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창세기(언약적해석)

창세기10장,노아의 후예

호리홀리 2015. 4. 28. 11:59

창세기10장,노아의 후예

 

 

악인이 사라졌으면, 이제 새로운 세상이 와야하지 않을까?

"의인" 노아와 그의 가족들은 홍수 후의 세상을 자유와 평화와 공의가 넘치는 공동체로 만들어가지 않을까? 그들은 온 세상을 뒤엎는 홍수, 모든 문명의 전설 속에 기억되고 있는 파국적인 대홍수를 몸소 경험한 자들로서 다시는 범죄하지 않고 하나님을 두려워 하며 살지 않을까? 

그러나 세상에는 다시 니므롯 같은 무서운 "사냥꾼"이 등장하며, 그는 결국 바벨탑을 세우고 하나님의 심판을 당하며, 이번에는 "물의 혼돈" 대신 "언어의 혼돈"이 찾아와 온 세상이 분열된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희망"은 제도의 개선이나 새로운 "철학"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소수의 "사람들"이 가느다란 희망이 된다. 홍수 전의 세상에서는 아담의 10대 후손이었던 "노아"가 새로운 세상의 "희망의 불씨"였다(창 5:29). 이번에는 셈의 10대 후손이 새로운 약속의 씨앗과 모종이 된다. 그가 누구일까?

이제 창세기에서 다섯 번째의 "개벽"이 시작된다. 노아는 "950년을 살고 죽었다"(9:29). 족장 노아의 시대가 끝났으므로 "노아의 아들 셈과 함과 야벳의 '세계'(toledot)가 시작된다"(10:1 상). 그리고 창세기에서 여섯 번째 단락을 이루는 "셈의 세계"가 11:10에서 시작되며 아브람의 출생으로 태고사는 끝을 맺는다(1:1-11:26). 이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의 "세계들" 사이에 바벨탑 이야기가 나타난다. 즉 바벨탑을 중심으로(11:1-10) 홍수 후에 노아의 세 아들들이 어떻게 온 세상에 번성하였는지 먼저 말하며(10:1-32), 이어 아브람까지 이어지는 셈의 후예를 소개한다(11:10-26).

그러나 이 흐름은 역사적인 순서라기 보다 문학적인 배열을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달리 말하자면, 바벨탑 이야기는 역사적으로 볼 때 노아 아들들의 세상에서 이루어진 이야기이다. 그들의 세계는 "홍수 후에 그들에게서 땅의 열국 백성이 나뉘었더라"는 말로 마치며(10:32), 이것은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땅에 흩으셨더라"와 완벽한 짝을 이루고 있다(11:9). 이리하여 창세기 10장에서 여러 나라들이 나누어지는 이유가 바벨탑 이야기로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바벨탑 이야기는 연대적으로 볼 때 10장의 중심적인 이야기 보다 앞에 있다. 그러나 저자가 이것을 중앙에 둠으로써 족보를 연달아 제시하는 단조로움을 문학적으로 피하며 모든 나라들이 "언어의 혼란"으로 흩어지지만, 하나님은 "아브람"을 통하여 그들을 새롭게 모으고 구원하실 계획을 가지고 계심을 말해준다.

1. 노아의 후예(10:1-32)

이 장은 자주 "열국의 목록"으로 소개되지만, 사실 "고대 근동아시아의 지도"(Youngblood 128)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인종과 언어와 지역에 대한 구별이 뚜렷하게 제시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 나타나는 족보를 우리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족보는 마치 영국 왕실처럼 "계대"를 따라 모든 일가친척들을 소개하여 "지속적인 연속성"을 만들어가지만, 성경과 고대 근동아시아의 족보는 대단히 선별적이며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1) "A가 B를 낳다"는 형식은 직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아들"은 "후손", "후계자", 혹은 "나라들"을 뜻하며, "아버지"는 "조상," 혹은 "창건자"를 뜻한다. 따라서 성서의 족보에서 "아들"은 "자손"으로도 번역된다(창 46:18, '실바가 야곱에게 낳은 자손이라'). "벨사살과 그의 아버지 느부갓네살"의 관계는 후임자와 전임자의 관계이며(단 5:11), "예수 그리스도는 다윗의 아들" 즉 "후계자"이다(마 9:27).

(2) 계보는 4수, 7수, 10수의 패턴을 따라 형성되어 가고 있다.

① 창세기 15:16에서 "네 자손이 4대(dor, daru) 만에 이 땅으로 돌아오리라"고 할 때 "한 대"는 약 80년으로 여겨지는 "한 기간, 혹은 한 세대의 싸이클"을 가리킨다. 출애굽기 6:16-20에는 모세와 아론의 족보가 4대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연대기적으로 정확한 족보가 아니라 4대의 패턴을 따른 족보이므로 완전한 족보가 아니다. 아므람은 "레위 지파(tribe)의 고핫 족(clan)의 가족(family)"으로 소개되지만 민수기 3:27, 28에서는 아므람은 이미 오래 전에 살았던 인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출애굽기 6:20에서 "요게벳은 아므람에게 아론과 모세를 낳았다"는 표현은 직계를 증명해 주는 것이 아니다. 창세기 46:16-18에서 실바가 야곱에게 낳은 아들 중에는 증손자와 고손자도 포함되어 있다.

② 창세기 10장에서 야벳의 후손과 함의 아들 구스의 후손과 미스라임의 자손들이 7수 패턴을 따라 소개된다. 신약에서는 마태가 7대 손의 형식을 따라 메시야의 계통을 소개해 간다(1:1-17). 그는 1:8에서도 "요람" 다음에 "아하시야, 요아스, 아마시야"를 넘어 바로 "웃시야"로 넘어간다(왕하 8:25; 11:2; 14:1, 21). 즉, 마태의 족보도 대단히 선별적이며 각 계대는 엄밀한 연속성을 따라 소개되고 있지 않다.

③ 창세기 5장과 10장에서 족보는 홍수를 전후로 10대 단위로 주어지며 10장에서는 7수와 10수를 사용하여 완전수 70을 만들고 있다. 그러므로 여기에 70개의 나라가 소개된 것은 그 당시 나라들이 70개 밖에 없었다는 뜻이 아니라 70이라는 완전수를 통해 열국을 총체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즉, "모든 나라들"은 노아의 세 아들에게서 나왔음을 역설하면서 홍수 후 인류의 통일성이 강조된다. 창세기 10장의 70나라는 역대상 1:5-23에서 정확하게 동일한 수로 간략하게 나타나고 있다.

(3) 족보와 역사 계산에 있어서 어림수가 사용된다. 창세기 15:13에서 "400년 동안"은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그네로 사는 기간을 전체적으로 보는 것이다. 결국 이스라엘은 이 기간 동안 점진적으로 애굽의 종이 되어 고통을 당할 것이다. 즉, 400년은 미래를 내다보며, 어림수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출애굽기 12:40에서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에 거주한지 430년이라"고 말한 것은 과거를 돌아보며 정확히 계산한 햇수이다.

(4) 만약 성경의 족보를 연속적으로 본다면, 아브라함의 등장을 주전 2000년 경으로 잡는다 하더라도 노아 홍수는 그로부터 290년 전인 주전 2300년이 되고 아담은 약 주전 4000년에 태어난 것이 된다. 그러나 메소포타미아의 홍수 기록인 우룩의 길가메쉬에 따르면 비록 60진법으로 기록되었다 하더라도 홍수를 멀고 먼 과거의 일로 말한다.

성경의 족보에서 지속적인 연속성은 아담에서 에노스, 라멕에서 셈, 데라에서 아브람 정도로 연결되고 나머지는 확실치 않다. 출애굽의 세대들로서 브사렐은 야곱으로부터 7세대, 엘리샤마는 9세대, 여호수아는 11세대로 소개된다(대상 7:22-27).

(5) 족보는 문화와 민족에 따라 기능을 달리한다. 애굽 왕실의 족보는 종교적인 목적을 가지며, 히타이트(Hittite)의 족보는 의식적인 성격을 지니지만 역사성과 연대성은 사실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성경의 족보는 무엇 보다도 신학적인 목적을 가진다(마1, 눅3). 창세기의 문맥에서 보면, 10장에 제시된 70나라의 배경 속에서 아브라함이 등장하며, "그의 씨"로 말미암아 "땅의 모든 족속"이 하나님의 복을 받는다(12:3). 아브라함의 "씨"도 창세기 끝에서 "70명"으로 소개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46:27; 출1:5 참조). 즉 이 70나라는 이후 애굽으로 간 야곱의 식구도 모두 70명을 예기하고 있다. 달리 말하자면, 아브라함은 둘째 아담으로서 "열국의 아비"가 된다(창 17:5). 이 선택된 "씨"를 통해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원래의 축복(창1:26-28)이 회복된다.

창세기의 저자는 열국의 목록과 고대의 지도를 제시하면서, 몇개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말해준다. 여기의 사건과 인물과 나라과 지명은 앞에 나올 창세기와 오경의 이야기와 특별한 연관성을 가지며 중요한 배경이 된다.

1) 노아의 세 아들들: 셈, 함, 야벳(10:1)

앞장에서 홍수가 끝난 직후에 하나님께서는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고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명하셨다(9:1). 이것은 원래 첫 사람 아담에게 주신 창조주 하나님의 명령이었다(창 1:22). 즉, 노아는 새로운 아담으로 세움을 받으며, 이제 그의 후손들이 어떻게 번성하는지 말해주고 있다.

창세기 10장에서 "노아의 아들"과 "홍수 후"라는 두 단어는 첫절과 끝절(30절)에서 반복되어 나타나며 수미일치를 이룬다. 이리하여 저자는 창세기 10장의 족보는 홍수 기사(6:9-9:29)와 밀접하게 연결시키고 있다. 이제 "노아"는 죽었기 때문에, 그의 세 아들들이 각각 족장으로서 대표성을 가지며, 그들의 후손들이 이루는 나라들이 소개된다.

이 당시의 세계는 노아의 세 아들을 따라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지고 있다. 전체적인 구조는 야벳(2-5절), 함(6-20절), 그리고 셈(21-31절)의 후손들이 나타나며, 각각 아들에 이어 후손들이 제시된다. 32절은 마지막 결론으로서 저자가 열국의 목록에서 여러 인물들을 소개하는 목적을 "이들에게서 땅의 열국 백성이 나뉘었더라"로 제시한다(32절). 저자는 독자들에게 열국들을 파노라마처럼 소개하며, 장차 이루어질 구속사의 배경을 제시하고 있다.

2) 야벳의 아들(10:2-5)

야벳의 후손들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에 대해 영블라드는 야벳이 장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10:21). 흥미롭게도 우리말 성경에서는 셈이 야벳의 "맏형"(<공동>), 혹은 "형"(<표준>, <개역>)으로 소개되지만, 영어성경에서는 야벳이 셈의 "형"으로 나타난다(NIV, RSV, NKJ // LXX). 맛소라 사본에는 셈이 "큰 자 야벳의 형제" 즉, "맏형 야벳의 형제"('achi yepet haggadol)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말 성경에서 셈을 야벳의 형으로 고집한 것은 아마 성경에서 이 세 사람은 항상 "셈, 함, 야벳"으로 소개되기 때문인 것 같다(창 5:32; 6:10; 7:13; 9:18; 10:1; 대상 1:4).

그러나 야벳의 후손들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에 대해 강사문은 "히브리인들의 방향 감각"과 연관된 것으로 설명한다. 즉, 그들은 북남동서의 순서를 따르므로, 북쪽의 야벳인들과 남쪽의 함의 후손들과 동쪽의 셈족들 순서로 나타나며, 서쪽에 있는 야완 족속은 야벳의 줄기에 속해 있으므로 야벳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한다(1998:124-25).

문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창세기 10장은 "셈, 함, 야벳"(1절)으로 시작하고, 이어 "야벳"(2절), "함"(6절), "셈"(21절)으로 이루어지므로 완벽한 동심구조로 이들이 나타난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이 세 형제들은 10장에서 "셈"으로 마쳤기 때문에 바벨탑 이후에 바로 "셈의 후예"로 시작하여(11:10) 아브람으로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저자는 먼 나라에 사는 자들로부터 시작하여 가까운 민족으로 넘어와 자신의 조상을 추적하는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저자는 노아의 세 아들을 소개할 때, 지리적인 용어인 "지역"('지방' <공동>, '지역' <표준>; <개역>과 <개역개정>에는 생략됨), 언어적인 용어인 "방언"(<개역>; '언어' <공동>, <표준>, <개역개정>), 인종적인 용어인 "종족"(<개역>, <표준>; '씨족' <공동>), 그리고 정치적인 용어인 "나라"('부족' <공동>, <표준>)를 따라 열국들을 분석하고 있다(10:5). 바로 이런 기준 때문에 "가나안"은 언어학적으로 훨씬 가까운 셈족이 아니라, 함족 아래에 나타나고 있다. 또한 "스바"와 하빌라(10:7, 29)가 함족(10:7)과 셈족(10:28)에 두 번 반복되어 나타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야벳은 7수 패턴을 따라 일곱 아들(10:2)과 일곱 손자를 가지며(3-4절), 모두 14명으로서 각각 나라와 민족을 대표하고 있다.
저자는 야벳의 일곱 아들 중 다섯(마곡, 마대, 두발, 메섹, 디라스)명의 후손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오직 고멜과 야완의 자손들 7명만 기록한다(3-4절). 즉, 이들의 후손이 여기에서 총체적으로 소개되지 않고 있으며 대표 14명만 소개된다. 이 후의 성경 역사와 문학에서 이 나라들은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계획 속에 포함된다(시 72:8-10). 이미 발람의 예언에서(민 24:7 이하) 이 나라들은 하나님의 통치 계획 속에 포함된다(민 24:23--24).

3) 함의 후손(10:6-20)

함의 후손은 모두 아들 4명(6절)과 손자 24명과 증손 2명(7-18절)으로 구성하며 4대에 걸쳐 모두 30 족속을 이루게 되며 방계 족보의 형식으로 소개된다. 이리하여 함은 노아의 세 아들 중 가장 많은 나라들을 이루게 된다. 저자는 먼저 함의 네 아들들인 "구스, 미스라임, 붓, 가나안"을 소개하고(6절), 이어서 야벳의 명단처럼 구스의 아들들을 소개한다(7절 상).


구스의 다섯 아들이 소개된 후에, 자연스럽게 함의 둘째 아들인 미스라임(애굽)의 후손들로 넘어가지 않고(13절), 갑자기 구스의 네째 아들인 라아마의 두 아들(7절 하)로 넘어간다. 이리하여 구스 가문에만 모두 "일곱 명의 아들들" 혹은 "씨족들"이 만들어진다. 아마 이것도 저자가 완전수인 "7곱 씨족"을 만들기 위한 문학적인 장치로 여겨진다. 여기에서 구스의 첫 아들은 "스바"(Seba)나 "쓰바"(강사문)로 불려지며, 라아마의 첫 아들 "스바"(<개역>)는 "쉬바"(Sheba)나 "세바"(<공동>)로 부르는 것이 좋아 보인다.
구스의 후손 "일곱 족속들"을 소개한 후, 저자는 또 미스라임으로 넘어가지 않고 구스가 낳은 새로운 아들인 "니므롯"과 그의 도시들을 소개하고 있다(8-12절). 이리하여 갑자기 족보의 형식이 깨어지고 서술체로 넘어가며 니므롯의 인물됨(8-9절)과 그의 왕국이 소개된다(10-12절). 이리하여 10장에 나타난 열국의 목록에서 "니므롯"은 가장 뚜렷한 개성을 지닌 인물로 등장한다.
니므롯은 여기에서 "세상의 첫 영걸"(gibbor) 즉, 위대한 군인으로 나타난다(삼상 9:1; 사 9:6; "장사" <공동, 표준>, "용사" <개역 개정>). 그는 탁월한 지도력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과 권위를 가진 자로서 아마 세계 최초의 제국을 건설한 자로 여겨지는 것 같다. 또한 그는"여호와 앞에 특이한 사냥군"으로 소개된다(10:9). 여기에서 "여호와 앞에"란 최상급을 가리키므로 "당대 최고의 사냥군"이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고대 근동 아시아의 왕들은 위대한 사냥꾼이었으며 길가메쉬 서사시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사냥에서 이룬 업적들을 자랑한다. 앗시리아의 왕들은 궁궐 양각세공에 자신의 용맹을 그리고 있다. 이 구절은 하나님께서 니므롯의 활동을 인정했다거나 거부했다는 점을 명백히 시사하지는 않지만, 그의 이름이 "우리는 반역하리라"(marad, "to rebel")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뭔가 어두운 그림자를 깔고 있는 느낌을 준다.
니므롯의 정체에 대해 여러 가지 견해들이 있다. 첫째, 니므롯은 사냥과 전쟁의 신이며, 바벨론의 수호신인 니누르타(Ninurta)로 여겨진다. 그는 "화살, 강한 영웅"으로 불려졌고, 메소포타미아 전역에서 주전 2000년대에 널리 숭배되었다. 둘째, 니므롯을 역사적인 왕이나 신화적인 인물로 연결시키기를 원하는 학자들은 그를 앗시리아의 투쿨티-니누르타 1세(주전1246-1206년)와 동일시한다. 혹은 그는 "아카드의 왕 사르곤에 대한 히브리어 이름"으로 해석되기도 한다(Youngblood 130). 이런 구체적인 역사적 인물과 동일시하기를 원치 않는 학자들은 니므롯을 메소포타미아의 이상적 왕의 원형으로 본다. 그러나 후대의 문헌들에 따르면, "니므롯"은 적그리스도처럼 하나님을 대적하며 바벨탑을 세운 주역으로 그려진다.

노아의 아들 함의 손자 니므롯은 천부적인 힘을 가지고 태어난 대담한 자로서 사람들로 하나님에 대해 오만하게 모욕하도록 자극하였다…하나님께서 다시 땅을 홍수로 덮으려고 하기 전에…그는 홍수도 도달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높은 탑을 세워 그들 조상들의 파멸에 대한 복수를 하려고 하였다(요세푸스, <유대 고대사> 1:113-14).

그는 주 앞에서 중대한 범죄를 하는 자였으므로 '니므롯처럼, 주 앞에 범죄하는 데 대단한 사람이다'라고 말한다.(탈굼 네오피티 창 10:9).

그는 사냥에 있어서 강하고 힘센 자였으며, 주 앞에 범죄하는 데 대단한 자였다. 그는 '셈의 [종교적] 법규를 버리고 니므롯의 법을 따르라"는 말로서 사람들을 속이곤 하였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용사 니므롯과 같다"는 말이 나왔다. 그는 사람들을 사냥하는 데 용사였으며 주 앞에 범죄하는 데 용사였다(탈굼 단편 창 10:9).

니므롯에 대한 이런 해석은 후대의 상황을 많이 반영하고 있지만 창세기의 본문 속에 그와 "바벨탑"의 관계가 암시되는 것에 근거하고 있기도 하다. 창세기 저자는 "그의 나라는 시날 땅의 바벨(Babel)과 에렉(Erech)과 악갓(Accad)과 갈레(Calneh)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10:10). 여기에는 "시날"(즉, 바벨론)이 처음 나타나며, 또한 니므롯의 왕국이 "바벨"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이 두 지명은 다음 장에 나타나는 "바벨탑"에 대한 복선으로 여겨진다. 이후에 성경의 저자들은 바벨론을 실물보다 더 큰 상징적 가치를 가진 도시로 묘사하며 "하나님을 도전하는 세계의 제국"(사 13-14장)과 "적그리스도의 왕국"으로 발전시킨다(계 17).
저자는 비로소 자손의 족보로 돌아가 미스라임의 자손들을 제시하며, 다시 일곱 이름을 소개한다(10:13-14). 이리하여 7수의 패턴을 가진 마지막 이름들이 나오며 뒤에 소개되는 이름들은 특정한 숫자의 패턴을 따르지 않고 있다. 함의 후손들 중 중심을 이루는 자는 "미스라임"(애굽)이 아니라 "가나안"이다. 저자는 가나안의 후손을 모두 10족속으로 소개하며 그들의 영토를 상세하게 말한다(19절). 왜냐하면, 이 지역은 저자의 목적과 밀접하게 연관된 부분이기 때문이다. 즉 이 땅은 장차 이스라엘의 조상이 되는 아브라함에게 약속될 땅이기 때문이다(12:6).

4) 셈의 후손(10:21-31)

저자는 "셈은 에벨 온 자손의 조상이요, 야벳의 형이라"(21절)고 말함으로써 야벳(2절)과 함(6절)과는 다른 소개 형식을 취한다. 그는 갑작스럽게 족보 형식에서 서술체로 문체를 바꾸어 셈이 창세기 10장의 중심 인물이요, 그의 후손이 역사의 중심을 이룰 것이라는 점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킨다. 우리는 셈의 후손들 명단에서 다음과 같은 몇가지 사항을 주목하게 된다.
(1) 저자는 바로 이 절에서 "셈과 야벳의 관계"와 "셈과 그 후세대의 관계"에 대해서만 말할 뿐, 함을 배제해 버리는 것은 노아의 축복과 저주 때문인 것 같다(9:26-27). 그는 과거 이야기를 암시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해 간다. 그의 중심 관심은 하나님이 주실 축복의 방향에 있다. "에벨의 자손"이란 표현은 뒤에 나오는 족보를 바라본다(11:10-26; 민 24:24 참조). 따라서 노아 자손의 명단을 완성하기 전에 저자는 앞서고 뒤따르는 설화의 맥락을 간략하게 요약하여 제시한다.
(2) 셈의 후손들 명단은 아주 선별적이지만, 6대에 걸친 방계 족보 속에 담겨 있다. 이들은 모두 셈의 아들 5명(5종족), 손자 5명(5종족), 증손자 10명(10종족)과 6대손 욕단에게서 나오는 13명(13종족)을 포함하여 26명(혹은 종족)으로 소개된다.

(3) 셈의 직계 아들은 "엘람과 앗수르와 아르박삿과 룻과 아람"이지만(22절), "셈은 에벨 온 자손의 조상"이라며 "에벨"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것은 이후의 역사에서 "에벨"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에벨"(Eber)은 "히브리"(Hebrew)라는 단어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학자들은 그를 히브리인들의 조상으로 보기도 한다. 그의 이름은 최근 북부 시리아에서 발견된 주전 2400년대로 추정되는 에블라 비문에서 "에브리움"(Ebrium)으로 나타난다. 그는 에블라에서 28년을 다스린 왕으로 소개된다(Youngblood 131).
(4) 에벨은 셈의 마지막 셋째 아들 "아르박삿"의 손자이지만 아브라함으로 이어지는 가장 중요한 계통이 된다. 그는 두 아들 벨렉과 욕단을 낳으며, "벨렉 때에 세상이 나누어진다"(25 하). 여기에서부터 셈의 후손은 에벨의 두번째 아들 욕단(10:26-29)의 계통으로 이어진다(욕단의 후손들 중에 "스바"<개역>가 다시 등장한다. 그 역시 "쉬바" 혹은 "세바"<공동>로 수정하여 부르는 것이 좋아 보인다.).
(5) 따라서 저자는 셈의 족보를 에벨과 욕단을 거쳐 바벨론을 이루는 족속들(10:21-32)과 에벨과 벨렉을 거쳐 아브라함으로 이어지는 두 가문을 대조하고 있다(11:10-26). 이리하여 그는 셈의 한 계통이 바벨론 성을 짓고, 다른 계통은 아브라함의 가문이 됨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셈의 후손이 이렇게 나누어 지는 것에 대해 벨렉의 때에 "세상이 나뉘었다"는 것으로 암시를 준다(10:25). "벨렉"(Peleg)은 히브리어로 "분열"이란 뜻이다. 여기에서의 "분열"이 지리적, 사회적, 영적인 분열 중 어떤 것인지 우리는 알 길이 없다.
이리하여 장차 인류의 두 큰 주류가 셈의 아들들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이름(shem)을 내고자 애쓴 자들은 "혼돈의 성" 바벨론을 짓고 흩어지지만(11:4),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바벨론에서 불러내셔서 그의 이름(shem)을 위대하게 해주시겠다고 약속하신다(12:2).

5) 노아의 후손(10:32)

"이들은 그 족보와 나라를 따라(나누어진) 노아의 후손들의 부족들이며, 홍수 후에 이들로부터 나라들이 땅에 퍼져 나갔다"(사역; 10:32)는 서술체 문장은 10장의 후기로서, 열국이 나누어진 주제를 다시 부각시켜준다. 이리하여 저자는 바로 다음에 나오는 바벨론 이야기에 대한 배경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10장에서 인종과 언어와 지정학적인 범주를 따라 노아의 후손들을 묘사하다가, 11장에서는 갑자기 신학적으로 비약하여 하나님께서 바벨론을 심판하시고, 열국을 분산시키시며, 아브라함을 통해 장차 다시 열국을 자신 앞으로 모으시려고 하심을 은근히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