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강좌/언약신학

시내산언약과 모압언약의 비교

호리홀리 2015. 6. 23. 13:19

시내산언약과 모압언약의 비교


A. 시내산언약

 
출애굽은 애굽에서의 해방이라는 관점보다는 여호와 하나님을 향한 해방이라는 관점에서 이해되어져야 한다. 이스라엘이 애굽 땅에 들어가는 것은 출애굽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애굽 땅에서의 시간들은 이스라엘이 숫자에 있어서 민족으로 형성되는 것을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이 애굽에 들어가는 것과 출애굽은 그 자체가 최종적인 목적이 아니라 더 중요한 목적인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을 언약이라는 최종 목적을 위한 과정이나 수단과 같은 것이다. 출애굽기의 19장 이전의 사건들은 모두 시내산 사건을 정점으로 집중된다. 19장 이전의 본문들은 이스라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건인 시내산에서의 언약체결이 완벽히 준비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19장 이전의 이스라엘 백성의 죄에 대해서 하나님이 심판하시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출애굽의 역사가 진행될수록 이스라엘의 범죄가 쌓여 감을 볼 수 있다. 결국 17장에 이르러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시험하는 심각한 범죄에까지 이르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죄악들에 대해 하나님의 진노를 찾아볼 수 없다.  이스라엘의 죄악들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은 시내산 언약을 기점으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시내산 언약 본문이 여호와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의 공적인 관계형성이 이루어진 후에 나타남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은 여러가지 준비를 거쳐서 드디어 언약을 맺을 수 있도록 예비된 현장인 시내산에 도착하였다.(출19장) 이 사건의 중요성을 나타내기 위해 저자는 이스라엘이 이 산에 도착한 사실을 강조하여 두 번이나 언급한다.(19:1,2) 먼저는 애굽에서 시내산까지의 시간과 여정을(19:1), 두 번째는 바로 앞의 이스라엘의 출발점인 르비딤에서 시내산까지의 여정을 표현한다. 또 모세가 하나님의 별도의 명령 없이도 주저없이 시내산에 올라간 것은(19:3)은 이미 이 산에서 하나님께서 행하실 일에 대한 예견이 있었기 때문이다.(3:12)
  19장의 모든 내용들이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의 언약을 맺는 것을 일관성 있게 묘사한다. 이 가운데 어떤 한 부분도 언약을 맺는 일에 불필요한 것도 없고, 또 중복된 부분도 없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1)언약 당사자의 역사성(출19:4)
    고대의 공적인 문서의 출발은 항상 역사적인 서언으로 되어있다. 과거에 이 당사자들이 어떤 관계를 맺었던가를 표현하는데는 주로 조약 당사자의 조상들끼리 어떤 관계가 있었던가가 말해준다. 이것을 말하는 이유는 지금 맺으려는 공적인 관계의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려는 태도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출애굽기 19장에서도 4절의 “독수리 날개로 업어서” 출애굽 시킨 것은 하나님의 자비하신 행동에 근거하여서 이스라엘의 현재가 있게 된 것을 말한다. 또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맺은 역사적인 관계들은 3절에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되었다.(“야곱 족속”,“이스라엘 자손”) 이것으로 하나님은 족장들에게 맺은 언약을 이제 이스라엘 민족과 언약을 맺으심으로 성취하고 계심을 나타내신다.

    2)언약 당사자의 관계(출19:5-6)
    언약 당사자들인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에 있어서 시내산언약은 하나님의 입장에서 쓰여졌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향하여 어떤 관계로 서는가에 대한 서술이다. 하나님의 이스라엘에 대한 선언에 있어서 근본적인 언약관계 정의를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세가지로 표현된다.
      첫째,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보배로운 자(백성)가 될 것이다.(19:5b) 이러한 정의가 가지는 가치는 그 대상인 이스라엘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와의 특별한 관계 속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특별한 관계를 가지므로 그런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여호와 하나님은 엄청난 권위와 영광을 가지신 분으로 언약의 상대방을 스스로 택할 권리를 가지고 계신 분이시다. 바로 그런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개념이 첫 번째 정의 안에 있는 것이다.
      둘째,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제사장 나라가 될 것이다.(19:6a) 여기서 의도하는 바는 이스라엘이 하는 역할(functionn)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세상에서 하나님과 특별한 관계를 가지는 가장 높은 위치(position)fm 차지하는 것이다. 이 말은 제사장이 왕과 같은 위치에 있거나 거의 그와 버금가는 지위를 차지하던 고대의 상황 속에서 이해되어져야 한다.
      셋째,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될 것이다.(19:6b) 이 표현은 ‘거룩하다(qadosh)'는 히브리 단어의 원초적인 의미인 ’구분하다‘는 뜻에서 유래된, 세상에서 하나님의 언약의 당사자로 선택함을 받아 구분된 백성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같이 언약의 당사자들의 관계에 대한 정의는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개념 속에서 강조되어진다. 첫 번째 정의를 두 번째, 세 번째 정의가 보충하는 형식을 통해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하나님과의 특별한 관계 속에서 표현하고 있다. 즉 하나님이 하신 가장 근본적인 언약적 선포는 첫 번째 약속이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에 대하여 가장 귀중한 소유가 될 것이다.    

    3)중재자 모세(출19:7-8)
    모세는 하나님이 제시한 약속(19:5-6)을 가지고 백성에게 내려갔고, 백성은 그것에 대하여 화답하였다.(19:7-8) 그리고 다시 모세는 그 말을 가지고 하나님께로 나가고(19:8), 하나님은 그런 백성을 향하여 다음의 행동을 명령하신다.(19:10 이하) 그 이후에 모세가 계속 산에 오르내리면서 언약당사자를 중재하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모세만이 하나님 앞에 서있을 수 있었으며(19:9), 이것으로 인해 모세가 여호와의 종으로서의 권위를 가지게 된다.

    4)언약 당사자 대면(출19:9-25)
    언약은 중재자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에는 언약 당사자들이 직접 대면함으로 성사되어진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온 백성 앞에 강림하시는(19:11,16) 장면은 이스라엘이 가졌던 가장 원초적이고 놀라운 것으로 이스라엘 역사에 있어서 늘 회상되고 기억되었다. 시편(50,24편)과 선지서에서 하나님의 나타나심은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다. 그러나 이 현상을 보통 신현(神現, theophany)으로만 해석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19장 10-25절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본문은 언약의 당사자끼리의 직접대면을 나타낸다.
      시편과 선지서에서 응용된 하나님의 나타나심은 언약적인 만남의 하나님을 근본적으로 다시 회상하는 것이고 이것을 언급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상기하는 효과를 가진다. 즉 이스라엘이 범죄하였을 경우에 있어 이스라엘이 엄위롭게 임재하신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깨뜨림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것은 결국 이 원초적으로 만난 하나님의 임재를 통한 심판을 각오해야 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위태로울 때에 이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하여 엄위롭게 임재하실 것을 나타내신다. 

    5)언약조건(1) : (출20:1-17)
    19:10-25의 본문을 ‘단순한 신현’으로 해석하는 견해는 그 다음 구절인 십계명과의 관계에 있어 아무런 설명을 할 수 없다. 이 본문은 단순히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내려오심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언약관계를 만들기 위하여 당사자들의 직접 만나는 장면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단순한 신현’이 아니라 ‘언약관계조건의 규정’을 위한 신현으로 이해해야되며, 이제 백성들은 언약의 당사자인 하나님이 하시는 직접적인 말씀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19장에서 언약의 당사자들이 만나서 언약의 조건을 결정한 것 가운데 가장 처음 것이 바로 20장의 십계명으로 이해한다면 십계명은 이스라엘이 따라야할 하나님이 제시한 언약적인 조건이다. 20장에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지킬 언약적인 조건이 명시되어있지 않은 것처럼 보이나 이는 이미 19:4절에 암시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은 자신의 유일한 언약의 대상으로서 절대적인 보호와 섭리로 역사를 통하여 인도하신 것이다. 19장 5절에 표현된 “(보배로운) 소유물”로 이스라엘을 삼으신 것 자체가 이미 이스라엘이 누리는 절대적인 권리임을 충분히 암시하고 있다.
      십계명에는 두가지 내용이 있다. 하나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규범(1-4계명)이고, 또하나는 언약의 백성이 된 이스라엘 상호간의 관계에 대한 규범이다.(5-10계명) 전자는 후자의 기초가 되며, 후자는 전자가 없이는 무의미하다. 즉 하나님과의 관계가 온전해져야 인간 사이의 관계가 온전해진다. 그리고 이 두 내용은 앞으로 중재자를 통하여 줄 언약조건의 주제들 속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6)언약조건(2) : 중재자를 통하여 준 조건․규범(출21-23장)
    이스라엘의 백성들은 나머지 언약의 세부적인 부분들(21-23장)을 중재자인 모세가 전달해줄 것을 청원하였고 이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그러므로 이것은 중재자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주어진 언약의 조건인 것이다. 이것은 조약이나 관계를 맺을 때에 원칙적인 사항만을 당사자들이 정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중재자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제시되는 고대와 현대의 외교적, 정치적 전례와도 일치한다. 이 본문은 20장과 언약의 조건이라는 주제 하에 연속성을 가진다.

    7)언약비준예식(출24:3-8)
    이제 백성들은 언약의 근본적인 조건을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들었고, 또 언약의 세부적인 조건들을 중재자 모세를 통하여 간접으로 들었다.(24:3) 이어서 나오는 본문은 언약비준예식을 보여준다. 두 번의 예식이 나오는데 이 두 예식은 내용과 형식면에서 명확하게 구별된다. 전자(24:3-8)는 어떤 공식적인 관계가 수립되는 것, 즉 비준예식을 나타내고 후자(24:9-11)는 그 관계가 합법적으로 수립된 이후에 가지는 비준 축하 예식이다. 따라서 이 두 예식을 한 사건(언약수립) 속에 연속된 두 국면, 즉 언약비준예식 자체(24:3-8)와 언약비준 축하연회(24:9-11)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제 이스라엘은 공적으로 하나님과 언약 관계에 들어간 것이다. 언약을 지킬 때에 이스라엘에게 축복이 임할 것이며 깨어버릴 때에 이스라엘에게 심판이 따를 것이다. 시내산 언약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맺은 최초의 언약이라는 점에서 축복과 저주의 요소가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은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역사가 진행될수록 그러한 부분들은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다.

    8)축하연회(출24:9-11)
    시내산언약의 마지막 본문은 언약비준을 축하하는 축제이다.(24:9-11) 고대나 현대나 공적인 관계형성은 엄숙하여서 생명을 담보로 한다. 그러나 이제 그 엄숙한 순간이 지나가면 긴장이 완화되고 그렇게 어렵게 해서 완성된 관계를 축하하는 기쁨의 시간이 찾아온다. 이 상태는 보통 관계에 있어 ‘샬롬’의 상태로 표현되고, “먹고, 마시고, 즐기는”(24:11) 외형적인 표시로 드러난다. 이 본문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체결된 언약의 축하 피로연’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구체적으로 두가지 요소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체결된 언약에 대한 이스라엘의 존귀한 자들의 이스라엘 하나님에 대한 알현과 경배, 둘째로 언약적인 공동 식사의 두 요소로 볼 수 있다.
      이 본문에서 특이한 것은 이스라엘의 대표들인 “존귀한 자”들이 하나님을 보고 만날 때 죽거나 해를 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 하나님과의 언약이 완성되었으니 이스라엘의 대표들은 언약의 당사자인 하나님과 축제를 벌이는 것이 허용되었다. 첫 만남은 긴장되고 위험한 것이었으나(19:10-25), 둘째 만남은 기쁨과 평화가 넘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하여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공적인 언약 관계는 형성되었다.


B. 모압언약

 
신명기 29:1을 모압언약의 결어로서 이해할 때, 이 절 가운데 표현된 두 언약인 시내산언약(호렙언약)과 모압언약의 관련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전제되어 있는 것은 첫째 언약인 시내산언약의 신적인 권위이다. 첫째언약과 둘째 언약의 동질성을 드러냄으로서 둘째 언약의 진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언약, 모압언약의 새로운 변화는 ‘너희가 요단강을 건너 갈 때’(11:30, 27:10), ‘에발과 그리심’(11:29, 27:12-13), 그리고 ‘장로와 레위인 제사장들’(27:1,11)에 의하여 되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모세와 함께 모압에서 언약을 맺는 기초를 세우는 이스라엘 사람들은, 미래에 건너고 나서 미완성된 언약을 수행해야 한다. 이것은 과거의 사건 즉 첫 언약의 ‘현재화’나 ‘현실화’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언약을 갱신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다.
  모압언약의 도입부는 1:5-4:43이며 이 거대한 도입부에 대한 결어는 4:44,45이다. 4:45-49까지는 모압언약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언급이다. ‘그들이 애굽에서 나올 때’(4:45,46), ‘요단강 저편’(4:46,47,49). 신명기의 현재적인 상황은 사막여행 끝의 모압 땅인데, 이제 이스라엘의 가장 본래적인 출발점인 출애굽의 상황에 들어가서 거기서 일어났던 가장 중요한 사건에 기초하여 중대한 내용을 선포하려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 신명기에서는 드물게 쓰는 “그들이 애굽에서 나올 때”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러한 ‘시간일치’는 과거의 시내산에서의 사건의 본질이 여전히 현재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이러한 시간일치의 통일성은 5:2-3에서 호렙산에서 첫 언약에 참여한 세대와 현재 모압평원 위의 세대간에 근본적인 차이가 없음을 나타낸 것과 일치한다. 결국 현재의 특수한 목적인 언약갱신을 위하여 모압평원 위의 현재의 상황은 근본적으로 호렙산(시내산)위의 상황과 다를바 없음을 나타낸 것이다.
 
 

    1)언약관계 정의(신26:17-19)
    26:17-19에서 하나님과 이스라엘  간에 선포된 언약관계 정의의 가장 명확한 형태를 읽는다. 동시에 여기서 ‘신명기의 심장부분’을 읽는다. 26:17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향해서 선언하는 내용이며(“여호와는 우리의 하나님이시다”), 이 선언은 “우리는 다른 어떤 신도 우리의 신으로 삼지 않겠다”라는 의미를 포함하며 그의 명령을 지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스라엘이 한 선언의 실제적인 의미는 하나님이 제시하는 언약적인 조건에 순종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26:18-19은 여호와가 이스라엘을 향해서 선언한 것(“너는 내 백성이다”)으로, 여호와는 이스라엘의 유익을 위하여 세가지 약속을 이행하실 것을 서약하신 것이다.(보배로운 백성, 지존자, 거룩한 나라) 
      시내산언약에서는 언약관계에서 한 당사자의 입장에서만 이루어졌으나, 모압언약에서는 양 당사자의 입장이 다 반영된 것을 볼 수 있으며, 그 내용에 있어서도 신26:18-19이 출19:5-6을 철저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중재자 모세를 통한 교섭(신5:1-6:4)
    하나님의 법에 순종할 것을 모세가 명령하는 것이 5:1에 시작되었다가 자신의 말로 명령하는 것이 시작되는 것은 6:5이다. 이 과정을 통해 모세가 신적권위를 과정이 치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 부분의 주요 관심사는 언약의 당사자가 아니라 중재자 모세이다. 5:4의 관심사는 하나님이 ‘너희들’에게 무엇을 말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말했느냐는 것이다. 즉 하나님의 말씀의 내용 자체가 아니라,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만나는 방식의 관건인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언약당사자인 이스라엘을 만나시는 과정 속에서 모세를 택하시고 그에게 신적 권위를 부여하신다.

    3)언약당사자의 만남(신5:4-5)과 언약조건(신5장-26장)
    모압언약 역시 시내산언약의 전례를 충실히 따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언약 당사자인 하나님과 백성들은 직접 대면함으로 언약이 체결되어진다. 5:5는 모세가 언약의 중재자요 언약법의 교사로서 백성에 의해서 요구되었고 하나님에 의해서 인준된 사실이 다음의 단락에서 취급되는 준비를 한다. 이런 구조를 통하여 십계명(신5장)―주요법설교(신6-11장)―모압언약 세부법(신12-26장)의 연관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며, 십계명은 하나님이 직접 주신 것이지만 그 이후의 것은 모세를 통해서 주신 것이다.

      언약조건(1) : 언약 당사자가 직접 준 조건․규범(신5:6-22)
      언약조건(2) : 중재자를 통하여 준 조건․규범(신6-26장)

    하나님의 언약적인 약속과 백성의 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요구는 신명기에서 볼 수 있는 두가지 핵심주제이다. 다시말하면 이스라엘과 하나님의 언약관계는 하나님 자신에 의해서 ‘오늘날’ 모압에서 근본적으로 선언되었다.(26:18-19) 그러나 하나님의 언약의 파트너로서 이스라엘이 특혜를 누리는 위치는 오직 하나님이 제시하는 언약의 조건에 머물 때만 유지되었다. 그러므로 언약관계는 한편으로 이미 ‘성취된’ 것으로서(27:9-10) 언약조건을 지킬 권면의 근거가 된다. 또 한편으로 언약관계는 ‘조건적인’ 것으로서(28:1,9) 언약조건의 계속적인 수행을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언약조건에 대한 결과의 내용들이 26:16-28:69의 본문에 나타나 있는데 모압/현재와 세겜/미래의 언약갱신제사로 구분되어 관련되어진다. 이 본문을 시간과 장소와 관련하여서 다음과 같이 배열할 수 있다.

       26:17-19 모압/현재
       27:1-8 세겜/미래, 27:9-10 모압/현재, 27:11-26 세겜/미래
       28:1-2 모압/현재, 28:3-6 세겜/미래, 28:7-15 모압/현재, 28:16-19 세겜/미래,
       28:20-68 모압/현재

    이 본문들의 주제는 축복과 저주, 서약 등이 포함된 언약갱신제의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본문에서 언약갱신이 두 장소(모압/세겜), 두 시간대(현재/미래)에서 일어난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본문이 가지는 의도는 언약의 중재자 모세가 이스라엘이 요단을 건너기 전에 죽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즉 그의 후계자인 여호수아는 결코 모세와 같은 권위를 가지지 못할 것이며, 그러므로 언약의 중재자인 모세는 이스라엘이 요단을 건너고 나서 견고하게 세우기 위하여 언약갱신을 죽기 전에 준비하여야 했다.
      또한 이스라엘의 세대교체가 언약갱신의 또다른 이유가 되기도 한다. 특히 5:2-3에서 이미 언급한대로 시내산언약의 출애굽 1세대와 현재 모압언약의 출애굽 2세대를 동일시하는 것은 대표적인 것이다. 그리고 모압언약의 실제적인 언약갱신제의를 서술하고 나서 29:11-15에서 다시 현재의 언약이 미래의 세대를 위한 것임을 말한다. 즉 과거와 현재의 시간일치와 현재와 미래의 시간일치가 신명기 내에서 일어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본문은 요단강이라는 자연적인 경계로 인해 두 그룹으로 나누어질 것을 전제로 한다. 이 경계로 말미암아 생긴 긴장에 대해서 보고하는 수 22장의 경우와 같은 사건이 하나님나라의 통일성을 방해할 수 있다. 그래서 언약갱신을 요단 동편과 서편의 두 장소에서 나누어 행하게 되었고 이로서 미래의 통일성이 보장되었다.
      이러한 본문의 특성들은 모압언약이 최초의 언약이 아닌 갱신되는 언약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므로 신명기의 중요한 과제는 이렇게 시간적으로, 장소적으로 차이가 난 가운데 형성되어져야 할 언약갱신이 사실상 하나라는 것을 잘 드러내는 것이다. 여기서 두 언약이 아니라 ‘두 장소/두 시간대’에서 일어나는 한 언약‘임을 드러난다.
       모압에서 한 일 : 1. 언약법(5-26)  2. 언약관계의 선언(26:17-19)
       세겜에서 할 일 : 1. 언약제사, 공동식사, 언약문서작성(27:1-8)
                        2. 축복과 저주의 선언(28:3-6, 16-19)
                        3. 12서약(27:15-26) 

    4)언약비준예식(신27-28장)
    모압과 세겜에서의 언약갱신 예식은 다음의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언약문서의 작성(27:2-4,8), 언약체결제의(27:5-7), 언약의 공동식사(27:7), 축복과 저주의 선포(27:11-13, 28:3-6, 16-19), 서약(27:14-26)


C. 시내산언약과 모압언약의 비교

시내산언약과 모압언약은 각각 여호와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의 언약체결과 언약갱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두 본문은 동일한 주제를 다루고, 같은 신학적 구조를 가지며, 동일한 언약형성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두 언약은 서로를 보충하며 증명한다. 여기에서는 각 본문의 통일성과 주제를 중심으로 비교하되, 두 본문의 연속성과 차이점을 하나님의 ‘점진적인 계시’라는 관점에 살펴볼 것이다.

  1. 언약관계의 정의(출19:3-8/신26:17-19)

    1)백성이 여호와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언약체결의 첫 번째 관건은 언약 당사자가 쌍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즉 서로의 관계 정의를 밝히는 것이다. 여호와 편에서는 이스라엘은 언약의 당사자로서 당신의 백성으로 받아들이고 백성은 여호와는 자신의 하나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시내산언약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부분에서 모압언약과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시내산언약은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없다. 대신에 그것을 전제로 하고 필수적으로 따라야하는 언약법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너희가 내 말을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출19:5)
      따라서 이러한 외형적인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양 언약의 실제적인 내용은 동일하다. 출애굽기의 시내산언약이 언약의 한 당사자인 여호와의 관점에서 기록되었기 때문이고, 이것은 고대 근동의 불평등조약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기서 쌍방간의 선포 대신에 약한 당사자인 이스라엘의 선포의 실제적인 의미, 즉 이스라엘의 순종에 관심을 둔 것이다.

    2)여호와는 백성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두 언약의 유사성 가운데 가장 특이한 부분이 여호와가 이스라엘과 특별한 관계에 들어가는데 이것이 세가지 약속으로 표현되었다는 것이다.

      시내산언약 : 출19:5-6 ― “보배로운 자․제사장나라․거룩한 나라”
      모압언약 : 신26:18-19 ― “보배로운 백성․지존자․거룩한 나라”

    이 세 약속은 실제로 세가지 다른 종류의 약속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 약속, 즉 이스라엘은 여호와의 보배로운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약속의 내용은 첫 번째 약속을 보충 설명하는 것이다. 또한 두 번째 약속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데(제사장나라/지존자), 시내산언약의 ‘제사장나라’는 기능적인 의미(제사장의 역할)가 아니라 비유적인 의미(특권, 위치)를 가지는 것으로 이런 의미에서 모압언약의 ‘지존자’의 의미와 유사하다. 이렇게 두 언약의 약속들은 사실상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약속들은 하나의 주제를 표현하는데 그것은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특별한 관계를 가진다는 것이다. 두 약속 사이에 역사적인 연관성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즉 모압언약의 약속들은 철저히 시내산언약의 약속들을 의식하고 있고 그것에 근거하여서 모압언약의 문맥 속에서 재정리하고 있다.
 
    3)언약관계 정의의 역사적인 관련성과 본문 속에서의 위치
    역사적인 관련성을 생각할 때 쌍방의 선언으로 된 모압언약이 실제적으로 표현된 시내언약 보다 후대의 것이고 시내산언약의 표현에 의존하여서 신명기의 신학적인 목적에 맞게 조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시내산언약의 표현은 고대근동의 현실적인 표현에 가깝고 모압언약의 표현은 훨씬 더 신학적으로 정리되어서 원리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또한 시내산언약과는 달리 모압언약에서 언약관계정의(신26:17-19)를 모압언약본문의 후반부에 위치한 것을 볼 때, 시내산언약은 ‘시간적 순서’로 표현하였으나 모압언약은 ‘신학적 순서’로 표현되어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출19:3-8이 현실 그대로의 표현이라면, 신26:17-19은 후대의 것으로 출애굽기를 의존하고 그것을 새롭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언약 당사자들의 직접 만남(출19:9-25/신5)

출19:16-19은 단순한 신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언약당사자들의 직접만남을 의미한다. 언약관계를 공적으로 수립하기 위하여 언약당사자들이 대면하는 것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언약당사자로서의 연약함 때문에 중재자로서의 모세가 이 만남을 위하여 준비하게 된다. 그러나 모압언약에서는 백성들이 그 만남을 준비하는 과정이 생략되었다. 그러나 신5:4에 이 만남이 명확하게 표현되었으며(얼굴과 얼굴을 마주 대하고 여호와께서 너희들에게 말씀하셨느니라), 이 만남의 현장을 짧게 보고하고 있는 것은 모압언약의 보고가 시내산언약의 보고의 압축형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하나님의 오심에 대한 백성의 즉각적인 반응은 하나님은 두려워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로 백성들은 중재자를 요구하게 된다. 이것은 또한 시내산언약 본문에 비하여 모압언약 본문에 새로운 요소인 ‘주요법에 의한 모세의 설교문’(신6-11장)이 도입되었다. 모압언약에서의 새로운 요소는 백성들이 언약조건에 순종하면 누리게될 번영(신5:29,33, 6:3)이었다. 이것은 모압언약에서 법에 대한 순종이 강조된 것과 연관되며 신44:45-28:68에 많이 나오는 축복에 대한 암시와 연관된다.

   시내산언약의 법체계 : 1.십계명(출20장)  2. 시내산언약 세부법(21-23장)
   모압언약의 법체계 :
     1. 십계명(신5장)  2. 주요법에 의한 모세의 설교(신6-11장)  3. 모압언약 세부법(신12-26장)

모압언약에서 모세는 단순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일 뿐 아니라(신5:28) 그것을 가르치는 자로서 서게 된다.(신5:31, 6:1) 양 본문의 연관성을 고려하면 모든 것을 아주 자세하게 기록하고 논리적이며 조직적이며, 새로운 요소인 ‘주요법에 의한 설교’(신6-11장)가 있는 모압언약 본문은 시내산언약 본문의 묘사를 발전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3. 하나님의 법을 백성에게 전달하는 모세의 권위(출19:9,20, 20:18-21/신5:23-6:3)

중재자로서의 모세의 권위가 준비되어지는 과정은 시내산언약에 잘나타나 있다. 하나님에 의해서 임명되었을 뿐 아니라 백성들에 의해서도 요구된 것이다.(출19:19-20:21)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미리 예비하신 과정을 통해서 된 것이다. 모압언약에서는 이러한 준비과정은 보이지 않지만, 모세의 중재자로서의 위치는 십계명이 언급되기 전에 이미 표현된 것을 볼 수 있다.(신5:5)
  모압언약에서 준비과정은 생략되었지만, 언약법이 하나님에 의해서 직접 주어지던 것이 중재자 모세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주어지는 과정은 상세하게 기록되었다. 이 과정에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중재자로서의 신적 권위를 주시게 된다. 출20:19, 24:3에서 모세는 ‘전하는’ 혹은 ‘선포하는’ 역할을 하는데 비해, 신5:31, 6:1에서는 ‘가르치는’ 기능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모세의 권면적 말과, 법에 순종할 경우 축복이 주어질 것도 추가되었다. 이것들은 모세가 받은 법의 교사로서의 사명과 부합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모세의 권위에 대해 모압언약은 시내산언약을 자세히 설명하고 논리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4. 언약조건 : 십계명(출20:1-17/신5:6-22)․세부법(출 20:33-23:19/신6:4-11:25, 12:1, 26:15)

두 언약에 있어 이 부분에 관한 공통점은 십계명이 인용상태로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출애굽기에서 십계명의 우선성에 연관된다. 시내산언약에서 십계명의 우선성은 출24:3-8의 법적인 용어의 사용을 통하여 나타났다. 즉 ‘여호와의 모든 말씀’(출2:43) 자체는 십계명을 의미하나, 여기서는 하나님이 직접, 간접으로 주신 모든 말씀을 가르킨다. 모압언약에서도 유사한 현상을 발견한다. 십계명목록 뒤에 신5:22에서 “더이상 추가하지 않으리라”란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십계명의 완결성을 나타낸다. 이것은 먼저 하나님이 직접 주신 언약조건으로서 십계명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신명기에서 주요법을 통한 모세의 긴 설교(신6-11장)가 있는 것으로 보아 신명기가 출애굽기를 의존하고 있으며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모압언약에만 있는 주요법을 통한 모세의 긴 설교는 모세가 맡게된 ‘교사’로서의 역할과 직결된다. 이 주요법에 의한 모세의 설교는 십계명 중에서 1계명에 기초한 것이며 신명기 세부법(신12-26장)도 십계명을 따라서 정리된 것이라면 십계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이는 모압언약이 시내산언약을 모체로 발전된 것이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5. 언약비준예식(출24:1-11/신27, 28:3-6, 16-19), 축복과 저주(출23:20-33/신11:8-28, 28장)

    1)언약문서의 기록(출24:3,8/신27:2-4,8)
    모압언약에서 동일한 목적을 가진 행동이 시내산언약에 비해서 길게 묘사되었다. 그러나 모압언약에서 차이나는 점은 문서가 쓰여질 재료(‘거대한 돌’)가 명시되었고, 기록에 대한 세밀한 준비가 언급되었다는 것이다. 이 차이는 모압언약의 신학적인 주제인 언약법에 대한 순종의 강조와 관련된다.

    2)언약의 증인(증거물, 출24:4/신4:26, 30:19, 31:28, 32:1)
    모압언약의 ‘증인’에 대한 언급은 모압언약 본문(신4:45-28:69)안에서는 발견할 수 없고 오직 그 밖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서 돌이 아니라 다른 대상이 증인으로 역할한다.(하늘과 땅) 시내산언약에서도 증인(증거물)이 약하게 표현되었다. 모압언약에서는 예식부분이 많이 축약되었고 그 주에 증인(증거물)이 생략되었다. 이것은 신명기의 주제인 언약법에 대한 순종의 강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모압언약에서도 거대한 돌이 세워졌지만 이것은 증거물로서가 아니라 언약법의 문서로 건립된 것이다.

    3)언약체결제사(출24:4/신27:5-7)
    두 언약에서 제사는  언약의 중재자인 모세 혹은 여호수아가 드리는 것이 아니라 언약의 책임있는 당사자인 이스라엘 백성, 그 중에서 그들의 대표들이 드리는 것이다. 두 언약에서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그룹은 둘이다. 시내산언약에서는 ‘이스라엘 자손의 젊은이들’과 ‘이스라엘 자손의 존귀한 자들’이고, 모압언약에서는 ‘장로들’과 ‘레위인 제사장들‘이다. 모압언약에서 장로들이 모세의 명령에 참가하는 것은(신27:1) 그들이 미래/세겜에서 언약체결 예식의 어떤 부분의 수행을 감당할 것을 의미한다. 이 점에서 레위인 제사장들이 모세의 권면에 동참하는 것이(신27:9) 미래/세겜에서 그들이 어떤 부분을 수행할 것을 의미하는 것과 상응한다.(신27:11-13, 14-26)

    4)축복과 저주(출23:20-33/신27:11-13,28:3-6,16-19)
    시내산언약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축복과 저주의 균형을 발견하지 못하고 오직 축복만을 볼 수 있는데 그것도 언약체결예식이 진행되기 전이다.(출23:20-33) 시내산언약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맺어진 첫 번째 언약이기 때문에 아직 저주의 위협이 필요없다. 오직 피 뿌림을 통한 서약에 이스라엘이 참여해야하고 여기에 어느 정도 저주의 요소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언약체결예식에서의 피의 예식은 언약을 지킬 때의 생명을 의미하고, 언약을 지키지 않을 때의 죽음을 의미하여 죽음은 저주의 요소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내산언약에 있어서 저주에 대하여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었고 오직 격려하는 축복의 선언만으로 충분한 것이다.
      반면 모압언약에는 두 종류의 축복과 저주가 나타나있다. 첫째는 모세가 현재의 모압에서 설교형태로 제시하는 축복과 저주(신11:8-28,28:1-2,7-15,20-68)이며, 두 번째는 레위인 제사장들이 미래의 세겜에서 선포할 축복과 저주(신11:29,27:11-13,28:3-6,16-19)이다. 이는 시내산언약과 명확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러한 차이는 시내산언약을 맺고 난 뒤 얼마 안되어 이스라엘이 황금송아지를 섬긴 것과 같은, 여러 가지 범죄로 언약을 파기하였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인다.

    5)서약(출24:6-8/신27:14-26)
    출24:6-8의 피의 제사가 공적인 관계형성에서는 서약과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제단에 피를 뿌리는 것은 하나님 편에서의 서약을 의미하고(출24:6), 백성에게 피를 뿌리는 것은 백성의 서약을 의미한다.(출24:8)
      모압언약에서는 하나님 편에서의 서역을 볼 수 없다. 신27:15-26을 서약으로 간주한다면 이것은 백성 편에서의 서약인 것이다. 여기에는 두가지 점을 고려할 수 있는데 첫 번째로는 고대근동의 불평등 조약들은 강대국의 서약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대다수의 조약들에 약소국만이 서약에 참여하며 이 현상이 모압언약에서 발견될 수 있다. 두 번째는 모압언약에서는 언약의 특별한 면, 언약법의 준수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첫언약에 실패하였기 때문에 이렇게 강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더 엄중히 언약법을 지킬 것을 강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6)결론―“이스라엘과의 언약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점진적인 계시”
    이 모든 것을 정리할 때 두 언약에 대한 각 본문의 역사적인 상관성을 정리하면 시내산언약 본문은 모압언약의 기본으로서 먼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두 언약은 모든 내용에서 거의 대부분이 서로 일치한다. 전체적으로 시내산언약 본문은 보다 원초적인 표현을 쓰고 있고 연대기적으로 기술되었다. 그러나 모압언약 본문은 더 논리적이고 조직적이며 신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기술되었다. 중요한 차이점은 하나는 첫 언약이고 다른 하나는 갱신된 언약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압언약은 시내산언약을 철저히 근거하고 있으며 그 위에 갱신되어야 할 언약의 내용들을 잘 드러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 선택하시는 과정 속에서 하나님이 작정하신 점진적인 계시의 발전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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