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새로운 출발
성경 본문: 출애굽기 14-40장
이스라엘 민족의 출생에 있어서 이집트는 하나의 '태반'과도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스라엘이 이집트라는 태반을 빠져 나올 무렵 그들에게는 무서운 진통이 있었다. 이스라엘은 홍해에서 탯줄이 끊기고, 바야흐르 '포대기에 싸여 어미 품에 안긴' 갓난아이의 시기로 들어간다. 40년의 광야 생활은 바로 이런 식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나온 세상은 탯줄에 의하여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받을 수 있었던 '자궁'과는 전혀 달리 황량하고 메마른 환경이었다. 그런 열악한 환경 가운데 이 '피투성이 생명'을 살려 내고 키울 수 있는 이는 오직 야웨 하나님 뿐이었다.
이집트 바로의 쇠사슬에서 풀려난 이스라엘은 이제 하나님께만 전적으로 의존하여 살아야만 하는 전혀 다른 형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해의 방향만 따라가기 때문에 '해바라기'라는 이름이 붙여진 꽃처럼, 이스라엘은 이제부터 오직 하나님만을 믿고 따르는 '하나님바라기'로 살아야만 하는 새로운 운명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하나의 미지의 세계였다. 갓난아이와도 같은 이스라엘이 이러한 새로운 삶에 얼마나 잘 적응할 것인가? 또 하나님은 어떤 식으로 이들을 가르치시는가?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전적으로 남에게 맡기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그분이 전지전능하시다고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 자신의 삶을 맡기기란 더욱 쉽지 아니하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손에 맡겨진 자신들의 운명에 대하여 불안해 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만날 때마다 불평불만을 늘어놓곤 한다. 하나님의 기적적인 간섭과 도움심을 수없이 경험하면서도 이들의 불신과 불안은 수그러들 줄 몰랐다. 결국 하나님은 영광과 위엄 중에 나타나셔서 이스라엘 백성이 지켜야 할 계명들을 하나씩 하나씩 장엄하게 선포하신다. 이 일로 백성의 두려움은 극에 달하게 되며, 그들은 모세에게 중재역을 요청한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당신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를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신다. '성막'이라고도 불리고 '회막'이라고도 불리는 이 '만남의 장소'는, 세부사항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이 지시하신 바대로 성령의 감동을 받은 사람들을 주축으로 하여 모세와 온 이스라엘 백성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을 대표하여 하나님과 만날 수 있는 중재자로서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제사장으로 삼는다. 이리하여 모세는 하나님과 직접 대면하여 대화하여 그 들은 바를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달하는 일로써, 그리고 아론은 백성을 대신하여 향과 제물을 바치는 일로써, 각각 맡은 바 대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중재자의 사명을 부여받게 된다.
이 모든 일이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하고자 하나님 편에서 우선권을 가지고 준비하셨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피조물과 조물주의 만남이 인간 뿐 아니라 하나님 편에서도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피조물 인간에 대한 창조주 하나님의 사랑 외에 무엇으로 이 사실을 설명할 수 있을까. 시내산에서 영광 중에 나타나신 하나님은 이제 회막을 통하여 당신의 백성들과 만나고자 하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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