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압의 통곡과 피난처 (15:1-16:14)
모압 족속의 운명은 이미 그들의 조상인 롯을 통하여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롯은 삼촌인 아브라함이 고향을 떠나 가나안 땅으로 이주해올 때, 함께 따라 나왔다 (창세기11:31; 12:5). 그는 얼마든지 아브라함의 복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자격을 구비한 셈이다. 그러나 그의 운명은 소돔과 고모라가 서 있는 요르단 골짜기를 택하여 아브라함을 떠나면서 비뚤어지기 시작한다 (창세기13:5-13).
롯이 풍요와 타락의 대명사인 소돔에 거주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소돔과 고모라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완전히 사멸된다. 이때 롯은 간신히 구원을 얻는다. 소돔에서 나온 롯은 어이없게도 딸들과 불륜의 관계를 맺게 되었고, 이때 큰 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모압으로서, 훗날 모압 족속의 조상이 된 것이다 (창세기19:1-38).
이스라엘 자손이 이집트를 나와 가나안 땅을 향하여 갈 때, 모압 왕 발락은 이방 선지자 발람을 돈으로 사서 이스라엘을 저주하려다 결국은 실패하고 말았다 (민수기22:1-24:25). 그 이후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정착하고 사사들이 통치하던 무렵 모압 왕 에글론이 18년간 이스라엘을 억압한 적이 있다 (사사기3:12-14).
이스라엘에 왕조가 들어선 이후로 모압은 이스라엘의 멍에를 벗어난 날이 거의 없었다. 사울의 공격에서 시작하여 (삼상14:47), 모압은 다윗의 통치하에 이스라엘에게 조공을 바쳐야만 탖다 (삼하8:2). 이러한 관계는 솔로몬을 거쳐 이스라엘 왕국의 분열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북 왕국 이스라엘의 아합 왕이 죽자 모압 왕 메사는 비로소 이스라엘에 조공 바칠 것을 거절하지만 (왕하1:1; 3:4-5), 이스라엘과 유다와 에돔의 연합군에게 패하고 만다 (왕하3:6-27). 유다 왕 여호사밧 때 모압은 암몬 자손과 일부 마온 사람과 연합하여 대군을 이루어 유다를 공격하였지만 대패하고 만다 (대하20:1-30).
이사야의 예언 중 15장에 나오는 모압에 대한 애가(哀歌)는 처절한 슬픔으로 가득차 있다. 도시마다 마을마다 통곡하는 눈물이요, 처절한 부르짖음 뿐이다. 눈 앞에 닥친 모압의 패망은 유다의 선지자 이사야에게도 마음 아픈 일이었음에 틀림없다.
모압의 도망자들을 향하여 선지자는 그들의 구원은 다윗 왕조에 굴복하는 데에 있다고 말한다 (이사야16:1). '털린 둥지로부터 흩어진 새'와 같은 이들은 마침내 예루살렘에 간곡히 피난처를 청한다 (이사야16:2-4). 왜냐하면 그 땅에서는 폭력과 파괴의 제국주의적 통치가 끝나고 다윗의 후손으로 오시는 왕 메시야께서 신실과 사랑과 공평과 정의로 다스리실 것이기 때문이다 (이사야16:4-5): "토색하는 자가 망하였고 멸절하는 자가 그쳤고 압제하는 자가 이 땅에서 멸절하였으며, 다윗의 장막에 왕위는 인자함으로 굳게 설 것이요 그 위에 앉을 자는 충실함으로 판결하며 공평을 구하며 의를 신속히 행하리라".
선지자는 다시 모압을 위한 애가로 돌아간다 (16:6-12). 한때 번창하던 포도원이 이제 완전히 망하였다는 '슬픈 포도원 노래'를 통하여 모압의 멸망을 노래하고 있다. 이상은 야웨께서 "전에" 이사야에게 하신 예언의 말씀이다 (이사야16:13). "전에"라고 함은, 아마도 '아하스 왕이 죽던 해'(이사야14:28)로 볼 수도 있겠으나, 본문에 의하여는 정확한 때를 알 길이 없다. 야웨께서는 "이제", 곧 아마도 히스기야 때에, 이사야에게 모압에 관하여 새로운 예언의 말씀을 주신다 (이사야16:14): "품군의 정한 해와 같이 삼년내에 모압의 영화와 그 큰 무리가 능욕을 당할지라. 그 남은 수가 심히 적어 소용이 없이 되리라." 하나님은 모압을 심판하시고자 '삼년'을 헤아리고 계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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