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고린도후서

고린도후서 5:1-5,종말론적 성도의 두가지 자세

호리홀리 2015. 6. 11. 12:08

 

종말론적 신앙을 잃어버린 신앙은 세속화되기 쉽다. 이러한 신앙 행태는 비단 우리 시대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바울 시대에도 지나치게 타계적이 되어 건전한 노동의 가치까지도 부정하는데까지 이른 무리도 있었고(살후 3:6-12), 종말론적인 신앙을 잃어버려 세속화내지는 비윤리적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살전 5:1-11 참조).

고대함
고린도후서 5:1-5에서 바울은 신자의 현재의 몸을 “장막 집” 즉 임시 거처라고 하고, 종말에 얻게 될 부활의 몸을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라고 한다. 바울은 몸을 가지고 있는 것을 옷 입는 것에 비유하면서 신자는 현재의 임시 옷을 벗어버리고 하늘의 처소에서 입는 영원한 옷 입기를 사모해야 한다고 한다. 이어서 바울은 자신이 가장 소망하는 바는 “몸을 떠나 주와 함께 거하는 것”이라고 한다(고후 5:8). 한마디로, 건전한 종말론적 신앙은 예수 재림에 대한 간절한 고대가 종말론의 핵심 틀을 형성하는 것이다. 예수 재림에 대해서 간절히 고대하지 않는 신앙은 결국은 이 땅에 영원한 집을 지으려고 하는 신앙이 되기 쉽다.

담대함
그런데 종말하면 우리는 대개 소망보다는 심판에 대해서 생각하므로 두려움에 싸이게 된다. 본문 바로 뒤 구절에서 바울도 분명히 종말은 심판과 연관되어 있는 것임을 힘주어 말한다. “이는 우리가 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드러나 각각 선악 간에 그 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으려 함이라.”(고후 5:10) 하지만 본문에서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신자가 종말을 생각할 때 먼저 자신의 죄를 생각하고 두려워하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바울은 본 문맥에서 담대함, 든든함에 대해서 더 강조한다. 신자는 미래에 얻게 될 구원을 성령을 통해서 이 땅에서 이미 선취하여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고후 5:5), 종말을 담대함으로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6-8절). 신자의 구원은 종말에 가서야 판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신자들 안에 거하는 성령을 통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성령은 미래에 임할 구원에 대한 보증인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와 종말을 잇는 연결고리는 성령이다. 그래서 하늘로부터 온 성령을 통해 이 땅에서, 현재에도 하늘의 것을 이 땅에서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땅에서의 삶은 종말에 대한 사모함과 성령의 가교의 역할로 유의미한 삶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이 땅은 절망적이고 내세는 희망적이라는 도식으로 현세와 내세를 설명하지 않는다. 내세에 있든지 현세에 있든지 신자는 그리스도를 기쁘게 하는 것을 통해 삶이 유의미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거하든지 떠나든지 주를 기쁘시게 하는 자 되기를 힘쓰노라”(고후 5:9)는 것이 본문에서 말하는 바울 종말론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