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사야서의 언약적해석

이사야56:1-57:21,의인의 길, 악인의 길

호리홀리 2015. 2. 14. 22:00

의인의 길, 악인의 길 (56:1-57:21)

 

야웨의 이름, 야웨의 영광은 결국 진심으로 그를 따르는 자들의 이름과 영광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당신의 영광을 당신의 백성과 공유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고난의 종'이 야웨 하나님께 전적으로 순종하여 존귀와 영광을 얻는 것처럼 (이사야 53장 참조), 그의 언약을 지키며 공평과 정의를 행하는 '야웨의 종들' (이사야54:17 참조) 역시 그의 영광에 참여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는 자는, 자신의 출신이나 신분이 어떻든간에, 결국에는 '영광스런 이름'을 받을 것이다. 외국인이라도 상관없고, 고자라도 상관없다. 이스라엘의 남은 자를 모으시는 야웨 하나님은 그들 말고도 또 이방인 중에서도 많은 무리를 모아 그들에게 속하게 하실 것이다 (이사야56:1-8). 모세의 율법은 '고자는 야웨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규정하였다. 외국인중 암몬 사람과 모압 사람은 영원히 야웨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며, 에돔 사람과 이집트 사람의 경우 삼대손까지는 야웨의 총회에 들어올 수 없다 (신명기23:1-8 참조). 그러나 이제 야웨께서는 율법의 속박에서 사람들을 해방시키시고, 고자나 외국인들에게도 동일한 은혜를 베푸신다. 고자와 '이스라엘 총회' 사이에 높이 서 있던 장벽, 이방인과 유대인 사이에 막혔던 담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완전히 헐린 것이다 (에베소2:11-22 참조).

 

'이스라엘의 남은 자 뿐만 아니라 이방인 중에서도 많은 무리를 모으신다'는 야웨의 말씀은 (8절),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말씀을 상기시켜 준다: "또 이 우리에 들지 아니한 다른 양들이 내게 있어 내가 인도하여야 할터이니 저희도 내 음성을 듣고 한 무리가 되어 한 목자에게 있으리라" (요한10:16).

 

이방인과 고자 중에서라도 야웨의 언약을 지킴으로써 영광을 누릴 이들이 있는가 하면, 반면에 이스라엘의 선지자와 지도자들 중에는 탐욕과 이기심을 따라 '자기 길'로만 행하여 심판을 면치 못할 자들이 있다 (이사야56:9-12). 이런 류의 지도자에 대하여는 에스겔34:1-16에서도 비슷한 비유로 언급하고 있다. 본문에서 '파수꾼'은 특별히 선지자를 (에스겔33:1-9 참조), 그리고 '목자'는 국가 전반의 지도층을 (에스겔34:1-31 참조) 가리킨다.

 

거짓 선지자들과 무지몰각(無知沒覺)한 지도자들이 자기들에게 맡겨진 백성을 돌보기는 커녕 자기 배를 채우는 일에만 급급할 때, 의인들은 심판 전에 죽음을 맞이하여 도리어 재앙을 피하여 편히 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악인들은 이런 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다 (이사야57:1-2).

 

이사야57:3-13에서 하나님의 혹독한 책망은 국가 전체와 일반 대중에게로 넘어간다. 그들은 우상 숭배에 빠져 있다 (3-7절). 마땅히 '야웨의 계명'을 문설주와 대문에 두어서 늘 기억하여야 하되 (신명기6:4-9; 11:20 참조), 도리어 그들은 그것을 눈에 잘 띄지 않는 문설주와 대문의 뒤에 두고는 제멋대로 어리석은 짓(우상 숭배)을 행한다 (8절). 그뿐만 아니라 그들은 야웨 하나님을 의지하기 보다는 사람을 더 두려워하여, 강국들에 사신을 보내어 도움을 청하고는 한다 (9-11절). 9절에서 맛소라 성경은 '몰렉'(औछभ)이 아니라 '왕'(히브리어로 '멜렉', औछब)이라고 읽고 있는데, 여기서는 이스라엘이 좋은 예물을 갖추어 근동을 제패한 왕에게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왕하16:7-18 참조). 이스라엘의 사신들은 매우 굴복적인 태도로 도움을 요청하러 피곤하게 원방을 다니면서도 헛된 인간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아니한다.

 

그러나 그들이 하는 짓은 모두 무익할 뿐이요, 그들이 의지하는 우상이나 그 어느 누구도 그들을 구원하지 못한다 (12-13 상반절). 우상의 허무함과 우상 숭배자들의 어리석음에 관하여는 이사야 40-48장에서 여러 번 되풀이하여 언급된 바 있다. 그리고 인간을 의지하는 어리석음에 대하여는 이사야 28-33장 등에서 다룬 바 있다. 오직 야웨를 의지하는 자만이 구원을 받을 것이다 (13 하반절).

 

이들 구속받은 자들을 위하여 야웨 하나님은 길을 예비하신다 (이사야57:14). 이 길에 대하여는 이사야35:8-9; 40:3-4; 49:11; 62:10에서도 언급하고 있다. 거룩하신 하나님은 겸손하고 통회하는 자를 찾으신다. 잠시 진노하여 형벌을 내리셨으나, 영원히 분노를 품지는 않으신다. 하나님이 분노를 자제하지 않을 경우 그의 모든 피조물이 멸절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사야57:14-16).

 

야웨를 분노케 한 이스라엘의 근본적인 죄는 '탐심'이었다. 여기서 '탐심'이란 '우상 숭배'를 가리킬 수도 있겠고 (골로새3:5 참조), '일만 악의 뿌리'로서 '재물에 대한 욕심'일 수도 있다 (딤전6:10). 야웨께서 진노하여 이스라엘을 칠 때에도, 그들은 오히려 더욱 패역하여 제 마음에 내키는 길로 가버렸다. 그래도 오래 참으시고 자비로운 하나님은 이들을 긍휼히 여기시고 오히려 고쳐주신다. 특별히 형벌을 받을 때 회개하며 슬퍼하는 자들은 큰 위로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모든 자에게 영원한 평강을 선언하신다. 그러나 이 구속의 날에, 끝까지 거스리는 악인은 평강을 얻지 못하고, 야웨의 백성들로부터 영원히 분리될 것이다 (이사야57:14-21).

 

19절의 '입술의 열매를 짓는다'는 표현은 '하나님이 당신의 입으로 말씀하신 바를 그대로 이루시거나, 또는 말씀을 통하여 창조하신다'는 뜻이라기 보다는, 성도의 입에서 나오는 찬양과 감사의 제물을 받아들여 평강을 베푸신다는 뜻으로 보인다 (히브리13:15; 호세아14:2; 시편69:30-31; 119:108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