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강좌/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구원계획

9.디아스포라와 회복

호리홀리 2015. 3. 17. 13:47

9.디아스포라와 회복

 

하나님의 택함을 입은 이스라엘 민족은 그 역사를 통하여 분산과 회복이 연속되는 과정을 겪는다. 지난 2000년간 유대인이 나라없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가 다시 고토로 돌아와 나라를 세운 일은 인류 역사상 특이한 사건으로서 만인의 주목을 받는 일들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유대인의 분산을 가리키기 위하여 '디아스포라'라는 헬라어 단어가 서구의 여러 언어에서 굳게 자리잡고 있음을 보게 된다. 유대인의 역사에 있어서 더욱 놀라운 일은 그들이 하나의 민족으로서 출발하는 시점에 이미 그들의 분산과 회복에 대한 분명한 예고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레위기 26장은 야웨께서 시내산에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자손에게 각종 규례와 계명을 주신 후, 그들이 그것을 지킬 경우와 지키지 아니할 경우에 무슨 일이 있을 것인지에 대하여 하신 말씀이다. 우선 3절 이하 13절까지는 하나님의 명령을 준행할 경우 내리실 축복을 나열하고 있다. 이 축복들의 내용은 "나는 너희 중에 행하여 너희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니라"(레26:12)는 약속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이스라엘 자손이 하나님의 명령을 청종치 아니할 경우 받게 되는 재앙에 관하여는 14절 이하 39까지에서 더욱 길게 서술하고 있다. 이 재앙은 계속되는 불순종에 대하여 일곱 배씩 가중되어 결국 이스라엘 자손이 '열방 중에 흩어지고 그들이 약속으로 받은 땅은 황무하여 안식을 누리게 되고', 더 나아가서 이스라엘 민족의 운명이 열방 중에서 당할 온갖 환란으로 인하여 기진맥진 쇠잔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나 레위기 26장은 이스라엘 자손이 불순종과 그에 따른 재앙으로 인하여 거의 망해가는 장면에서 멈추지는 않는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임할 재앙들에 연이어 40절에서 46절에 이르기까지 기록된 말씀에 의하면, 하나님은 그들의 조상과 맺은 언약을 생각하여, 그 약속의 땅이 황폐하여 안식을 누리고 그 땅의 본 주인이 이방 땅에서 형벌을 순히 받은 후에 그 땅을 다시 권고하실 것이라고 약속하신다.

 

신명기는 하나님이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율법을 재선포하고 약속을 재다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율법의 말씀을 다 반포한 후에 마지막으로 그들이 장차 야웨 하나님을 떠나서 악을 행하고 그 결과로서 '말세에 재앙을 당하리라'(신31:29)고 분명히 예고하고 있다. 그에 대한 증거로서 모세는 노래를 지어 이스라엘 총회에게 끝까지 읽어 들려 주라고 명한다. 이스라엘 자손의 운명을 예고해주는 이 노래는 신명기 32장에 기록되어 있다. 그중 몇절을 살펴보자.

 

26-27절에 하나님은 말씀하시기를 "내가 그들을 흩어서 인간에서 그 기억이 끊어지게 하리라 하였다마는 대적을 격동할까 염려라, 원수가 오해하고 말하기를 우리 수단이 높음이요 야웨의 행함이 아니라 할까 염려라" 하였다. 하나님은 자신이 택한 백성을 벌하셔서 열방중에 흩으시되 자신의 영광을 위하여 그들을 완전히 박멸하지는 아니하시고 어느정도 보류하시겠다는 것이다. 이 노래가 전반적으로 이스라엘의 죄악과 그에 따른 환란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구절에 있어서는 큰 소망의 즐거움을 촉구하고 있다: "너희 열방은 주의 백성과 즐거워하라. 주께서 그 종들의 피를 갚으사 그 대적에게 보수하시고 자기 땅과 백성을 위하여 속죄하시리로다" (신32:43).

 

하나님이 '야곱의 남은 자'를 회복시키실 것이라는 소망은 이사야의 예언에도 점철되어 있다. 이스라엘의 왕 메시야가 베들레헴에서 탄생할 것을 예고했으며(미5:2), 이사야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미가 역시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조상에게 행하신 언약을 들어서 다음과 같이 하나님께 호소하고 있다: "주와 같은 신이 어디 있으리이까. 주께서는 죄악을 사유하시며 그 기업의 남은 자의 허물을 넘기시며 인애를 기뻐하심으로 노를 항상 품지 아니하시나이다. 다시 우리를 긍휼히 여기셔서 우리의 죄악을 발로 밟으시고 우리의 모든 죄를 깊은 바다에 던지시리이다. 주께서 옛적에 우리 열조에게 맹세하신대로 야곱에게 성실을 베푸시며 아브라함에게 인애를 더하시리이다" (미7:18-20). 미가서는 이 눈물겨운 호소로서 그 끝을 장식한다.

 

구약 선지서중 모세 오경의 레위기와 아주 비슷한 성격의 기록을 많이 담고 있는 책이 하나 있는데 바로 에스겔서이다. 에스겔 역시 이스라엘 백성이 열방 중에 흩어져서 온갖 환란을 만날 것을 누누이 역설하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겔5:12에 기록되기를 "삼분지일은 온역으로 죽으며 기근으로 멸망할 것이요, 삼분지일은 너의 사방에서 칼에 엎드러질 것이요, 삼분지일은 내가 사방에 흩고 또 그 뒤를 따라 칼을 빼리라" 하였다. 겔5:10; 12:15; 17:21; 22:15-16 등의 구절들도 모두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열방 중에 흩으실 것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에스겔 역시 이스라엘 자손의 분산에서 그 예언을 멈추지는 아니한다. 그의 예언에서도 역시 이스라엘 자손의 회복이 거듭되어 강조됨을 볼 수 있다. 우선 이스라엘 자손이 '열방 중에 흩어질 때에 이방중에 남아 있는 자가 있을 것'이요 (겔6:8), 하나님은 이들을 모아 옛적 약속의 땅으로 다시 인도하실 것이다. 이들중 몇몇 구절을 열거해보기로 하자.

 

겔11:17 "주 야웨의 말씀에, 내가 너희를 만민 가운데서 모으며 너희를 흩은 열방 가운데서 모아 내고 이스라엘 땅으로 너희에게 주리라 하셨다."

 

겔20:41-42 "내가 너희를 인도하여 열국 중에서 나오게 하고 너희의 흩어진 열방 중에서 모아낼 때에 내가 너희를 향기로 받고 내가 또 너희로 말미암아 내 거룩함을 열국의 목전에서 나타낼 것이며, 내가 너희 열조에게 주기로 맹세한 땅 곧 이스라엘 땅으로 너희를 인도하여 들일 때에 너희가 나를 야웨인줄 알고."

 

겔28:25 "나 주 야웨가 말하노라. 내가 열방에 흩어 있는 이스라엘 족속을 모으고 그들로 인하여 열국의 목전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낼 때에 그들이 고토 곧 내 종 야곱에게 준 땅에 거할지라."

 

겔36:24 "내가 너희를 열국 중에서 취하여 내고 열방 중에서 모아 데리고 고토에 들어가서."

 

겔38:8 "여러날 후 곧 말년에 네가 명령을 받고 그 땅 곧 오래 황무하였던 이스라엘 산에 이르리니 그 땅 백성은 칼을 벗어나서 열국에서부터 모여 들어 오며 이방에서부터 나와서 다 평안히 거하는 중이라."

 

주전 723년 북왕국 이스라엘이 망하고 주전 588년에 남왕국 유다가 망함으로써 이스라엘 자손은 약속의 땅에서 나라를 이룬지 처음으로 분산의 운명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때의 분산은 결코 선지자들이 예언한 바 대대적인 분산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주전 6세기 페르시아 왕국의 정책으로 말미암아 바벨론 제국내에 흩어져있던 유대인들은 예레미아의 예언대로 자기 땅으로 귀환하고 비록 외세에 종속 내지는 의존하지만 그나마 어느정도 나라의 형태를 이루고 500년 가량 자기 땅에 거하게 된다. 이 시기의 말기에 예수 그리스도 곧 그들이 기다리고 고대하던 메시야께서 그 땅에 오신다 (단9:24-26을 참조).

 

그러나 선지자들이 예언한 바 '이스라엘의 회복'은 주전 6세기의 귀환을 통하여 완전히 이루어진 것 같지는 않다. 먼 산을 바라볼 때에 몇 개의 봉우리들이 그들 사이에 있는 골짜기들의 거리에 상관 없이 다같이 같은 지점에 위치한 것으로 보이는 것처럼, 때때로 선지자들은 메시야의 처음 강림과 마지막 강림을 겹쳐서 묘사하기도 한다. 이스라엘의 회복 또한 마찬가지이다. 스룹바벨, 에스라, 느헤미야 등을 통하여 지난 시대의 한때 이스라엘 민족의 회복을 이루신 하나님께서는, 자기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들의 진정한 회복의 기초를 마련하셨으며, 장차 역사의 마지막 시점에 가서는 '그 운명의 민족'을 다시 그들의 고토에 모으시고 진정한 회복 작업을 펼치실 것이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 40일이 지나서 하늘로 올라 가신던 날, "주께서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심이 이 때니이까?"라는 제자들의 물음에 예수께서는 "때와 기한은 아버지께서 자기의 권한에 두셨으니 너희의 알바 아니요,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고 대답하신다 (행1:6-8).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하여 질문한 제자들이나 그에 대한 직접적인 대답을 회피하신 예수님 모두 '이스라엘의 회복'을 예언적인 사실로 간주하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것은 메시야의 초림으로 인하여 '이스라엘의 회복'이 완전히 성취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 준다고 하겠다. 단지 예수님은 '이스라엘의 회복'보다 시기적으로 더 긴박한 일, 곧 땅끝까지 복음 전파하는 일을 강조하셨던 것이다.

 

이방인이 복음의 빛에 노출되어 복을 누리는 '이방인의 때'가 '이스라엘의 회복'보다 앞선 일이기에, 예수께서는 주후 1세기에 살다가 갈 제자들에게 위와 같은 명령을 내리신 것이다. 지난 2000년 동안 이방 교회는 '이스라엘의 회복과 관련하여 하나님이 자기의 권한에 두신 때와 기한'에 대하여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아니하였다. 그동안 예수님의 명령대로 성령을 받고 복음 전파에 힘쓴 성도들은 자기 상급을 잃지 아니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20세기에 들어와 이스라엘 국가의 성립이라는 놀라운 사건을 목격하게 되었다. 지금도 열방 중에 흩어졌던 유대인들이 하나둘 옛적 자기 조상들이 살았던 땅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다. 왜? 하나님이 '자기 권한에 두셨다'고 하신 '그 때와 기한'이 차가고 있다는 말인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속에서 인간의 역사를 읽고자 하는 이는 또한 인간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읽어야 할 것이다.

 


 

"내가 야곱과 맺은 내 언약과 이삭과 맺은 내 언약을 생각하며 아브라함과 맺은 내 언약을 생각하고 그 땅을 권고하리라. 그들이 나의 법도를 싫어하며 나의 규례를 멸시하였으므로 그 땅을 떠나서 사람이 없을 때에 땅이 황폐하여 안식을 누릴 것이요 그들은 자기 죄악으로 형벌을 순히 받으리라. 그런즉 그들이 대적의 땅에 거할 때에 내가 싫어 버리지 아니하며 미워하지 아니하며 아주 멸하지 아니하여 나의 그들과 세운 언약을 폐하지 아니하리니 나는 야웨 그들의 하나님이 됨이라" (레26: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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