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강좌/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구원계획

8.이방인을 부르심

호리홀리 2015. 3. 17. 13:45

8.이방인을 부르심 

 

신약 성경의 첫 책인 마태복음은 메시야 예수님의 족보로 시작된다. 메시야란 다른 말로 간단히 표현하자면 '하나님이 세우신 왕'(시2:6)이 될 것이다. 마태복음 제1장 예수님의 족보에는 그의 모친 마리아를 제외하고 모두 네 명의 여인이 등장한다. 이들 네 여인중 적어도 셋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닌 이방인이다. (밧세바는 헷 사람 우리아를 남편으로 두긴 하였으나, 아버지 이름이 순수한 히브리 이름인 '엘리암'인 점을 보아 그녀 자신은 이스라엘 사람이었을 것이다: 삼하11:3 참조.) 이들 세 이방 여인은 일찍이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이스라엘 백성과 선택에서 제외된 이방인이 어떻게 다같이 메시야 안에서 하나가 되는지 암시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첫번째 여인은 다말이다. 야곱의 네째 아들인 유다는 다말에게서 쌍둥이 베레스와 세라를 낳았다. 다말은 유다의 아내가 아니라 그의 며느리이다. 유다가 형제들을 떠나 가나안 사람들 중에 살며 가나안 여인을 아내로 취하고 가나안 여자 다말을 며느리로 취한 일, 그리고 그의 아들들이 악을 행하여 죽임당한 일, 남편을 잃고 후사를 세울 의무가 있던 시동생마저도 잃고 과부로서 기다리며 어서 속히 막내 시동생을 통하여 죽은 남편의 가계를 이으려던 다말의 갈망, 그리고 시아버지 유다의 속셈을 알아채고 편법을 써서 시아버지와 동침하여 자식을 얻어내는 다말의 행동 등은 창세기 38장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두번째 여인은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복 때 등장하는 여리고성의 기생 라합이다. 그녀는 자기 집에 들어온 이스라엘 정탐꾼 두 사람을 도와 그들의 목숨을 살려준 댓가로 여리고성이 패망하는 날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행운의 이방 여인이었다. 라합의 행운은 사실상 이스라엘 백성에게 행하신 하나님의 기사를 듣고 이스라엘의 하나님 야웨를 '상천 하지에 유일하신 하나님'으로 믿고 (수2:8-11) 행동한 신앙의 댓가였다. 그녀는 후에 유다 지파의 두령이었던 나손(민1:7)의 아들 살몬과 결혼하여 보아스를 낳는다. 나손의 누이 엘리세바는 대제사장 아론의 아내이다 (출6:23). 이처럼 라합이 혼인한 살몬은 유다 지파중 유력한 집안의 사람이었다. 아마 살몬은 라합의 도움을 받았던 두 정탐꾼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룻은 모압 여인으로서, 일찍이 나오미의 며느리가 되어 과부가 되었으나, 위에 언급한 살몬의 아들 보아스와 재혼하여 라합의 며느리로 들어온다. 이로써 한 집안의 시어머니 며느리가 고스란히 이방 여인으로 채워지게 된 셈이다. 룻에 대하여는, 구약 성경중 그녀에 대한 기록이 한 권의 독립된 책으로서 할애될 정도로 중대한 의미가 담겨져 있으므로, 상세히 고찰할 필요가 있다.

 

룻이 속하는 모압 족속은 그들의 조상인 모압에게서 유래되는 명칭이다. 모압은 소돔 고모라가 망한 후 죽음을 모면한 아브라함의 조카 롯과 롯 자신의 큰 딸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창19:37). 모압 사람은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나올 때에 '떡과 물로 그들을 길에서 영접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발람에게 뇌물을 주어 그들을 저주케 하려 하였었다' (신23:4). 에돔 사람이나 이집트 사람의 삼대 후 자손은 야웨의 총회에 허용된 데 반하여 (신23:7-8), 모압 사람은 롯과 그의 작은 딸 사이에 태어난 벤암미(창19:38)의 후손인 암몬 사람과 더불어 '십대뿐 아니라 영원히 야웨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리라'고 못박음으로써 (신23:3), 십대 이후에는 야웨의 총회에 들어오도록 허용될 수 있는 사생자보다도 (신23:2) 못한 대접을 받은 셈이다.

 

룻은 이러한 명령이 떨어진지 불과 네 세대도 지나지 않은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다. 물론 룻은 여자였기 때문에 남자 보다는 쉽게 야웨의 총회 곧 이스라엘 백성의 틈에 끼여 들어가기가 쉬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녀가 모압 사람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일 또한 간단한 일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압 여인 룻은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룻1:16)라는 굳센 다짐과 고백으로 야웨의 총회에 대한 그녀의 집념을 굽히지 아니하였다. 시아버지도 남편도 잃고 시동생도 없던 룻이 야웨의 총회에 들어가기를 바란 것은 결코 남자에 대한 애착 때문이 아니었던 것이 분명하다. 보아스는 룻의 이러한 집념을 간파하고 "야웨께서 네 행한 일을 보응하시기를 원하며, 이스라엘의 하나님 야웨께서 그 날개 아래 보호를 받으러 온 네게 온전한 상 주시기를 원하노라"(룻2:12)는 말로 그녀를 축복할 뿐 아니라, 후에 친히 그녀를 아내로 취하여 자신의 축복을 현실화시킨다.

 

보아스와 룻의 이러한 관계는 후에 유대인 예수님과 로마인 백부장 사이에 있었던 일에서 그 유사성을 찾아볼 수 있다. '다만 말씀으로만 하여도 자기 하인이 낫겠다'는 백부장의 믿음을 기이히 여기시고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만나보지 못하였노라"고 칭찬하신 예수께서는 연이어 말씀하시기를, "동서로부터 많은 사람이 이르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함께 천국에 앉으려니와 나라의 본 자손들은 바깥 어두운데 붸겨나 거기서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고 하시었다 (마8:10-12). 예수님의 이 말씀은 많은 유대인들이 믿지 않고 버림을 당하는 반면 도리어 이방인 중에서 많은 이들이 메시야이신 예수를 믿어 구원에 이르리라는 뜻이다.

 

이스라엘을 택하신 하나님은 이방인의 구원을 또한 염두에 두셨다. 아니, 이스라엘을 택한 그 일 자체가 바로 이스라엘 뿐 아니라 또한 이방인을 위한 구원의 문을 열어두기 위하심이었다. 그러므로 유대인의 선택에 있어서 시간적 한계선을 그어 둘 이유가 없다. 이런 의미에서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선택은 예수께서 비유를 통하여 말씀하신 바,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택함'이라기 보다는 '청함'이라고 표현함이 더 적절할 것이다 (마22:14. "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 택함을 입은 자는 적으니라").

 

옛적에 보아스를 통하여 모압 여인 룻이 진정한 의미에서 야웨의 총회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처럼, 오늘날 누구든지 예수님을 믿는 이들은 유대인 이방인을 막론하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과거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일과 메시야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후로 이방 교회를 세우신 일은 결코 서로 대치되는 일은 아니다. 이러한 일은 모든 일을 순서대로 질서있게 행하시는 하나님의 시간표에 의한 결과이다.

 

우리는 아직도 예수님의 말씀대로 '나라의 본 자손들' 곧 유대인들중 대부분이 자기들의 메시야이신 예수님을 부인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러나 옛날 이방 여인으로서 야웨의 총회에 들어와 '현숙한 여인'이라고 (룻3:11), 그리고 '외로운 시어머니를 사랑하며 일곱 아들보다 귀한 자부'라는 (룻4:15) 칭찬을 들었던 룻과 같이, 오늘날도 하나님께 신실한 이방 그리스도인들은 본 백성 유대인의 칭찬을 들으며 하나님을 향한 그들의 시기의 대상이 될 것이다 (롬11:11. "저희의 넘어짐으로 구원이 이방인에게 이르러 이스라엘로 시기나게 함이니라").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장사될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와 떠나면 야웨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 (룻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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