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예수의 세례

(4)하늘로부터의 선포.

호리홀리 2015. 3. 9. 14:35

(4)하늘로부터의 선포.

 

 성령이 예수께 임한 뒤 하늘로부터 한 음성이 들렸다. 이 음성은 예수가 방금 본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내려와 자기 위에 임하는 사건의 의미를 해석해 준다. 랍비들은 성령이 선지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시던 시대가 지난 후에는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직접 듣지 못하고 하늘에서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의 메아리, 곧 ‘바트콜’‘소리의 딸’을 듣게 되었다고 가르쳤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본문의 하늘로부터의 음성을 ‘바트콜’로 이해하기도 하나 마가와 누가가 기록한 바에 의거하면 ‘바트콜’이라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예수께 직접 하신 말씀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

 

 그 하늘의 음성은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막1:11)’ 독일의 신약학자 J.예레리아스는 이 선언은 이사야42:1절만을 인용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구절과 시편2장 7절로 구성된 혼합 인용으로 본다.

 

시편 2:7은 이스라엘 왕으로 등극하는 다윗의 자손에게 하나님께서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날 내가 너를 낳았도다’로 선언함으로써 그가 하나님께서 선지자 나단을 통하여 다윗에게 한 약속(삼하7:12-16)대로 다윗의 아들을 다윗의 왕위에 앉히고 자기의 아들, 곧 하나님의 아들로 삼아서 하나님의 아들들인 이스라엘 곧 하나님의 백성(출4:22)을 대표하고 그들 위에 그들의 진정한 왕인 여호와 하나님 대신 통치하도록 하신 것이다.

 

 세례 때 예수께 선포된 하늘의 음성은 이 시편2:7절의 전반부를 인용한 것으로 두 가지 특기할 만한 것들이 있다. 하나는 시2:7에서는 ‘나의 아들’이 ‘너’의 앞에 나와 이스라엘의 왕으로 등극하는 다윗의 자손에게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지위가 주어짐을 강조하지만 예수께 선포된 하늘의 음성은 ‘너는’이 강조되어 앞에 나오고 ‘나의 아들이다’가 뒤따름으로서 다른 사람이 아닌 예수가 바로 하나님의 아들임이 강조되어 있다. 또 다른 한가지 특기할 것은 ‘사랑하는’이라는 수식어가 아들이나 딸에 부과될 때는 ‘사랑하는’의 의미를 넘어서 ‘유일한 ’이란 뜻을 띠게 되어 예수가 구약에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리는 이스라엘 백성이나 그들의 왕보다도 더 독특한 하나님과의 개인적이고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 아들임을 나타낸다.

 

 어떤 학자들은 본문에서 나타난 하늘로부터의 선포가 이스라엘을 ‘나의 아들, 나의 장자’로 선포하는 출애굽기 4:22절을 연상케하여 우리로 하여금 예수가 하나님의 언약백성 이스라엘의 숙명을 대표적으로 대신 성취하실 분임을 암시한다고 본다. 또 어떤 학자들은 본문의 ‘나의 사랑하는(즉 유일한) 아들’이 모리아산에서 하나님께 제사하려고 묶은 이삭을 두고 하나님께서 ‘네 아들 네 독자라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창22;12)’라고 하신 말씀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고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사한 것이 그 자손 즉 모든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속한 것으로 보는 유대교 신학에 비추어 예수가 이삭의 후형으로서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속죄의 제물로 바쳐질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사무엘하 7:12-16절의 전승을 이어받은 시2:7이 여기에 인용됨으로서 예수가 다윗의 아들, 하나님의 아들로서 언약의 백성 이스라엘을 대표하고 그들 위에 하나님을 대신하여 통치하도록 성령으로 기름부음 받아 왕위에 등극하고 대관을 받은 것이다.

 

 삼하7:12-16에 나타난 나단의 예언에 의하면 다윗의 아들 즉 하나님의 아들이 하나님을 위해 성전을 짓게 되리라는 것이데 이 예언이 구약과 유대교에서 메시야적으로 해석되고(탈굼 슥6:12-13) 예수가 이 점에 유의하여 하나님의 아들로서 자신의 임무중 하나가 성전을 짓는 것으로 본 것 같다. 그의 예루살렘 성전에 대한 독특한 태도와 그이 성전을 새로 짓겠다는 선포(막14:58-62/마26:61-64)가 이 결론을 뒷받침한다.

 

 세례받은 예수에게 하신 하나님의 선포의 후반부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는 이사야 42장 1절의 인용이다. 사42:1은 이사야 42-53장에 나오는 주의 종의 노래로 알려진 대목들(사61:1-3도 참조)의 시작으로서 주께서 자기가 택한 종에 대하여 기뻐하며 그에게 성령을 주어 무장시키고 임무를 위임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예수의 세례 때 이사야 42:1의 예언에 따라 예수에게 성령이 내리고 예수에 대한 하늘의 선포(시2:7)와 더불어 이사야 42:1의 말씀이 인용되었다는 것은 예수가 하나님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명이 시편 2:7뿐 아니라 이사야의 주의 종의 노래들에 의해서도 결정되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또는 예수가 이사야에 그려진 ‘주의 종’으로서 하나님의 아들임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예수를 ‘주의 종’의 역할을 감당하는 ‘하나님의 아들’로 임명한 것이다.

 

 이사야 42-53장에 나오는 ‘주의 종의 노래들’을 보면 ‘주의 종’은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히 선택되고 성령으로 무장되어(사42:1/61:1)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하고 모으며(사42:7/49:5-6/61:1이하) 새 언약을 세우며(사42:6/49:8) 스스로를 백성의 죄를 대속하는 제물로 드리며(사52:13-53:12) 이방인들에게 하나님의 계시와 구원을 전달하는 (사42:6/49:6) 등의 임무를 가진 것으로 그려져 있다. 예수의 생애를 살펴보면 바로 이런 임무들을 수행하려 노력한 것 같다. 예수가 그의 세례 때 하나님으로부터 시편2:7절의 말씀과 사42:1절의 말씀의 혼합인용으로 선포됨을 체험했기에 그는 시2:7절을 비롯하여 구약의 여러 곳과 중간사시대의 유대문서 여러 곳에 나타난 나단의 예언의 전승(삼하 7:12-16)이 낳은 당대의 주된 메시야 사상 곧 다윗의 아들로서 다윗의 왕위를 회복하고 이방을 정복하여 이스라엘에게 평화와 풍요를 가져올 정치적 왕으로서의 메시야 사상을 배격하고 자기의 하나님 아들 됨과 메시야적 과업을 이사야 후반부에 그려진 주의 종을 감당하는 것으로 이해한 것 같다.

 


'신약 > 예수의 세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아들의 권세   (0) 2015.03.09
(5)하나님의 아들.   (0) 2015.03.09
(3)성령강림   (0) 2015.03.09
(2)하늘이 열리고  (0) 2015.03.09
(1)세례요한   (0) 2015.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