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교회의 영역을 확장시킵니다(5:20-6:9). 교회는 창조의 회복에 유일한 열쇠입니다. 두 번째로는, 영적 전쟁을 말합니다(6:10-20). 다시 말해서, 교회가 그 영역을 확장한다는 말은 결국 기존에 사단이 지배하던 세계를 하나님의 것으로 회복시킨다는 것이 됩니다. 그러므로 결국 교회는 영적 전쟁의 현장인 것입니다.
첫 번째 말씀을 보도록 합시다. 우리가 그동안 평범하게 ‘가정’으로만 알고 있던 세계에 대해서 바울은 교회의 영역으로 확장 아니 회복시키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본래 교회였던 가정이 사단에 의해 정복된 이후 역기능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에 회개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교회라는 부르심의 소망을 가지고, 우리의 가정 혹은 더 나아가 우리의 세계를 ‘교회’로 확산시켜야 하는 영적 도전입니다.
수신인이 다양합니다: 에베소의 성도들 가운데에는 ‘아내들’이 있고(22절) ‘남편들’이 있으며(25절), ‘자녀들’이 있고(6:1) ‘아비들’이 있습니다(6:4). ‘종들’이 있고(6:5) ‘상전들’이 있습니다(6:9). 바울은 ‘교회’라는 핵심키워드로 가정의 본질을 회복시킵니다. 오늘의 본문은 놀랍게도 가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의 정가운데 과녁이라고 할 수 있는 5:32을 읽어봅시다: “이 비밀이 크도다! 내가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 지금 바울은 ‘아내들/남편들/자녀들/아비들/종들/상전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누가 보더라도 “바울은 가정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게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이 비밀이 크도다! 내가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
바울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남편과 아내의 관계로 비유합니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가 되지요. 교회는 당연히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됩니다. 또한 그리스도는 교회를 책임집니다. 즉 교회를 거룩하게 하고자 자신을 내어주시면서까지 사랑하시고 결국 교회로 흠도 없고 티도 없게 만드십니다. 그리스도는 교회를 끝까지 보호하시는 겁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그리스도와 교회는 간격이 없어지고 온전히 하나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가 남편과 아내의 그것과 똑같다고 바울은 말합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있어서 머리가 되기에, 아내는 당연히 남편에게 복종하게 됩니다. 또한 남편은 아내를 책임집니다. 남편은 자기 몸을 책임지듯이 자기 아내를 책임지는 겁니다. 그래서 결국 남편과 아내는 한 몸을 이루게 됩니다
바울이 가정의 본질을 말하면서 남편과 아내만을 중점적으로 다룬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바울은 여기에서 가정이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나는 사회의 기초조직이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을 때에, 인간과 관련된 창조 중에 최초의 것임을 말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5:31을 봅시다(“이러므로 사람이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합하여 그 둘이 한 육체가 될지니”). 이 말씀은 그렇습니다! 창세기 2장 24절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최초의 조직이요, 모든 것의 시작이 되는 지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무리 봐도 창세기엔 교회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냥 단순히 가정입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비밀’인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가 되시고 또한 교회를 위해서 하신 그 모든 일을 볼 때, 그것이 하나님이 본래 의도하신 최초의 조직이요, 가정의 모습이요, 궁극적으로는 교회의 모습이었던 겁니다. 그전엔 이 비밀이 풀어지지 않았는데,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일을 통해서, 이 ‘비밀’이 풀어졌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에 단지 생명을 이어주는 기관으로써 가정을 주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천지창조의 시기에서부터 그 예정과 경륜을 가지고, ‘교회’를 만드셨던 것입니다. 온전히 ‘한 몸’을 이루는 곳, 그 안에 하나님을 모시고 자라나는 곳, 창세기 2장이 바로 교회가 기획된 장소였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31절에 창세기 말씀을 인용한 바울은 이렇게 외쳤던 것입니다: “이 비밀이 크도다! 내가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
교회는 믿는 자들의 공동체만으로 제한할 수 없다는 겁니다. 우리가 바울의 이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에 대한 이 놀라운 비밀을 깨달은 것을 수용하고, 보다 확대시킨다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것은 다름 아닌 피조물의 모든 세계를 교회로 통합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은, 우리의 가정을 교회되게 하는 것이며, 우리의 학교를 교회되게 하는 것이며, 우리의 직장을 교회되게 하는 것이며, 우리의 사회를 교회되게 하는 것입니다. 일찍이 구약의 예언자들의 소망이 그러한 하나님 나라였습니다: “말일에 여호와의 전의 산이 모든 산꼭대기에 굳게 설 것이요 모든 작은 산 위에 뛰어나리니, 만방이 그리로 모여들 것이라. 많은 백성이 가며 이르기를 오라 우리가 여호와의 산에 오르며 야곱의 하나님의 전에 이르자 그가 그 도로 우리에게 가르치실 것이라. 우리가 그 길로 행하리라 ... 무리가 그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지 아니하리라”(사 2:2-4).
예수께서 부활하신 이후, 최초의 교회는 가정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물론 다양한 발생이론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고전 16:19은 바울의 안부 인사로, “그 집에 있는 교회”라는 위대한 선언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사단이 다스리는 세계질서를 파괴하고 하나님의 질서를 부여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본래 교회로 만드신 가정이 파괴되었습니다. 사단 때문이지요. 인간의 최초 조직인 가정에 교회의 본모습이 사라지고, 단순히 유전자(DNA)의 보존/전달에 국한된 기능만이 남았을 뿐입니다. 이로 인해서 파생된 사회의 모든 조직 역시 교회로서의 모습이 아닌, 약육강식이라는 혹은 황금만능주의라는 역기능적인 모습으로 변질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원죄를 무효화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첫 사람이 잘못 끼운 단추를 되돌린 것입니다. 예수님이 제대로 끼운 것이지요. 그러므로 사단의 질서가 파괴됩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할 일은 하나님의 나라를 되찾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내일 에베소서의 마지막에서 바울이 클라이막스로 전달하는 기독교인의 궁극적 사명, 영적전쟁입니다.
그렇다면 교회가 된 가정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까요? 바꿔 말해서, 사단이 지배하던 가정과 교회가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바울은 앞 장에서 계속해서 교회의 대원칙을 말했습니다. 그것은 ‘하나 됨’이고, 그 하나됨을 지켜나가기 위해서 서로가 사랑하고 용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원리가 가정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래서 바울은 오늘의 본문의 시작을,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라고 말씀했던 것입니다(21절).
이 “피차 복종함”이 기존의 가정과 교회화된 가정과의 큰 차이입니다.
고대 사회는 일방적인 사회였다. 남자는 여자에게 일방적이었으며, 아비는 자녀에게 일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주인은 종에게 일방적이었습니다. 단적인 예를 들면, 여자가 아이를 낳게 되면 남편에게 보여줍니다. 남편이 아이를 들어올리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 됩니다. 아내에겐 권리가 없으며, 아이에게도 권리가 없었습니다. 또 단적인 예를 들면, 노예는 주인의 소유물이었습니다. 즉 사람과 물건 그 중간이 바로 노예였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노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주인의 소유가 되고, 그렇게 처분되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만드신 가정이 아니라는 것이 뻔해집니다.
그러므로 그러한 사회 속에서 바울의 이 가르침, 곧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라는 이 명령은 위대한 선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정을 가정으로 만드는 선언이 아닙니다. 가정을 교회로 만드는 선언인 것입니다. 교회의 핵심정신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두고 온 몸이 온전히 하나가 되는 것이기에, 가정 역시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해야 하는 것입니다. (빌레몬서에서 주인과 종의 관계가 ‘형제’로 변화됨을 주목하십시오; 몬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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