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강좌/구약성경과 사본들

구약 성경

호리홀리 2015. 3. 9. 14:43

구약 성경

 


 

주후 1세기, 곧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 이후 사도 시대 초기에 이르기까지는 신약 성경이 존재하지 않았다. 구약 성경은 예수님과 사도들이 소유했던 유일한 성경으로서, 예수님과 사도들로부터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인정을 받은 책이었다. 복음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구약 성경의 효력이나 권위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구약 성경은 오늘도 아니 시간이 지속되는 한 영원히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성령의 도구가 되어 기독교인들과 불신자들의 삶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여기서 고찰하고자 하는 것은 정경으로서의 구약 성경이다. 정경이란 한 마디로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권위를 인정받은 경전을 뜻한다. 따라서 정경 문제는 다분히 신학적이며 종교 집단에 따라 정경의 범위가 달라진다. 구약의 경우에 보통 39권의 책을 정경에 포함시킨다. 구약의 39권은 어떻게 분류하여 세느냐에 따라서 24권도 되고 22권도 된다. 그러나 이런 숫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들 책 외에도 소위 '외경'이라고 불리우는 책들이 때때로 기독교의 성경에 끼여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 책들이 신학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초대 교회는 헬라어 번역인 칠십인역에 이들 외경들을 포함하여 교회의 구약 성경으로 사용하였다. 중세 교회의 경전인 불가타 성경에도, 그 대부분을 번역한 제롬의 기대와는 어긋나게, 외경이 삽입되었다. 그러나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에서는 유대인의 전통을 받아들여 모든 외경을 제외한 채 39권의 정경만을 구약 성경에 포함시켰다.

 


 

일반적으로 성경 학자들이 주장하는 바로는 정경의 범위에 대한 결정이 종교 집단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러한 주장은 얼핏 보기에 매우 논리적인 듯 하나, 구약 성경 39권의 경우 사실상 근거가 희박한 추론에 불과할 뿐이다. 일부 종교나 기독교 분파에서 임의로 그들의 정경을 결정한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서 사마리아인은 구약 성경 중에서 모세 오경만을 그들의 경전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기독교가 구약 성경 39권을 정경으로 받아들인 경우는 그 배경이 전혀 다르다. 문화사에서 말하는 기독교는 구약 성경을 기록한 일이 없다. 다만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어 온 책들을 고스란히 받아들였을 뿐이다.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주후 100년 경 유대인 랍비 회의에서 구약의 정경을 결정했다는 근거도 전혀 없다. 이미 구약의 39권은 그전부터 유대민족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되고 전수되어 내려왔었다. 기독교는 과거 구약 성경에 나타난 바 유대인들의 신앙의 맥을 그대로 잇는 신앙으로서, 과거 유대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주어진 24권(=39권)의 책을 거절하거나 선별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유대인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24권(=39권)의 구약 성경을 정경으로서 고수하고 있다. 그리고 신약 성경 역시 당시 그들 사이에 정경으로 인정되던 구약 성경을 '틀림없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묘사한다.

 


 

구약 성경은 주전 15세기부터 주전 5세기까지 대략 100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에 민족적 영웅, 사사, 왕, 선지자 등 여러 부류의 사람들에 의하여 기록되었다. 이들 전체 저작자들에 대한 통칭은 '선지자'이다. 이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사상이나 관찰 결과를 임의로 기록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영(靈)에 의하여 감동을 받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성경의 진정한 저작자는 이들 인간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의 영, 곧 성령이 된다.

 


 

구약 성경의 저작중 극히 일부가(에스라 4:8-6:18; 7:12-26; 다니엘 2:4-7:28; 예레미야 10:11) 아람어로 기록된 것을 제외하고는, 구약은 전체적으로 히브리어로 기록되었다. 히브리어는 예로부터 근동 지역에서 사용되어 내려오는 셈족어의 한 언어로서, 일반적으로 어근을 이루는 세 자음 글자를 기초로 모음 변화와 접두어나 접미어의 결합 등을 통하여 여러가지 다른 기능의 낱말과 어휘를 만들어내는 일종의 굴절어이다.

 


 

고대 근동에서 수메르 사람들이 문자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적어도 주전 3000년 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수메르인은 주전 3000년 경 간단한 메모를 적을 수 있는 미숙한 그림 문자에서 시작하여, 주전 2000년 경 법률, 역사, 편지, 문학 등 다방면의 기록에 유용한 비교적 간단한 쐐기 모양의 음절 문자표를 고안하여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 알파벳이라고 일컬어지는 로마자의 자모(字母)는 그 기원을 추적하면, 사실상 주전 17세기 경 가나안 땅에서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셈족어 종족의 문자에서 유래한 것이다. 주전 15세기 말엽 가나안 땅을 점령하여 거기 정착하기 시작한 이스라엘 민족(오늘날 유대인의 조상) 역시 민족으로서의 태동기인 그 당시부터 이미 일종의 알파벳 문자를 사용하기 시작하였음에 틀림없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많은 고고학적 증거들을 통하여 입증된다.

 


 

오늘날 우리가 구약 성경을 대하게 되는 것은 최초에 기록된 본래의 문서(이를 원본이라고 함)를 통하여서가 아니다. 우리는 단지 고대 또는 중세로부터 내려오는 수많은 사본들을 통하여 구약 성경을 대하게 된다. 성경 구절을 담고 있는 모든 문서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는 1979년 예루살렘의 힌놈 골짜기 옆 비탈에서 발견된 두 개의 은편자 두루마리 조각으로서, 여기에는 민수기 6장의 일부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는 대략 주전 7세기 기록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제 구약 성경의 전수 과정을 서술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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