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에스겔서 강해(구속사)

5) 열방 심판(에스겔서25-28장)

호리홀리 2015. 3. 25. 12:43

5) 열방에 대한 심판(25-28장)

 

  열방에 대한 심판 신탁이 지니는 의미는 첫째로, 여호와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죄로 인해서 심판을 받고 멸망하지만 실제로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나라들이 여호와의 심판의 도구로 쓰이게 된다. 이 상황을 잘못 해석하고 이스라엘의 멸망에 대해 조롱하고 저주까지 하는 열방도 결국 심판을 면할 수 없게 된다. 둘째로,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들을 축복하고 그 본을 받는 자들은 축복을 받을 것이지만, 그들을 저주하거나 그들의 본을 따르지 않는 자들은 축복을 받지 못하고 저주를 받을 것이다(창 12:2-3; 22:18). 셋째로, 열방에 대한 심판은 간접적으로 이스라엘에게 소망을 주는 효과가 있다. 열방에 대한 심판의 신탁 직전에 있는 23:25-27과 신탁 사이에 끼어 있는 28:24-26에 암시되어 있다.열방나라는 이스라엘 동편에 암몬, 모압, 에돔이 있고 서쪽에 블레셋, 북쪽에는 해안도시 두로, 시돈, 남쪽에는 강국 애굽이 있다.

 


 

⑴. 암몬을 향한 심판(25:1-7)   

 

  암몬은 사사 입다(삿 10:6-11:33) 이후 이스라엘과 자주 적대 관계에 있었다. 사울은 암몬 족속과 싸워 길르앗 야베스를 구했고(삼상 11:1~11), 다윗은 암몬을 정벌했다(대상 19:1-20:3). 암몬은 분열 왕국 시대에 때로 독립을 얻기도 하고, 여호사밧의 통치 때 모압 및 에돔과 연합해 유다를 공격했다(대하20:1-30), 북왕국 이스라엘이 멸망할 때 암몬은 영토적으로 이득을 얻었고 (렘 49:1), 여호와김의 통치 때 느부갓네살 연합군의 일부가 되어 유다를 공격했다(왕하 24:1-2). 주전 593년에 암몬은 바빌론에 반역하는 동맹에 가입하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주전 588년에는 바빌론에 대항하기 위해 유다 및 두로와 연합했다. 느부갓네살 왕이 암몬이 아닌 유다를 공격하기로 결정 했을 때(21:18-27), 암몬은 당시 동맹국이던 유다를 돕기보다 유다의 멸망으로 인한 영토적 이익을 바랐다.

 

  암몬족속의 죄명은 유다가 멸망하고 성전이 파괴 되며(3절) 유다 민족이 포로로 잡혀갈 때 너무나 기뻐하면서 유다 민족을 조롱하고 멸시하며 저주까지 했다. 그 죄로 인해 하나님께서 암몬에게 ‘동방 사람’에 노략과 멸망을 당하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동방사람’이란 동쪽에 사는 유목 민족(아마도 아랍민족)을 말한다. 그들은 광활한 지역에서 약탈을 일삼았다. 하나님께서 그들로 하여금 바빌론의 손아귀에서 운 좋게 벗어난 암몬 족속을 정복하게 할 것이며, 암몬의 자부심인 수도 랍바를 짐승들이 쉬는 처소로 삼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때 암몬 족속은 여호와 하나님을 역사의 주인으로 인정하게 될 것이다.(5, 7절 “너희가 나를 여호와인줄 알리라”).

 

⑵. 모압을 향한 심판(25:8-11)

 

  모압과 이스라엘의 적대감은 모압 왕 발락이 이스라엘에 대항하려 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민 22-24장). 사사시대 이스라엘은 모압 왕 에글론의 폭압을 겪었다(삿 3:12-30). 룻 시대 이후 두 나라는 관계가 좋아졌지만, 사울시대에 다시 악화된다. 모압은 다윗에 의해 정벌되었지만(삼하 8:2), 그 후 여호사밧의 통치 기간 중에 반역하며 암몬 및 에돔과 연합해 유다를 침공하기도 했다(왕하 3:4-27; 대하 20:1-23). 아마 모압은 주전 593년에 다른 나라들과 연합해 바빌론에 반역한 것으로 보이지만(참고 렘 27:17) 그 증거는 확실치 않다.

 

  모압의 죄는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을 경멸한 것이다. 즉 이스라엘이 능력의 하나님과 맺은 독특한 관계를 부정한 것이다. 특히 유다가 바빌론에 의해 멸망할 때, 모압은 유다에게 하나님의 선민이라는 교만 때문에 벌을 받았다고 조롱한 듯하다. ‘세일’은 에돔 땅의 다른 이름이다. 모압과 같이 에돔도 하나님의 백성을 조롱하는 죄를 지었다. 벧여시못, 바알므온, 기랴다임은 모압의 주요 세 성읍이다. 모압이  받을 형벌은 암몬의 형벌과 같다. 즉 동방 사람에게 정복당해 다시는 기억되지 않는 것이다.

 


 

⑶. 에돔을 향한 심판(25:12-14)

 

  에돔과 이스라엘의 오랜 원한 관계는 그들의 쌍둥이 조장(에서와 야곱)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또 이스라엘이 출애굽 후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에돔은 자신의 영토로 지나지 못하게 했다(민 20:14-21). 사울은 에돔과 싸웠고(삼상 14:47), 다윗은 에돔을 복속시켰다(삼하 8:13-14), 그러나 에돔은 솔로몬 통치 후기에 대적하고(왕상 11:14-18) 봉신 국가로 남았지만, 여호람 시대(주전 845년)에 독립을 되찾았다. 그 후 에돔과 이스라엘은 서로 영토를 뺏고 빼앗기길 반복했다.

 

  예루살렘이 바빌론에 의해 멸망당할 때, 에돔은 유다의 멸망을 돕고(시 137:7; 오바댜서) 이득을 취했던 것 같다. “네가 옛날부터 한을 품고 이스라엘 족속의 환난 때 곧 죄악의 마지막 때에 칼의 위력에 그들을 넘겼도다”(35:5). 유다의 한난 중에 에돔 족속은 정복 군대의 편에 있었던 것 같다(옵 1:11). 그리고 유다를 조롱하고(옵1:12), 재물을 약탈하며(옵1:13), 어려움에 처한 이스라엘을 오히려 대적에게 붙였다(옵 1:14), 다시 말해 그들은 유다의 멸망을 복수의 기회로 삼았던 것이다(12절). 테일러는 유다의 포로 이후에 에돔이 유다의 남방을 점령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에돔은 황폐하게 될 것이며 이스라엘의 손에 의해 되갚음을 당할 것이다(25:13-14절) “비록 에돔이 현대 아랍인의 조상인 나바티아인들에 의해 황폐하게 되었지만, 에돔의 잔류자들은 유다 마카비우스에게 종속되었다가 나중에 요한 힐카누스에 의해 강제적인 할례로 유대 종족으로 합병되어다.” 그래서 에돔 사람들은 나라 잃은 민족으로서 고유성도 잃게 되었다(참 암9:11-12).

 


 

⑷ 블레셋을 향한 심판(25:15-17)

 

  앞서 세 민족과 달리, 블레셋은 이스라엘과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다. 그들은 ‘바다로부터 온 민족’으로 생각된다.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을 정복할 때부터 블레셋은 이스라엘의 적이었다(삿 3:1-4). 그 후 블레셋은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를 형성해 왔고 서로 전쟁을 계속했다. 다윗이 마침내 블레셋을 복속시켰고 솔로몬의 통치 기간에도 이런 상태가 계속되었다.

 

  하지만 다윗 왕국이 분열되고 나서 유다와 블레셋의 전쟁은 다시 시작되었고 서로 침략과 약탈을 일삼았다.

 

  블레셋의 죄는 ‘옛날부터 미워하여 멸시하는 마음으로 원수를 갚아 진멸코자’한 것인데, 그 죄로 인해 하나님께서 블레셋을 멸망시킬 것이다. 즉 ‘그렛 사람’과 해변의 남은 자들을 진멸하실 것이다. 그렛 사람은 구약 시대에 ‘갑돌인’으로 알려진 ‘그레데사람’으로 이해된다(참고 신 2:33; 렘47:4; 암9:7; 창 10:14). 하나님께서 ‘그렛 사람’(크레티임)을 ‘끊으실’(히크라티)것이다. 그때 그들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인정하게 될 것이다(17절). 마카비 시대 이후 블레셋은 한 민족으로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고 그들의 성읍 이름만 남아 있다.

 


 

⑸. 두로에 대한 심판( 26:3-21)

 

  두로에 대한 심판은 25장의 네 나라에 대한 신탁의 기조를 이어간다. 낙심한 언약 백성과 하나님은 독특한 인격적 관계인데, 여기에 교만한 마음과 탐욕을 품고 오만하게 끼어든 두로는 심판을 받게 된다. 그리고 하나님의 깊은 섭리, 즉 언약 백성에 대한(이방 바빌론을 통한) 심판 계획과 궁극적 위로를 강한 세력인 두로도 막지 못할 것이고 오히려 심판마저 면치 못하게 된다.

 

  두로의 죄는 예루살렘의 몰락을 기뻐하며 무역을 통한 이익을 늘리려는 교만한 자랑이었다. “만민의 문이 깨어져서 내게로 돌아 왔도다 그가 황무하였으니 내가 충만함을 얻으리라”(26:2절). 두로는 해상 무역의 거점이었고 예루살렘은 육상 무역의 중심지였는데. 예루살렘이 멸망하면 자신의 무역으로 인한 이익이 늘어나리라는 계산에 기초한 자랑이었다. 이 심판은 바빌론의 느부갓네살 왕을 통해 이뤄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백성들이 무참히 살육당하고, 성을 공격하기 위한 다양한 장비들이 동원되어 성을 함락시키며, 결국 성읍안의 주민들과 군인들이 살육을 당한다.

 


 

⑹ 두로 왕에 대한 심판(28:7-10)

 

  두로 왕은 자신이 어느 누구보다 지혜로워서 재물과 영예를 얻었다고 생각하고 그로 인해 자신을 신격화하는데 까지 교만해졌다. “그런즉” 바빌론의 느부갓네살 왕이 두로의 왕을 쳐서 파멸시킬 것이다. 그때 두로의 통치자는 더 이상 자신을 ‘하나님’이라고 말하지 못하게 된다. 두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할례를 행했기 때문에, 두로 왕이 ‘할례 받지 않은 자의 죽음’처럼 죽는다는 것은 치욕적인 죽음을 가리킨다.

 


 

⑺ 시돈을 향한 심판 예언(28:20-23)

 

  시돈에 대한 심판의 이유가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아마 에스겔은 시돈이 두로와 밀접하게 동맹을 맺고 있어서 비슷한 죄를 예시하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하나님께서 시돈에 대해 염병과 칼로 심판하실 때,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영광이 나타날 것이며 시돈 사람들은 하나님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28:22하 , 23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