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강좌/언약신학

모압언약

호리홀리 2015. 6. 23. 12:30

모압언약의 배경


시내산에서 여호와와 그의 백성 사이에 맺어졌던 언약이, 다시 모세의 중재로 모압평지에서 갱신되었다.  1-5절은 민 36:13과 함께 교량 역할을 하며, 언약 갱신의 지리적, 역사적인 배경을 제공한다. 



신명기의 주요 내용이 화자와 대상 그리고 그것이 공포된 지리적 배경의 관계 속에서 먼저 명백히 밝혀져 있다(1절). 신명기에서 '말씀'(דברים)"떼바림"은 언약 그 자체 뿐 아니라(1:18; 4:2; 6:6; 11:18; 30:14), 개개의 규정(12:28; 15:15; 24:18, 22), 또는 십계명(4:10, 13, 36; 5:5, 22; 9:10; 10:2, 4)을 가리킨다. 곧 '말씀'은 언약 전체를 가리킨다.

이 '말씀'의 병렬로 쓰인 표현인 '여호와의 명령'(3절 하)은 '말씀'의 내용을 규정하며, '말씀'을 선포한 모세가 여호와의 명령을 대변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이 '말씀'은 목적격으로 쓰인 토라의 동의어이다(5절).

모세가 말한 내용은 모든 이스라엘에 대한 여호와의 모든 명령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명령을 설명한 것이다(5절).



언약 갱신 장소의 위치는 1절에 상세히 기술되어 있는데, 이 위치를 한정하는 각 장소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1절과 병행하는 5절은 장소의 위치를 대략 알려준다. 아라바는 북쪽으로 갈릴리 호수에서 남쪽으로 아카바만(the Gulf Aqabah)까지 뻗어 있는 계곡을 가리킨다.  1절의 옷단 동쪽 아라바 광야는 5절의 요르단 동쪽 모압 땅과 관련이 있으며, 4:46의 이 장소는 요단 동쪽 벳브올 맞은편 골짜기로 기술되어 있다. 벳브올은 사해 북동쪽 귀퉁이에 위치하고 있고, 아라바 광야(1절)는 계곡의 한 부분으로, 모압에 속해있기 때문에(5절) 사해 북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간주된다.


언약 갱신의 장소에 잇달아 언급된 것은 이스라엘이 처음 언약이 맺어진 장소에서 행진한 장소까지 걸린 시간이다("호렙에서 세일 산으로 가는 길로 가데스-바네아까지 열 하룻길이었더라"). 세일산은 아라바의 동편 기슭에 있는 산지가 아니라 호르마(1:44) 옆에 있는 세일산이다. 호렙은 시내 산이 위치하고 있는 장소를 가리키는 개괄적인 용어이다

호렙에서 가데스-바네아까지 걸린 기간을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기간이 3절 상반 절에 언약을 갱신하는 시간을 제시하기 전에 언급된 것은 가데스-바네아에서 일어난 사건과 지금 모압 아라바 광야에 도착하기까지 40년이란 세월이 소요하게 된 것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시내 광야에서 출발하여 바란 광야에 도착했고, 모세는 가데스에서 12정탐꾼을 가나안으로 보내었다. 가나안을 40일 간 정탐하면서 경험한 것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대부분의 정탐꾼들로 인해(민 13:31),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을 그들에게 주는 것에 대한 하나님의 능력을 의심하였다(민 14장).

그 결과 이스라엘은 여호와를 원망하던 제 1세대가 죽고, 제 2세대가 일어날 때까지 40년 동안 광야를 유랑하도록 선고받았다(민 14:32-35; 신 2:14 참고). 2절과 3절 상반절 사이에는 가데스-바네아에서 가나안에 들어가길 거부했던 불순종으로 인한 40년의 광야 생활이 함축되어 있다. 이스라엘의 불순종은 여호와의 약속의 실현을 40년 간 지체시켰다. 동시에 이 기간동안 불순종의 세대는 사라졌고, 여호수아와 갈렙을 포함한 새로운 세대가 모압 광야에서 언약 갱신에 참여하고 있었다.  

언약 갱신을 시작한 날짜는 광야 유랑의 40년째 11월 1일이다(3절 상). 이 연대는 뒤 이어 나오는 제 2세대의 이스라엘 백성이 요르단 동쪽의 행진 과정에서 겪은 두 역사적 사건을 통해서 정확하게 규명되었다. 헤스본에서 다스렸던 아모리 왕 시혼과 아스다롯에서 다스렸던 바산 왕 옥과의 싸움은 민 21장과 신 2:26-3:22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아모리인들은 BC 2000년대 말에서 1000년대 초기에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들은 가나안 사람들을 산간 지방에서 내어쫓고 그곳에 정착했으며(민 13:29; 수 10:6 참고), 모압 땅에 사는 토착인들도 몰아내고(민 21:26), 아르논 강 북쪽을 점령해서 헤스본을 그들의 수도로 삼았다.

바산은 동쪽에서 갈릴리 호수로 흐르는 야묵강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도는 아스다롯이었다. 모세와 이스라엘은 바산의 왕 옥을 아스다롯에서 남동쪽으로 약 15마일 떨어진 에드레이에서 패배시켰다(민 21:33). 모세는 여호와의 대변인으로서 아모리 왕들과의 싸움을 승리로 이끌었다(4절).더욱 이, 이 승리는 모세처럼 여호와의 명령 아래 있는 지도자에 의해서, 약속의 땅을 정복하는 데 필요한, 장래에 있을 싸움에 대한 승리를 예견한다.

이스라엘에게 시간과 장소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시간적으로 가나안 정복을 눈 앞에 둔 이스라엘 백성에게 역사적인 문맥이 제시하는 두 가지 사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이집트에서 나온 지 40년째 되는 해라는 점이다. 이 때는 당시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했던 세대가 그들의 두려움과 반란으로 인하여 광야에서 멸망한 때였다. 2절과 3절 상반절이 상기시켜 주는 것은 호렙에서 열하루 길 떨어진 가데스에서 약속의 땅 정복을 한 세대 이전에 착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열하루 날이면 할 수 있었던 여행 일정이 40년이나 걸렸다는 뜻이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번에는(약속의 땅을 정복하는 데)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암시하고 있다.

둘째는, 모세가 선포한 하나님의 명령은 두 아모리 왕들을 쳐부순 역사적 사건 뒤였다. 이것은 과거에 있었던 하나님의 승리를 강력하게 상기시켜 주면서, 제 2의 세대가 앞으로 경험할 것에 대해 준비시킨다. 그러므로 분명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지리적-역사적 문맥 속에서 주어진 메시지라는 것이다. 모세가 분명한 시간과 장소에서 40년 광야 유랑을 겪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모든 명령을 설명하는 것은 중요한 시점이며, 동시에 전진하는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신명기의 내용은 역사적 배경 속에서, 하나님께서 호렙에서 모든 이스라엘에게 주신 명령을 그들에게 다시 설명하는 모세의 말이다.  

아라바는 지난 40년 간 이스라엘 백성이 유랑했던 광야를 상기시킨다. 언약이 비슷한 환경 속에서 갱신되는 것은 이스라엘에게는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광야는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와 식량을 공급하신 장소였다. 그리고 광야는 하나님의 심판과 훈련의 장소였다. 지난 40년 광야를 유랑하면서 겪은 이 요소들로 인해, 모압 광야에서 약속의 땅을 바라보는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도움과 불순종할 때 오는 그의 심판이 그 약속의 땅에도 있다는 것을 절감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광야는 이스라엘에게 교육적인 의미가 있다.



이제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약속하셨던 땅으로 들어가기 직전이다. 신 1:1-5은 아브라함의 후손과 연관이 있는 아브라함 언약에 포함된 세 가지 약속의 성취를 반영한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그의 후손의 번성과 그의 후손이 거할 가나안 땅을 약속하셨고 그와 그의 후손의 하나님이 되시겠다고 약속하셨다(창 15:8, 18; 17:6-8). 아브라함의 후손 70명이 이집트에서 성장한 숫자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한 그의 후손의 번식에 대한 약속의 성취였다. 여호와께서는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해방시키셔서 호렙에서 언약을 맺으심으로 그들의 하나님이 되셨고,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 이제 이스라엘은 한 민족으로서 약속의 땅을 눈 앞에 두고 여호와와 맺은 언약을 갱신하려고 했다.

 

 1-5절은 신명기 전체(언약 갱신)에 지리적, 역사적, 신학적 무대를 제공하며, 신명기 전체에 흐르는 세 가지 신학적 요소를 드러낸다.

첫째, 여호와는 언약의 당사자이시다.

둘째, 여호와의 말씀을 대변한 자로서, 모세는 이스라엘의 첫 선지자였다. 모세의 임무는 여호와께서 그에게 명령하신 모든 것을 선포하는 것이었다. 이 임무를 행하는데 있어서, 모세는 후대 선지자들에게 모형이 되었다(18:17 이하를 참조하라). 모세는 여호와의 지배 하에 이스라엘을 위한 책임이 있었고, 40년 광야 생활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의 실패와 약점을 알고 있었으므로, 여호와의 명령을 그대로 전했을 뿐 아니라 그것을 설명했다. 
이제 들어갈 약속의 땅에서 여호와의 명령을 어떻게 지키느냐에 따라 이스라엘의 생사화복이 달려있으므로, 모세는 여호와의 명령을 이스라엘에게 전하며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40년 광야 유랑을 끝내고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 모세는 출애굽 세대에서 남은 2명(갈렙과 여호수아)과 광야에서 여러 면으로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한 제 2세대에게,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모든 명령을 설명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이것은 이스라엘이 그 땅에 들어가서 이방신들을 섬기지 않고,  여호와께 언약을 지킴으로 순종하는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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