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사야서의 언약적해석

이사야35:1-10,시온의 영광

호리홀리 2015. 2. 12. 22:35

시온의 영광 (35:1-10)

 

이사야 34장도 그러하거니와, 35장 역시 시적인 표현들로 기술되었다. 주변 나라들의 끊임없는 침입과 압박으로 황폐하게 된 이스라엘 땅은, 야웨의 영광이 온 천하에 드러날 때에, 광야와 마른 땅이 기뻐하고 사막에는 꽃이 필 것이다 (1-2절). 이제 고난받은 '하나님의 백성'을 격려하고 기운을 북돋워줄 필요가 있다. 야웨께서 오셔서 그들의 원수를 갚아 주시기 때문이다 (3-4절). 대적에 대한 야웨의 심판은 (이사야34:8 참조) 그의 백성의 구원과 직결된다.

 

육체적 결함을 가진 자가 온전하게 되고, 황폐하고 사막과 같던 땅이 변하여 옥토가 된다는 표현을 (5-7절) 단지 '시적인 장식'으로 보고, 거기서 굳이 상징적인 의미만 찾을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야웨는 '치료하시는 하나님'이시므로 (출애굽기15:26) 얼마든지 우리 인간의 육체적인 결함과 손상된 자연도 고치실 수 있고, 또 실제로 치료하신다. 참고적으로 7절의 '승냥이의 서식지'는 34:13에 나오는 동일한 표현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이사야35:8-10에서는 '구속받은 백성'이 '거룩한 길'을 통하여 기뻐 외치며 '시온'으로 올라올 것을 노래한다. 그 길은 부정한 자도 무서운 맹수도 침범하지 못한다. 오직 구속받은 사람만이 그 길로 행하여 시온에 들어와서는 영원한 기쁨 속에서 살 것이다. 이 '길'은 이사야11:16; 19:23에서 언급된 '대로(大路)'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 본문 전체(이사야 35장)에 대한 몇 가지 가능한 해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이를 (우리의 시점에서) 이미 지나간 역사 속에서 찾아볼 경우에 (만약 성취된 적이 있다면), 아마도 주전 6세기 유대인들이 바벨론에서 돌아올 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몇 차례에 걸친 귀환 행렬이 있었는데, 그중에 에스라 일행의 귀환 행렬은  이사야 35장을 연상케 한다. 당시 바벨론에서 예루살렘에 이르는 길은 멀고도 위험한 길이었다. 에스라는 출발 전에 '아하와강 가에서 금식을 선포하고,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겸비하여 평탄한 길을 그에게 간구하였다' (에스라8:21). 하나님은 이들의 간구를 들으셨다. '그들이 바벨론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갈 때, 하나님은 그들을 도우셔서 대적과 길에 매복한 자의 손에서 건지셨다' (에스라8:31).

 

그러나 이사야 35장의 표현과 에스라 및 느헤미야서에 나타난 포로 귀환기의 상황을 비교해볼 때, 예언에 대한 성취가 별로 만족스럽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이사야 35장 전체를 상징적인 시어(詩語)로 이해할 때만, 이를 주전 6세기의 상황과 연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도 말하였거니와, 이사야 34장의 '에돔'과 35장의 '시온'은 다분히 장래의 표상으로서 언급되었다. 그러면서도 에돔과 시온의 실제 역사와 이름은 이 예언들에서 상당히 깊은 의미를 갖게 된다. 에돔의 멸망이 문자적으로 이루어졌듯이, 이사야 35장에서의 시온에 관한 예언 또한 어느 정도는 문자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본다.

 

사실 이사야 35장은 주전 6세기의 유대인 귀환보다는 주후 1세기에 있었던 메시야 예수님의 활동 내지는 주후20세기에 들어와 일어난 유대인의 대 귀환과 이에 잇따를 유대인 구원을 통해서 성취되는 예언이다. 이런 관점에서는 '육체적 결함을 가진 자의 치료'도, '사막의 옥토화'도, '구속받은 무리의 환호성'도, 마지막에 있을 '시온의 영광'도 모두 이해가 된다. 더불어 유대인 이방인을 막론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왕권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모든 사람(교회)이 이 '시온의 영광'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사야의 예언은 일반적으로 광범위한 시대를 포괄하고 있다. 선지자 본인이 이러한 넓은 시야(視野)에 대하여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이해하였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적어도 이 예언의 말씀을 이사야 선지자에게 주신 야웨 하나님은 '처음이요 나중이신' 하나님이시므로, 결코 당신의 말씀을 혼동시키지는 않으신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안심하고 선지자들이 전해주는 하나님의 예언의 말씀을 일단은 문자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예언의 확장적 의미나 성취에 있어서는 겸손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이 지혜가 아닌가 한다.

 

이사야34-35장 전체는 이사야 1-33장을 종합하는 동시에, 그 사상과 언어에 있어서, 이사야 40-66장의 축소판과도 같다.

 


 


'논문 > 이사야서의 언약적해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사야37:1-38,위기극복  (0) 2015.02.12
이사야36장,위기  (0) 2015.02.12
이사야34:5-17,세상나라의 멸망  (0) 2015.02.12
이사야34:1-4,마지막 심판  (0) 2015.02.12
이사야33:1-24,구원  (0) 2015.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