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창세기(언약적해석)

창세기26장,순종과 불순종

호리홀리 2015. 4. 13. 13:57

창세기 26장의 이야기는 앞 뒤와 무관해 보이지만, 여러 가지 관점에서 좋은 연결고리로 제시되고 있다. 먼저 이 이야기는 아브라함과 이삭을 연결시켜준다. 아브라함이 옛날 ‘그랄에 거했듯이’(20:1), 이삭도 ‘그랄에’ 살고 있다(26:6). 아브라함이 자기 아내 사라를 그랄 왕 아비멜렉에게 여동생이라고 말한 것 같이(20:2), 이삭도 블렛셋 왕 아비멜렉에게 리브가를 동생이라고 한다. 아브라함이 아비멜렉에게 꾸중을 당했듯이(20:9), 이삭도 그러했다(26:10). 이런 유사성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두 족장의 인생은 거의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아브라함과 다른 점은 하나님께서 왕에게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는 경고를 하지 않고, 오히려 왕이 백성들에게 경고한다(26:11). 즉, 하나님께서 직접 족장의 아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아비멜렉이 하고 있다(26:11). 여기에서 왕은 하나님의 직접적인 간섭이나 꿈에 의해서가 아니라, 리브가가 이삭의 동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바로 이삭과 리브가를 보호해주고 있다.
이삭이 동네 사람들이 두려워 그의 아내 리브가를 ‘아내’라고 하지 않고, ‘동생’이라고 말한 것은 야곱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다음 장에서 리브가와 야곱은 합심하여 이삭을 속이고 있다. 왜냐하면, 이삭은 자신의 아내조차도 자신의 필요에 의하여 외면하고 이방 사람들에게 동생이라고 거짓말하였기 때문이다. 다음 장에서 야곱은 그 보다 에서를 더욱 사랑하는 아버지 이삭을 거의 양심의 가책 없이 속이며, 축복을 가로채고 있다.

4. 아버지의 축복을 가로채는 야곱(26:34-28:5)

4.1. 이방여인과 결혼하는 에서 (26:34-35).

에서의 결혼 이야기는 앞 뒤 문맥에 잘 맞지 않는 것 같지만, 야곱이 에서의 축복을 빼앗는 이야기의 프레임을 짜 주고 있다. 먼저 에서는 헷 족속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였다(26:34-35). 이것은 족장의 가정에서 허락되기 어려운 일이었다. 아브라함은 이삭을 위하여 밧단 아람에서 리브가를 데려오도록 하였다. 따라서 에서는 부모의 허락 없이 결혼하였을 것이다. 그 때 그는 불혹의 나이인 40세였다고 한다. 따라서 그는 충분히 사리를 판단할 수 있는 연륜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정의 대사’인 결혼을 쉽게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두 여인을 한 번에 취하고 있다. 이리하여 “그들이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의 근심이 되었더라”고 한다(35절). 여기에서 ‘근심하다.’라는 동사는 ‘쓰리다’는 뜻도 있지만, ‘반역하다, 거역하다.’는 뜻도 있다. 후자로 본다면, 그들은 부모의 규범과 가치를 거스리고, 대항하고 있다. 옛날 이삭도 나이 40세에 결혼하였는데, 같은 나이에 결혼한 에서의 판단과 선택은 수준 이하였다. 아마 이일 때문에, 리브가는 이삭의 축복을 야곱에게 넘겨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다음 장면에서 야곱이 에서의 축복을 가로챈 후(27:1-40), 에서는 분노하지만(27:41-45), 그의 첫 결혼을 부모가 기뻐하지 않은 것을 알고 다시 ‘이스마엘의 딸 마할랏을 아내로 취하게 된다(28:6-9). 그러므로 에서의 결혼 이야기는 형제의 갈등에 있어서 수미일치를 이루어 주며, 형제의 갈등 뿐 아니라 가족 사이의 갈등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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