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사야서의 언약적해석

이사야65:1-25,새 하늘과 새 땅

호리홀리 2015. 2. 14. 22:21

야웨의 종들을 위한 새 하늘과 새 땅 (65:1-25)

 

이사야65:1-7은 전체적으로 하나님의 간절한 초청에도 불구하고 그를 거스리고 자기 생각만을 따라 패역한 일들을 행하여 그를 격노케 한 '백성'을 언급하고, 아울러 그들에 대하여 하나님이 품으신 보응의 결심을 기술하고 있다. 문맥을 통해 볼 때, 1절과 2-5절은 다같이 '거스리는 이스라엘 백성'에 대하여 묘사하는 듯하다 (표준 새번역 참고). 그러나 2-3절에서는 일반적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가리킬 때 쓰이는 '암'이라는 낱말을 가지고 '하나님을 거스리는 자들'을 가리킨데 반하여, 1절에서는 이방인을 가리킬 때도 자주 사용되는 '고이'('나라')로 지칭된 것은 혹시 1절이 이방인에 대한 언급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더욱이 칠십인역에 나타난 헬라어 번역문을 따를 경우, 우리는 1절에서 '하나님을 거스리는 자들'이 아니라 그 반대로 '하나님을 찾지 않았으나 그의 은총을 입는 자들'을 보게 된다.

 

사도 바울은 칠십인역의 해석을 따라 이사야65:1-2을 인용하면서 (로마서10:20-21)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이방인'(1절)과 '하나님의 은혜를 거절한 유대인'(2절)을 대조적으로 말하고 있다. 바울은 앞서 로마서9:24-26에서도 분명히 이스라엘 백성에 관하여 언급한 호세아의 글(호세아2:23)을 인용하면서 그것을 이방인의 구원에 적용시킨 바 있다. 한글 개역 성경은 이사야65:1을 번역함에 있어서, 아마도 로마서 제9장과 제10장에 나타난 바울의 해석을 의식하고 그것과 비슷한 뜻이 되도록 옮긴 인상을 준다. 이와 같은 번역이나 해석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칠십인역, 바울, 한글 개역의 번역문 사이에 일치하는 이해 또는 해석의 합법성 여부에 관한 논의는 접어두고, 이사야의 글 히브리어 본문의 문맥에 나타난대로 1절도 2-5절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초청을 거절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언급하는 것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가운데서 남긴 '씨'(이사야53:10 참조), 곧 '야웨의 종들'에게 평화로운 이스라엘 땅을 물려주실 것이다. 그러나 야웨를 버린 모든 자들은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사야65:8-15). 앞서 이사야3:14; 5:1-7; 27:2-6에서 이스라엘이 포도원으로 비유되었던 것처럼, 여기서도 이스라엘은 포도 나무로 비유된다 (8절). 사람들이 포도즙을 내는 포도송이가 달린 가지는 잘라내지 않듯이, 야웨께서는 이스라엘을 온전히 도말하지는 않으신다. 11절의 '갓'과 '므니'는 고대인들이 행운을 가져오는 것으로 믿었던 '이방신들'이다. 12절의 '(칼에) 붙이다'('마니티')는 앞절의 '므니'를 조롱하는 투로 하는 일종의 말장난이다. 13-15절에서는 '야웨의 종들'과 '야웨를 버린 자들' 사이에 임할 대조적인 운명을 묘사하고 있다.

 

야웨의 종들이 땅을 물려받는 날, '아멘이신 하나님'의 이름 외에는 어떠한 신의 이름도 더 이상 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사야65:16).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아멘이시요, 충성되고 참된 증인이시요, 하나님의 창조의 근본되신 이"로 불린 적이 있다 (계시록3:14).

 

이사야65:17-25에서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창조(이사야66:22; 벧후3:13; 계시록21:1 참조)와 더불어 임할 '새 시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모든 고통과 슬픔은 다 사라지고, 기쁨과 즐거움만이 가득한 새 예루살렘, 거기에는 예기치 못한 질병이나 사고로 제 수명을 다 채우지 못하고 죽을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들의 수명이 길겠고, 그들의 손으로 수고한 바는 그들 자신이 누릴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께 복받은 백성이 되고, 동물계 또한 평화를 누릴 것이다. 여기서 묘사하는 내용은 이사야 다른 부분들에서 이미 언급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1:19; 2:4; 4:2-6; 11:6-9; 25:6-8; 32:15-18; 35:1-10; 61:9; 62:5 등 참조). 계시록21:1-5에도 이와 유사하게 '새 하늘과 새 땅', 그리고 '새 예루살렘'에 대하여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