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사사기(구속사)

(5) 정복사역의 실패(사사기2:1-5)

호리홀리 2015. 3. 9. 19:11

(5) 정복사역의 포기(2:1-5)

 

2장 초두에 기록하고 있는 “보김”이라는 말은 “통곡하다. 울다”라는 뜻이다. 하나님의 사자가 그들을 책망하니까 그 말을 듣고 통곡한 일이 있다. 그러니까 바로 앞의 정복사역의 내용은 보김에서 있었던 일의 배경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의 사자가 길갈에서 보김으로 올라오셔서 이스라엘을 책망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즉, “내가 너희와 함께 애굽으로부터 올라가서 내가 너희 조상들에게 맹세한 그 땅으로 너희와 함께 가리라 그리고 그 뿐 아니라 너희와 세운 언약을 영영토록 내가 어기지 아니하리라!”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그들과 항상 함께 하시며 무슨 일을 하든지 그들로 형통케 하시고 하나님 편에서는 결코 깨뜨리지 않으시겠다고 하는 신실성을 여기서 재천명 하신 것이다. 사실 그 때까지 이스라엘 역사를 보면 하나님 편에서 언약을 깨뜨린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2절에 보면, 너희들의 경우를 보면 어떠했느냐, 하나님 편에서 언약을 맺었는데 이스라엘 백성 편에서 행해야 할 어떤 일에 관해서 말씀하시길, 너희는 이 땅 거민과 언약을 맺지 말고 그들의 제단들을 전부 파괴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하였으나 실제에 있어서 너희들은 내 음성을 청종치 않았다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언급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의 하나님이 되시면서 그들이 지켜야 될 것을 두가지 말씀하셨는데, 이 땅 거민들과 언약을 맺지 말아라, 그리고 그들의 제단들을 철저히 파괴하라는 것이다. 그 땅 거민들과 언약을 맺는다고 하는 것은 그들과 함께 살기로 곧 공존의 길을 택하는 화평조약을 맺는다는 것이고, 그들의 제단을 부수지 않았다는 것은(단이라는 것은 종교적 의식이 행해지는 곳이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종교를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들의 제단을 모두 파괴해 버리라는 것은 가나안 인들의 우상종교를 철저히 말살하라고 하는 그런 뜻이 있다) 적어도 신앙적인 면에서 가나안 인들의 우상종교를 용인하는 묵인하는 정책을 취했다는 것이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은 특별히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고 악을 행하고 개인 차원에서는 몰라도 전체적인 차원에서, 나라전체가 하나님을 배역하는 그런 지경까지는 이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책망하시는 것은, 너희들이 하나님이 교회의 영역으로 지정해 주신 그 곳에서 악의 세력을 축출하지 않고 오히려 축출해야 할 그들과 공존하는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분명히 정복의 사명(교회 내에서 모든 악의 세력을 제거하는 그래서 하나님의 교회로 거룩하게 하는 사명을 주었는데)에 충실하지 못하고 오히려 세상과 악의 세력과 타협하는 이스라엘을 향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내가 더 이상 그들을 너희 앞에서 축출하지 아니하겠다(3절).”

 

사실 이스라엘의 전쟁은 매우 특이하다. 그들의 전쟁은 군사가 많다고 해서 이기는 것도 아니고 사람이 적다고 해서 지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의 전쟁은 하나님의 전쟁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친히 행하시는 전쟁이기 때문에 사람이 강하고 강하지 않은 것은 상관이 없다. 이것은 교회에 속한 자들이 유념해야 할 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교회는 혈과 육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힘과 재주로 싸우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의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고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친히 싸우시는 것이다.

 

그렇게 악의 세력을 멸하시는 것인데 하나님께서 가나안의 세력, 교회내의 대적들을 숙청하지 않으시겠다는 것은 이제 교회가 전혀 무력해졌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하나님의 능력, 곧 악을 제거하시는 능력이 더 이상 교회를 통해서 역사하지 않겠다고 하는 선언인 것이다. 교회가 악과 싸우는 사명에 충실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더 이상 너희들을 통해서 교회 내의 악을 제거하는 역사를 행하지 않으시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이것은 여호수아 5:13에서, 요단강을 건너서 할례를 받고 여리고 성을 취하기 위해 칠려고 할 때 즉, 가나안 땅의 본격적인 정복전쟁이 시작 될려고 할 때 동일한 여호와의 사자께서 여호수아에게 나타났는데 그 사자의 모습이 칼을 빼든 모습이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친히 칼을, 전쟁의 능력을 빼드셔서 가나안 족속을 멸하시겠다고 하는 것을 보이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 모습과 완전히 반대의 모습이다. 너희들이 싸우지 않고 등을 돌려 대겠다고 하니, 그들과 타협하고 살겠다고 하니 더 이상 너희들을 통해서 악과 싸우는, 악을 제거하시는 일을 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빼셨던 칼을 집어 넣겠다는 말씀이다.

 

더 이상 가나안인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보장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대적으로 하여금 너희의 옆구리의 가시가 되게 하겠다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을 듣고 온 백성이 통곡을 했다고 되어 있다. 더 이상 가나안인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보장하지 않겠다. 이것이 타락의 시대로 접어드는 사사시대의 역사가 어떻게 진행 될 것인가, 중요한 암시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