 바, 이스라엘 온 집안이 이집트로 이주한 일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출애굽기는 이 이주에 대한 기록을 받아 그것을 간단히 언급한 후, 요셉과 그 시대 사람들이 모두 죽은 이후 이집트에 남겨진 이스라엘 자손들의 삶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요셉이 이집트의 총리가 되어 천하를 호령하던 영광의 시대는 지나가고, 시대가 흘러 이제 이스라엘 자손은 그들의 선조로서 처음으로 이집트에 팔려온 요셉이 그랬던 것처럼 이집트 사람들의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 그리고 요셉이 하나님의 간섭과 도우심으로 구원을 얻어 마침내 총리의 자리로까지 올랐던 것처럼, 이스라엘 자손 역시 하나님의 구속과 은총의 손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자신이 비참한 운명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비로소 하나님을 찾게 된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의 경우 하나님은 먼저 그들을 비운에 빠쳐 버리신 후에 구원하시는 것을 우리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된다. 이집트에 거하던 이스라엘 자손의 운명도 이와 마찬가지였다. 이제 '이스라엘'은 하나의 '집안'이 아니라 하나님이 택하신 하나의 '민족' 내지 '나라'로 새롭게 탈바꿈하여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그것은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시는 전체 과정에 있어서 그들 이스라엘이 담당하여야 할 몫이 있기에 아주 중요한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이집트의 이스라엘 민족 말살 정책이 점차 고조되어 가던 무렵 죽음의 그늘을 헤치고 태어나 이집트의 왕궁에서 자라게 된 모세, 그가 바로 하나님이 택하시고 준비하신 이스라엘의 구원자였다. 자신의 능력으로 구원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모세는 쓰라린 실패를 경험한 후에 왕궁을 떠나 미디안 광야로 내몰리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이 광야야 말로 모세가 하나님의 종으로서 훈련받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그는 거기서 야웨 하나님을 만난다. 하나님의 부르심, 모세의 궁색한 변명, 하나님의 명백한 지시 등을 거쳐 결국 모세는 자신에게 죽음을 가져올지도 모를 이집트 땅으로 향한다.
이제 모세는 더이상 자신의 힘을 믿는 교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손에 하나님의 지팡이가 들린 사실이 시사해주듯이, 그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능력에 힘입고 또 하나님만의 지시에 따르는 '하나님의 종'이 된 것이다. 모세와 그의 형 아론을 도구로 하여 이집트에 내려진 재앙들은 가공(可恐)할 만한 것이어서, 결국 완악하고 고집센 바로 마저도 손을 들게 된다. 이스라엘 민족을 위한 해방과 구속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된 것이다.
이집트에 내려진 열 가지 재앙 중 마지막 재앙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재앙이었다. 이집트 사람중 모든 맏아들과 가축중 모든 초태생이 하룻밤 사이에 떼죽음을 당하고 만 이 사건은 이집트 역사상 결코 잊지 못할 대재난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집트의 죽음은 곧 이스라엘의 구속을 의미하였다. '죽음과 생명의 교차'라는 이 무서운 현실 앞에서 이집트 사람도 이스라엘 백성도 하나님의 심오한 섭리에 모두 다 입을 다물고 말았을 것이다.
이날 밤, 이집트 전역에 곡성이 울려 퍼질 때, 이스라엘 자손은 각 가정마다 붉은 양피로 물든 문을 굳게 잠근 채 그 안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표시로서 유월절 식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날 저녁 하나님의 지시를 따라 이스라엘 자손의 가정마다 어린 양을 잡아 그 피를 집 문 좌우 설주와 인방에 바른 바 있는데, 그 피가 이스라엘 자손을 죽음의 사자로부터 구속해낸 것이다. 이날 밤은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해방과 자유와 구속과 생명의 날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것은 다름 아니라 아무런 죄없이 죽어간 어린 양의 피였던 것이다.
그날 밤, 유월절 식사후 이스라엘 자손은 하나님이 정하신 미지의 세계, 새로운 삶을 향하여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다. 마치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받은 성도가 새 삶을 시작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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