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강좌/구약성경과 사본들

맛소라 사본

호리홀리 2015. 3. 9. 14:55

 표준 성경

 


 

중세의 모든 히브리어 성경 사본들을 조사 연구한 Kennicott와 de Rossi의 연구 결과를 통하여 우리는 주후 10세기 이후의 모든 히브리어 성경 사본이 비상하게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이 모든 사본학적 증거들은 소위 말하는 맛소라 성경을 대변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히브리 성경 사본들의 일치는 비단 주후 10세기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주후 4세기 제롬이 라틴어 번역의 근거로 삼았던 히브리어 성경 역시 사실상 맛소라 성경과 일치하는 것이며, 주후 3세기의 오리겐이 사용한 히브리어 성경 역시 맛소라 성경 또는 제롬의 히브리어 성경과 다른 바가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주후 2세기의 아퀼라역 역시 맛소라 성경과 거의 다를 바가 없다.

 


 

이 외에도 아람어 타르굼, 미슈나와 탈무드에 인용된 구약 성경, 와디 헤벨과 맛사다 등지에서 발견된 사본들, 심지어 주전 3세기에서 주후 1세기 사이에 기록된 쿰란 사본들 중 대략 60%나 차지하는 사본들을 통하여 보더라도 맛소라 성경의 전승이 적어도 주전 3세기까지 올라감을 알 수 있다.

 


 

구약 성경에 있어서 표준 성경의 본격적인 대두는 대체로 주후 1세기에서 2세기 사이에 있었던 것으로 본다. 이 시기 이전의 것으로 간주되는 사본들이(쿰란에서 발견된 히브리어 사본들, 및 칠십인역과 사마리아 오경의 원본들) 다양성을 보이는 반면에 주후 70년(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던 해) 이후에 쓰인 모든 히브리어 성경 사본들이 예외없이 근소한 차이 말고는 전체적인 통일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일성은 일반적으로 서기관들과 맛소라 학자들의 노력에 기인하는 것으로 본다.

 


 

이미 언급한대로 쿰란 사본의 발견은 주전 3세기부터 주후 1세기 사이에 구약 성경이 여러 가지 다른 형태로 존속하였음을 잘 증명해주고 있다. 칠십인역이나 사마리아 오경이 맛소라 성경과 다른 점이 있다는 사실도 반드시 번역 및 전수상의 오류나 고의적 변경 등을 가지고만 설명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들의 차이점은 얼마든지 성경 전수상 다른 전승을 대변해줄 수 있으며 또 실제로 대부분 차이점에 있어서 그러하기 때문이다.

 


 

이 당시 백성들은 바리새파 또는 사두개파를 대표하는 지도층에 의하여 지칠대로 지친다. 이들 지도자들은 제각기 거룩한 말씀을 대변하는 자요 올바른 해설자라고 주장한다. 이 무렵 또한 일반 백성 사이에 성경에 대한 교육열이 높아지면서 표준 성경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게 된다. 이러한 필요에 의하여 전문적인 서기관들에 의하여 권위있는 성경으로 채택된 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맛소라 성경과 사실상 동일한 사본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할 점은 맛소라 성경은 유대인 학자들이 모여 새롭게 편집해낸 인위적 작품이 아니요 기존의 여러 성경 사본 중 가장 잘 전수된 사본 하나를 골라 그것을 표준 전통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유대인의 히브리어 표준 성경은 서기관의 바통을 이은 맛소라 학자들의 노고를 통하여 더욱 확고하고도 안전하게 보존 전수된다. 히브리어 낱말 '맛소라'는 '전통'을 의미한다. 맛소라는 성경 본문의 정확한 전수를 위하여 성경 본문의 세부 사항에 대하여 주를 달거나 특별한 부호를 명기한 것을 가리킨다. 그리고 '맛소라 성경'이라고 함은 이들 유대인 맛소라 학자들에 의하여 전수된 자음 성경 본문 내지는 그들에 의하여 보다 이용하기 편리하게 여러 가지 보조 수단(=맛소라)들을 통하여 단장된 히브리어 구약 성경을 가리킨다.

 


 

히브리어 구약 성경은 본래 순수한 자음만으로 기록되었다. 히브리어 자체가 애초에 모음부호가 없이 자음 부호만으로 표기되는 언어였기 때문이다. 맛소라 학자들은 표준 자음 성경의 본문만 전수한 것이 아니라, 모음 부호와 강세표를 고안하여 이를 자음 본문에 옷입히기도 하였다. 언제부터 모음 부호가 히브리어 성경 사본에 사용되기 시작하였는지 정확한 시기는 알려져 있지 않다. 이제까지 알려진 사본중 최초로 모음 부호가 완전히 사용된 것은 주후 895년 경에 기록된 것으로 보이는 카이로 사본이다. 보통 인쇄된 히브리어 맛소라 성경의 모음 체계는 티베리아 전통을 따른 것이다. 한편 히브리어의 강세표는 비단 음의 강약만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 내 낱말들 사이의 통사론적 관계를 규정하거나 또는 각종 구두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서기관들의 전통을 이어 계속적으로 구약 표준 성경을 보호하고자 수고한 맛소라 학자들의 전통은 보통 서너 갈래로 나뉘는데, 그중에 가장 유명하며 오늘날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전통은 티베리아 맛소라이다. 맛소라는 대략 주후 500년에서 1000년 사이에 걸쳐 히브리어 표준 성경 전수에 종사한 유대인 맛소라 학자들에 의하여 완성되었다.

 


 

유대인의 표준 성경 자리를 굳혀왔던 맛소라 성경 본문은 오리겐과 제롬 같은 몇몇 기독교 지도자들을 통하여 초창기 기독교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그러나 초기 기독교는 그 보수성으로 말미암아 칠십인역을 쉽게 포기할 수도 없었다. 맛소라 성경이 기독교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기는 종교 개혁 이후에 가서야 찾아볼 수 있다.

 


 

비록 대다수의 유대인들이 예수를 메시야로 인정하지 않고 거절하였지만, 그들은 자기들이 유일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어온 히브리어 구약 성경을 전수하는 일에 있어서는 기독교의 성경 학자들보다 훨씬 더 열과 성을 보여 주었다. '책의 민족'으로서의 기질을 구약 성경 전수 과정에서 십분 발휘하였던 것이다. 이들 덕분에 오늘날 교회는 그런대로 흡족할 만한 구약 성경을 보유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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