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사사기(구속사)

(6) 통곡(사사기2:1~5)

호리홀리 2015. 3. 9. 19:13

(6) 이스라엘의 보김 통곡

 

이스라엘의 역사라고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이와 같은 말씀의 실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님의 책망 곧 너희들이 악의 세력과 싸우지 않고 즉, 너희들의 사명이 바로 악과 싸우는 것인데 악과 싸우지 않고 그들과 타협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스스로 공존의 길을 택했다고 책망을 하시고 따라서 더 이상 승리를 보장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듣고 보인 이스라엘의 반응은 우리로 하여금 생각케 한다. 그들의 반응은,온 백성이 통곡했다고 되어 있다. 통곡을 했다는 것은 자기들의 잘못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잘못을 인정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 이후의 역사를 보면 아무 변화가 없다. 그대로 그냥 진행 되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보김에서 보인 반응 곧 통곡의 의미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스라엘을 동정하는 시각으로 이해를 한다면, 여호수아 때부터 지금까지 전쟁을 했지 않은가 그것도 1, 2년이 아니고 몇 십년이다.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계속 될른지도 모른다. 전쟁이라는 것은 당연히 훈련하고는 다르다. 전쟁이라는 것은 생명을 건 일 아닌가, 죽고 사는 것이 결정되는 것이 전쟁이다. 죽었다가 다시 일어나는 그런 모의 전쟁이 아니다. 따라서 전쟁하는 동안 사람은 극도로 긴장하게 되어있다. 그것도 한 두달도 아니고 일 이년도 아니고 수 십년을 그냥 싸우라고 하시니 그 전쟁의 긴장을 어떻게 견뎌 내겠느냐 이 말이다. 가나안 족속이 그냥 단숨에 지도상에서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는데, 하나님께서 여리고 성도 단숨에 무너뜨려 버렸으니까 쉬울텐데 그것이 아닌 것이다.

 

나중에 이들을 남긴 이유가 나오겠지만, 쫓아내면 다시 들어 오고 또 그렇고...... 이것은 우리가 죄와 싸우는 것을 연상하면 잘 이해가 될 것이다. 오늘 죄를 쫓았는데 내일 또 들어오는, 우리의 삶이 죄와 싸움의 연속이 아닌가.

 

일년, 이년 십년, 이 십년 싸우다 보니 이제 지쳐 버린 것이다. 그래서 에라 그냥 공존해 버리자 너 좋고 나 좋자 이것이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보김에서 이스라엘이 통곡한 심리적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우선 이 사람들은 옳은 것이 무엇인가를 알았다. 그래서 책망을 받았을 때 울었다. 옳은 것을 알고도 행할 수 없는 자기들의 무력함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전제가 되었다고 생각이 된다. 아무리 싸워 볼려고 해도 내 힘으로 안된다는 것을 이들이 잘 안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자기의 무력함을 깨닫고 난 다음이 문제다. 어디서 떨어졌는가를 생각하고 회개하고 돌아와서 전쟁의 승리의 능력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알고서 돌아 왔다면 이후의 시대의 역사는 달라졌을텐데, 그 이후에 아무 변화가 없었던 것을 봐서(물론 하나님께서 그런 것을 다 아시고 앞으로는 쫓아내지 않겠다고 하셨겠지만) 이들의 자기 무력함에 대한 인식은 하나님에 대한 적극적인 신앙으로 돌아선 것이 아니고 체념으로 끝나 버렸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통곡은 체념의 눈물이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앞으로 행하실 무서운 심판, 험난한 앞길에 대한 불안과 공포에 대한 눈물이었을 것이다. 지나친 추측인지 모르겠으나, 앞뒤의 문맥을 봐서 보김에서 이스라엘이 통곡한 것은 대개 그런 정도의 의미가 아닌가 생각 해 볼 수 있겠다.

 

신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평생을 생명을 거는 전쟁의 긴장 속에서, 영적인 긴장 속에서 살아야 한다. 결코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 타협하면 이스라엘 꼴이 되고 만다.

 

이 정복전쟁은 단숨에 이루어 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늘 무슨 대단한 결심을 해서, 아주 이상한 은혜, 굉장한 은혜를 받아서 마음이 뒤집어지는 그런 역사가 있었다고 해서 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 번에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요 일년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지지부진한 진척에도 불구하고 믿음과 소망을 잃지 말고 타협하지 말고 끝까지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사명을 감당해야 하지 아니하였을까, 이스라엘의 보김에서의 통곡은 그 면이 없었던 것이다. 우리의 대적은 강한 자이다. 철병거, 철옹성, 장대한 용사, 모든 면에서 우리가 상대할 수 없는 뛰어난 전쟁의 용사들이다. 우리의 힘으로 당할 수 없다. 공중의 권세 잡은 자의 그 세력, 악의 세력과 무엇으로 싸우겠는가. 우리의 승리의 능력과 보장이 어디에 있는가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사사기에서 사무엘까지의 내용은, 신명기 17장에서 하나님께서 예언으로 하신 말씀 곧 만일 백성이 이르기를 우리에게도 열방처럼 왕이 있어야겠다고 하거든 어떠어떠한 왕을 세우라고 하신 그 말씀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성취되었는가 역사적으로 성취되어 가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정적인 의미에서는 다윗왕조 성립의 하나의 서장으로서, 어떻게 백성들이 우리에게도 열방처럼 세상처럼 왕이 있어야 겠다고 요구하게 되었는지 경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고,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런 부정적인 역사적 배경에서 성립된 다윗왕조에 대해 하나님께서 이루시고자하는 목표를 암시하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 1장에서 2장 5절까지 내용은 대체적으로 여호수아시대부터 시작해서 사사기 초반의 가나안의 정복사역이 어느 정도 성취가 되었고 결국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상태에 이르게 되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즉, 정복사역의 진행과정을 묘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