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룻기

룻기의 고엘 제도

호리홀리 2015. 4. 26. 19:05

룻기의 고엘 제도
 
  룻기는 시기적으로 이스라엘 왕정시대 이전의 사사시대에 그리고 역사적 배경으로는 부족 동맹의 사회구조 속에서 베들레헴 출신의 유대인 나오미와 그녀의 며느리이자 모압 사람인 룻이라는 두 여인이 과부가 된 후에 그들이 어떻게 현명하게 삶을 유지해 가면서 대(代)가 끊긴 가문의 이름을 이스라엘의 한 관습법을 통해 계속 이어지게 했는가를 보여 준다. 그 관습법이란 바로 룻기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go'el제도이다. 그러므로 룻기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go'el은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A. 룻기에 나타난 사상

 

 

 

 룻기의 중심적인 사건은 go'el제도의 수행이다. 이 go'el제도는 룻기에서 점진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룻기 1:11-13에 go'el의 수행 가능성에 대한 암시가 부정적으로 나타난다.

 

    아직, 내 뱃속에 아들들이 들어 있어서, 그것들이 너희 남편이라도 될 수 있다는 말이냐?(1:11).
      
    오늘 밤 내가 남편을 맞아들여 아들들을 낳게 된다거나 하더라도, 너희가 그것들이 클 때까지 기다릴 셈이냐?(1:12-13).

 

 여기서 나오미의 말은 go'el의 의무를 행할 자를 낳을 가능성이 자신에게 없다는 것을 절망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 룻기 2:1과 2:20에는 나오미의 구체적인 go'el로서 보아스가 등장하는데 그는 재력이 있는 사람으로 소개한다.

 

    그는, 엘리멜렉의 집안간으로, 재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이름은 보아스이다(2:1).
    그 사람은 우리와 가까운 사이다. 그는 집안간으로서 우리를 맡아야 할 사람이다(2:20).

 

 그리고 3:9에서는 룻이 보아스를 go'el로 부르고 있으며 3:12-13에는 보아스가 자신을 룻의 go'el로 인정하면서 자신보다 더 가까운 친족이 go'el의 의무를 행사하지 않을 경우 자신이 go'el의 의무를 수행하겠다고 약속한다.

 

    어른이야말로 집안어른으로서, 저를 맡아야 할 분이십니다(3:9).
    내가 집안간으로서 그대를 맡아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은 틀림없소(3:12).

 

  여기에서 룻은 끊어질 위험에 처한 유다의 대통(代統)을 잇기 위하여 자신의 생과, 자기민족, 그리고 자기의 종교를 버린다. 그리고 자신의 젊음을 끊어질 위기에 있는 엘리멜렉의 가문 즉 정통 이스라엘의 가문을 이어가기 위하여 자신을 철저히 희생제물화 한다.
  룻기 4장에는 go'el의 구체적인 의무가 나타나는데 그것은 바로 재산과 몸의 구속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 보아스는 룻의 요구를 실천하기 위하여 고대 이스라엘의 법정구실을 했던 성문 어귀에서 룻을 통하여 유다 가문을 일으키실 그 하나님의 구원사적 사건을 위한 법적 절차를 정확하게 끝낸다. 그리하여 나오미와 룻의 구속은 법정적으로 공표되면서 모든 갈등과 긴장은 해소된다. 그리고 룻은 보아스와 결혼하여 오벳을 낳음으로 다윗왕의 고조모가 되고 나아가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성취시킬 메시야의 선조가 된다.
 이상에서 보는바와 같이 룻기는 하나의 지향점을 행해서 나아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일련의 사건들이 모든 go'el의 의무를 수행하는데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룻기 1장에서는 go'el의 의무 수행의 가능성에 대한 암시가 나타나면서 2장에서 보아스의 등장으로 그것이 표면으로 드러나게 되고 급기야 3장에서 룻은 보아스에게 대담하게 결혼을 요청함으로 go'el의 의무 수행은 구체화 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4장에서 보아스에 의해 go'el의의무가 수행되고 동시에 모든 법적 조치가 취해짐으로 룻기의 문제는 해결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을 종합해 보면 룻기에 나타난 go'el제도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실이 나타남을 알게 된다.
  첫째는 룻기에 나타난 go'el제도가 실제로 수행되었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구속을 예표하고 있음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룻기의 시대적 배경이 사사시대였다는 점에서 더욱 가중된다.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음으므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뜻에 맞는 대로 하였다"(삿21:25). 이 말은 무책임한 시기에 책임없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사기의 반복되는 주제이다. 이 시대에 살고 있는 보아스는 go'el의 의무를 행해야 할 아무런 법적인 부담이 없으며 또 그는 죽은 말론의 형제도 아니었고, 또 자기보다 더 가까운 근족도 있기에 그는 더욱 go'el의 의무에 대해 자유스럽다. 그럼에도 그는 의무에서가 아닌 인자에 근거를 둔 자발적인 행위로 룻을 구속하는 은혜를 베푼다.  그러므로 보아스가 실행한 go'el의 사상에는 육신적으로 보아스의 후손인 그리스도가 모든 인류를 구속하는 go'el로서 자신을 바치는 은혜를 베품으로 하나님의 구속행위는 성육신 하신 그리스도의 인격속에 역사적인 초점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는 룻기의 go'el사상에는 보아스와 룻과의 결혼관계를 통해서 여호와가 이스라엘 백성과 언약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의 go'el제도가 특별한 것은 그것이 여호와의 언약 백성이라는 이스라엘의 특별한 지위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레겟트(Leggett)가 지적하듯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진 이 의무들을 여호와께서 그들을 부르셨던 언약 관계로부터 나온 것이다.
 그런데 go'el에 나타나는 이러한 언약사상은 하나님과 백성관의 관계만을 말하고 있지 않다. 백성과 언약 관계를 맺고 있는 하나님은 또한 땅과도 관계를 맺고 있음을 말한다. 성서에서 여호와와 이스라엘 백성과 땅은 특별한 삼각 관계를 이룬다. 즉 여호와 없이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없고 또 가나안 땅 없이는 족장들에게 주어닌 큰 민족의 약속이 성취되어질 수 없다. 이처럼 이스라엘은 항상 땅과,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있으며 항상 땅으로부터 선물을 받으면서,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있다.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땅은 선물로서 주어진 땅이요 하나님과의 계약 관계 속에서 주어진 땅이다. 룻기에 나타난 go'el이 특별히 흥미를 끄는 것도 go'el이 땅과 하나님의 백성을 함께 속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언약의 목적 안에서 친족 구원자는 개인적 영역과 마찬가지로 물질적인 영역에 대해서도 책임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룻기에서 보아스가 땅과 룻을 함께 구속한 행위는 go'el의 기능이 언약 관게에 근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땅과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구원사에서 숙명적인 연관을 맺고 있는 것이다.

 

 

 

B. 룻기에 나타나는 구속신학
 
  룻기의 결론을 담고 있는 4장은 룻의 요구를 실천하기 위한 보아스의 빈틈없고 완벽한 법적 조치가 취해지고, 그리고 신학적 의도를 담고 있는 룻과 나오미에 대한 찬양문과 보아스와 다윗과의 족보상의 연결을 입증하는 족보자료가 첨가되므로 끝이 난다.

 

 

 

1)기원문

 

 룻기 4장에는 두 개의 기원문이 나오는데 첫 번 기원문은 4:11-12의 성문의 백성들과 장로들이 보아스가 룻과 결혼하는 것에 대한 축복이며 두 번째 기원문은 베들레헴 여인들이 나오미를 찬양하는 축복문인 4:14-15이다.

 

    그러자 성문 위 회관에 모인 온 마을 사람들과 원로들이 대답하였다. "우리가 증인입니다. 주께서 그대의 집안으로 들어가는 그 여인을, 이스라엘 집안을 일으킨 두 여인, 곧 라헬과 레아처럼 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에브랏 가문에서 그대가 번성하고, 또한 베들레헴에서 이름을 떨치기를 빕니다. 주께서 그 젊은 부인을 통하여 그대에게 자손을 주셔서, 그대의 집안이 다말과 유다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베레스의 집안처럼 되게 하시기를 빕니다(4:11-12).

 

  이 기원문에서 보아스와 룻 그리고 그 가족에 대한 백성들의. 관심은 다음의 세가지로 나타난다.  먼저 아내에 대하여 백성들은 룻도 한 유명한 족속의 조상이 되기를 기원한다. 또한 그녀에게서 하나님의 가정과 목적 안에 있는 많은 후손이 나오기를 바란다.
  다음에 남편에 대해서 그들은 보아스 자신이 이 결혼과 그의 후사를 통하여 풍요해지기를 빈다. 룻과의 결혼을 통해서 보아스 자신의 가명(家名)도 확립됨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그의 가정의 미래에 대해서 백성들은 보아스가 그의 조상 베레스처럼 무수하고 유명한 후손을 거느린 가정을 갖게 되기를 기원한다. 따라서 백성들이 빈 축복의 기원문은 여호와의 날개 아래로 안식처를 찾아 온 한 이방여인 룻의 기능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지적한다. 룻이 보아스의 가문에 들어오게 된 사건은 단순히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의 인생승리담을 전해 주는 그런 의미만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가문을 일으킨 '라헬'과 '레아', 그리고 유다가문을 일으킨 '다말'과 같은 여인들이 가졌었던 그런 기능을 감당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세계 구원사로 부름을 받은 하나의 메시야적 사건임을 지칭하고 있다. 여기서 룻은 전혀 배타적으로 여호와의 구원사적 도구가 되고 있다.

 

    그러자 이웃 여인들이 나오미에게 말하였다. "주께 찬양을 드립니다. 주께서는 오늘 이 집에 자손을 주셔서, 대가 끊어지지 않게 하셨습니다. 그의 이름이 이스라엘 늘 기리어 지기를 바랍니다. 시어머니를 사랑하는 며느리, 아들 일곱보다도 더 나은 며느리가 아기를 낳아 주었으니, 그 아기가 그대에게 생기를 되찾아 줄 것이며, 늘 그 막에 그대를 돌보아 줄 것입니다"(4:14-15).

 

 룻이 낳은 아들은 하나님을 찬송하며, 감사하는 여인들의 기도에 둘려 싸여 있다. 여인들의기도는, 룻기 전체를 함축하는 동시에, 하나님의 섭리적인 다스림과 보호하심을 재차 선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오미를 향한 여인들의 축복에서는 가족의 연대성이 강조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아이는 나오미의 생기를 되찾아 줄 아이이며 노년을 돌보아 줄 아이로 태어났다. 나오미에게 생기를 되찾아 줄 아이라는 말은 대가 끊어진 나오미에게 후손의 계대자로서 혈통을 다시 잇게 하였다는 말이며 노년을 돌보아 줄 아이라는 말은 양식 문제가 해결된 것을 말한다.

 

 

 

2) 족보

 

 룻기의 족보는 룻기의 종결 부분일 뿐만 아니라 그 책에 포함된 역사의 출발점을 구성하는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룻기는 이스라엘의 고대 역사에서도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한 족보에 대한 내적인 면, 즉 영적이고 도덕적인 배경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한 아우벨렌(Auberlen)의 말대로 이 족보에 대해서 그다지 중요성을 부여하지를 않는다고 할지라도, 룻기는 다윗의 조상들의 가정생활을 통해서 그들이 경건하고 정직한 마음과 겸손하고 정결하게 생활을 함으로써 이 위대한 왕의 조상들이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어떻게 의로운 생활을 하였는가를 보여 주기 위하여, 다위의 선조들의 삶으로부터 역사적인 그림을 그려내고 있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룻기 전체의 목적이 다윗 왕의 가계(家系)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제언을 거절한다 하더라도 이스라엘의 적이었고 모압 백성이 한 이방여인으로서의 룻이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온전한 사랑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에 대한 전적인 신뢰 때문에 위대하고 경건한 다윗왕의 고조모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에서 메시야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모압 여인 룻은 보아스에 의해서 그의 아내가 되었고 유다 족속에 들어가게 되었으며 그녀에게서 육신으로 그리스도가 탄생된 것이다.
 보아스가 엘리멜렉과 나오미의 며느리인 룻에게서 낳은 아이를 중심으로하여 전개된 룻기 4장의 마지막 부분의 족보를 보면서 하나님께서 땅 위에 있는 자들을 자신의 언약 백성으로 삼으심으로써 언약하신 바 자신의 목적을 이루시고 그 역사를 대대로  행시켜 가신다는 것을 알게 된다. 즉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을 부르심으로 시작된 그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하시는 사역으로 절정에 이르고, 다시금 신약 시대의 그리스도의 교회에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구약 > 룻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룻기2장,고엘제도의 배경   (0) 2015.04.26
룻기2장,고엘과 토지법  (0) 2015.04.26
룻기2장,고엘제도  (0) 2015.04.26
룻기2장,고엘  (0) 2015.04.26
룻기2장,고엘(기업무를자)의 모델 보아스   (0) 2015.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