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창세기(언약적해석)

창세기1:3-5,첫째 날: 빛과 어둠

호리홀리 2015. 4. 27. 10:52

첫째 날: 빛과 어둠의 구별 (1:3-5) 

첫 하나님의 말씀은 "빛이 있으라"이다. 이 말씀과 함께 창조의 과정이 시작된다. 하나님의 첫 창조 작품인 "빛"은 창조의 첫 날에 이루어진 것으로 소개된다. 그러나 첫 창조는 하루 종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만들어졌다. 말씀을 통한 창조는 6일 노동의 패턴에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빛이 있으라"는 명령 다음에, "빛이 있었다"는 실행이 뒤따른다. 이 명령이 누구에게 주어졌는지, 누가 이 명령을 실행하는지 나타나지 않는다. 이것은 하나님의 창조 명령이며, 그 명령을 따라 창조가 이루어진다. 하나님이 처음으로 창조한 것은 빛이다. 그러나 16절이 되기까지 태양을 만든 이야기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3절의 빛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에 대해 학자들은 크게 둘로 나누어진다.

   첫째 부류는 이런 "빛"과 "광명"을 다른 실체로 이해한다. 그들은 여기의 빛을 우주 속에 있는 빛으로서, "모든 기본적인 힘 중 가장 미묘한 것" 혹은 "신비로 가득찬 물질" (A. Dillmann), "가장 숭고한 요소", "실재하는 것", "미묘한 물질" (H. Gunkel)로 본다. "이 빛은 제 4일에 창조된 광명체와는 구별된 것으로서, 신의 영광에 비유될 수 있다"는 김이곤의 입장은 전통적인 입장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이 빛을 하나의 실체로 본다면, 측량할 수 없는 우주 속에 있는 빛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태양계 자체도 은하계 (Milky Way)라는 갤럭시에 위치해 있고, 이것은 렌즈 모양의 우주 섬을 이루고 있으며, 약 10만 광년의 거리로 추정된다. 이런 갤럭시가 우주에는 수백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런 시각에서 빛을 보면, 너무나 모호해진다.

   두번 째 부류의 사람들은 여기의 "빛"을 태양 빛으로 본다 (Sailhammer, Youngblood). 즉 1:2에 처한 땅의 상황, 즉 "혼돈과 공허," 그리고 "어둠이 깊음 위에 있는" 상황에 드디어 태양의 빛이 비친 것으로 이해하는 입장이다. 이 입장의 근거는 (1) 천지 창조 기사는 철저하게 땅을 중심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2) 일반적으로 해와 달과 별들은 모두 "하늘과 땅" (1:1)에 다 포함된다. (3) 만약 우리가 1절을 창조행위로 본다면, 이미 천체는 다 만들어졌다고 보는 점들이다. 그렇다면, 3절은 태양을 만든 것을 묘사하기 보다 태양이 아침의 어둠을 깨고 나오는 것을 말한다. 성경에서 동트는 것이 위와 같이 묘사되었다 (창44:3; 출10:23; 느8:3).



   아마 창세기 저자가 "빛"과 "광명"을 구분했을 때, 그는 의도적으로 "빛"을 모호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둘 사이에는 명백한 유사성이 있지만, 저자는 "빛"의 상징성 때문에, "광명"과 구분하였다고 볼 수 있다. 6일 창조의 틀 속에서 보면, 빛의 창조가 시작에 놓여 있으며, "빛의 창조"를 통해 다음 창조가 가능해진다. 빛은 땅의 시간 구조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빛이 어둠으로부터 구별될 때, 시간의 구별이 생긴다. 빛은 시간적 구별을 위한 것이지 공간적 구별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빛을 창조하셔서, 시간과 질서의 기본 싸이클을 만드셨다.



   이 빛의 상징성 때문에, 이후 이사야 선지자는 빛이 태초의 어둠을 뚫고 하나님의 첫 축복의 여명을 알리신 것처럼, 새 구원의 시대를 빛이 어둠을 부수는 것으로 묘사한다 (사 8:22-9:2; 마 4:13-17; 요 1:5, 8-9). 사도 바울도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을 빛이 어둠을 깨고 비치는 것으로 묘사한다 (고후 4:6; 요일 1:5; 계 21:23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