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강좌/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구원계획

1.역사를 보는 두 가지 시각

호리홀리 2015. 3. 17. 13:30

1.역사를 보는 두 가지 시각

 

인간 역사를 보는 눈에는 두 가지 각도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인간 역사에 있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일체의 외부적 힘의 개입을 부정한 채 보는 시각이요, 다른 하나는 그 외부적 힘을 인간 역사에 있어서의 절대적 동인(動因)으로 인정하는 시각이다. 이 외부적 힘은 성경에 야웨 하나님으로 묘사되었다. 그는 인간과 시간(시간은 곧 역사이다)을 창조하고 또한 계속 지어내는 조물주로서, 인간 역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지존자로 등장한다.

 

성경은 분명히 사람들과 민족들, 그리고 나라들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의 배경에는 반드시 절대적 원인으로서의 하나님이 있다. 출애굽 기사에서 마치 모세와 아론이 주인공인듯 하나 실상은 하나님이 주인공이다. 사무엘서의 주인공은 다윗이 아니라 역시 하나님이다. 욥기의 실제적 주인공 역시 하나님이다. 다니엘서 역시 마찬가지이며, 심지어 하나님의 이름이 전혀 언급되지 않은 에스더서도 이 사실에서 예외는 아니다. 복음서에서는 야웨 하나님과 더불어 동일한 권능과 영광을 나누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사도행전이나 서신들 역시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역사를 보는 성경적 시각에 반대되는 다른 시각은 소위 말하는 인문 주의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인문주의란 쉽게 말하면 인간사에 있어서 하나님의 간섭을 배제하고자 하는 사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본래 인문주의는 타락한 중세 종교로부터의 해방을 기치로 들고 출발하여 종교 개혁이라는 좋은 결실도 보았고, 자연 과학을 비롯한 제학문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그것은 걸음을 잘못 내딛어 하나님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무서운 사상을 인류 사회에 심어주는 결과를 낳았다.

 

인문 주의는 하나님이란 신을 버린 대신 사실상 이성이라는 새로운 신을 숭배하고자 하는 사상이다. 그것은 인간의 이성을 최고의 위치에 두고 그 이성에 의하여 모든 것을 판단하고자 하며, 그 이성만을 절대적인 것으로 본다. 오늘날 제학문의 바탕에는 인문주의가 깊이 뿌리박고 있어서 이성의 판단에 의한 전제나 증명이나 결과만을 받아들이고, 이성의 영역을 벗어나는 신앙의 영역은 점차 학문의 자리에서 붸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하나님을 연구한다고 하는 신학이 점점 좌경화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말을 다시 쉽게 설명하자면, 현대 인문 주의 신학에서 이성의 판단에 문제시되는 이적이나 하나님 위주의 역사 이해가 점점 하나님이 제외된 합리적 해석으로 대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학적 해석은 성경의 역사적 사건들을 사실로 받아들일는지는 몰라도, 역사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간섭만은 부인하든지 아니면 그에 대한 인위적 해석을 시도한다.

 

고도로 자유화된 현대 학문의 세계에서는 거의 모든 전제가 인정되지만, 신앙을 기초로한 전제는 가설로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서 인류와 우주의 생성에 관하여 진화론은 하나의 가설의 단계를 넘어서 정설의 자리까지 차지하고 오랜 세월을 군림해왔는데, 하나님이 모든 것을 창조하였다는 창조론은 종교의 범주 안에 묶어놓고 이를 학문 영역의 가설로서 받아들이는 것조차 제한하여 온 경향이 있다. 신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것은 신앙의 영역에 해당할 뿐, 이를 학문의 전제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터부시하는 것이 오늘날 학문 세계의 현실이다.

 

하나님을 인류 역사의 절대적 주체로 보는 시각은 믿음이라는 동기에서 출발한다. 만일 이 믿음이 인간 자신의 발상에 의한 것이 아니고, 진정 조물주 하나님이 있어서 그의 자기 계시에 의한 것이라면, 이런 시각이야 말로 가장 객관적인 시각이라고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믿음의 눈을 통해 볼 때, 성경을 기록한 선지자들이나 사도들은 가장 객관적인 시각,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시각을 통하여 역사를 기술한 이들이다. 선지자나 사도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은 곧 객관이요, 모든 인간적 가치관이나 견해는 주관적인 것이었다.

 

만일 학문을 수행하는 능력이 이성에만 있는 것이라면, 불행하게도 하나님은 학문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필자가 간절히 바라는대로 인간 이성이 좀더 겸손한 자세를 취하여 믿음의 세계에 조금이라도 자리를 양보할 생각이 있다면 하나님 또한 기꺼이 인간 학문의 대상이 되어 주리라고 본다.

 


 

다음 글로 넘어가기 전에 하나님과 그의 메시야(=기름부음 받은 자)로부터의 해방을 도모하는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주장이 무엇인지 들어보도록 하자:

 


 

"어찌하여 열방이 분노하며 민족들이 허사를 경영하는고?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원들이 서로 꾀하여 야웨와

 

그 기름 받은 자를 대적하며, 우리가 그 맨 것을 끊고 그

 

결박을 벗어버리자 하도다. 하늘에 계신 자가 웃으심이여

 

주께서 저희를 비웃으시리로다. 그 때에 분을 발하며 진노

 

하사 저희를 놀래어 이르시기를, 내가 나의 왕을 내 거룩

 

한 산 시온에 세웠다 하시리로다" (시편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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