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사야서의 언약적해석

이사야서63:7-64:12,헤세드를 구하는 언약기도

호리홀리 2015. 2. 14. 22:18

야웨의 은총을 구하는 기도 (63:7-64:12)

 

장차 있을 하나님의 확실한 은혜에 대한 약속은 오늘 비참한 상황에 처한 신자에게 힘을 주어 그로 하여금 기도할 수 있게 한다. 이사야 선지자는 '시온의 영광'을 위한 하나님의 거창한 계획을 알고, 또 동시에 자기 민족의 비참한 현실을 생각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선지자의 기도는 이사야63:7-64:12에 기록되어 있다.

 

이 간절한 기도는 이스라엘 역사 속에 나타난 야웨의 은총을 회고하면서 감사의 말로 시작된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택하셔서 그들을 '자기 백성, 자기 자녀'로 삼으시고는 그들을 모든 환난에서 건져주셨다. 이스라엘이 반역하자 하나님은 도리어 이스라엘을 치셨고, 이스라엘은 옛날의 은총을 기억하며 다시 하나님을 구하곤 하였다 (이사야63:7-14).

 

과거 조상들이 환난 때마다 자비로우시고 전능하신 야웨 하나님을 불러 구했던 것처럼, 이제 선지자 역시 자기 백성을 위하여 하나님께 간곡한 애원을 올린다 (이사야63:15-19).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인 아브라함이나 이스라엘, 곧 야곱이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우리를 알지도 못하고 도울 수도 없다 하더라도, 야웨 당신은 영원히 우리 아버지시요, 구속자이십니다'라는 고백(16절; 신명기32:6 참조)은 선지자의 기도가 얼마나 간절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17절의 "야웨여, 당신은 왜 우리를 당신의 길에서 떠나 그릇가게 하시며, 우리 마음이 당신을 떠나 경외하지 못하게 하십니까"는 이사야6:9-12의 예언을 상기시켜 준다.

 

18-19절("당신의 거룩한 백성이 [땅을] 차지한지 오래지 아니하여서 우리의 대적이 당신의 성소를 짓밟았습니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당신의 다스림을 받지 못하는 자 같으며, 당신의 이름으로 불리지도 못하는 자 같이 되었습니다")을 이해하기 위하여 땅과 관련된 이스라엘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가나안 땅, 곧 지금의 이스라엘 땅을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시겠다고 한 최초의 약속은 (대략 주전 1976년 경) 하나님과 아브라함 사이에 있었다 (창세기12:7; 13:14-17; 17:8). 이 약속대로 이스라엘 백성은 여호수아의 영도 하에 가나안 땅을 정복한다 (대략 주전 1421-1415년 경). 사사 시대를 거쳐 사울 왕에 이르기까지 (대략 주전 1401-1026년 경) 그들은 이방인들과 섞인 가운데 제대로 주인 노릇을 하지 못하였다.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서 제대로 주인 노릇을 하기 시작한 것은 주전 1018년 다윗이 전(全)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시온 성을 점령한 때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삼하5:1-10).

 

주전 945년 이스라엘 나라는 북왕국 이스라엘과 남왕국 유다로 분열된다. 북왕국은 주전 723년 앗시리아에 의하여 망하고, 다윗 왕조를 계승한 유다도 마침내 주전 588년에 바벨론에게 패하여 그 땅은 성전과 함께 불에 타고 그 백성은 유배지(流配地)로 끌려간다. 70년(주전 591-521년)이 지나서 유다 지파를 주축으로 한 '유대인들'이 돌아오지만, 이미 이스라엘 땅은 예전보다 훨씬 많은 이방인 인구를 보유하게 되고, 그 사실상의 주인도 유대인이 아닌 이방 나라들이었다. 메시야가 오기까지 페르시아 (주전 521-331년), 헬라 (주전331-161년), 로마(주전 161- 주후 70년)가 차례로 이 땅의 군주국 노릇을 하였다. 주후 70년 예루살렘과 더불어 그 성전이 불탄 사건은 유대인의 마음 가운데 영원한 상처로 남아 있다. 주후 1948년 조상들이 살던 '옛 땅'에 돌아와 독립하기까지 유대인은 전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 고난을 맛보아 왔었다.

 

이상을 통하여 볼 때,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복 이후 주후 1948년에 이르기까지 전체 약 3360년 중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진정으로 '땅을 차지한 것'은 약 430년(주전 1018-588년 사이)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브라함이 땅에 대하여 약속을 받은 시점부터 계산하면 전체 기간이 약 3920년이나 되어 땅을 차지한 기간의 비율은 더 떨어지게 된다. 이상의 개괄적 설명이 이사야63:18-19에 나타난 예언적 기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63:18-19에서 묘사한 상태 가운데서 이스라엘 백성은 점점 야웨 하나님을 잊어 버린다. 물론 스스로의 죄로 하나님을 잊고 멀리한 것이다. 그러나 선지자는 '의인을 만나주시는 하나님'을 향하여 다시 놀라운 일을 행하여 달라고 호소한다 (이사야64:1-7). 선지자는 다시 하나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는 동시에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의 관계를 확인시키면서, '주의 백성과 그 땅'을 회복시켜 달라고 하나님의 긍휼에 호소한다 (이사야64:8-12). 오늘날 유대인 가운데 일어나고 있는 역사를 통하여 우리는 옛적 선지자의 기도가 서서히 응답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스라엘의 후손 유대인에게 '옛 땅'을 다시 주신 하나님은 머지않아 그들의 마음도 돌리셔서 그들의 왕 예수님을 찾게 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