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예레미야서(구속사)

예레미야7장,실로를 보라

호리홀리 2016. 3. 30. 09:44

 유다 백성들은 악행과 온갖 가증한 일들을 범하면서도 성전이 있는 한 무사할 것이라는 미신 속에서 마침내 여호와를 무시하고 성전을 도적의 굴혈로 만들고 말았다. 강도들은 외진 곳에 은신처를 마련해 놓고 약탈을 감행하는데, 추적이 끝날 때까지 그곳에 숨어 있는 것이다. 여호와의 백성들은 바로 이러한 강도들과 같이 성전에 숨어 있다가 나와서는 다시 언약을 범하곤 하였다. 그들은 양심의 가책을 성전에서의 종교 의식을 통해 해소하고 또다시 범죄 행위를 도모하였다. 그러나 성전이 어찌 죄악의 온상이 될 수 있겠는가? 여호와께서는 자신의 거룩한 전(殿)일지언정, 그것을 파괴해서라도 그들을 찾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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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에 가서...내가 어떻게 행한 것을 보라 '실로'는 엘리 제사장 당시 여호와의 성소가 있던 곳으로서 그 당시 백성들은 이곳 실로를 중심으로 해서 여호와께 제사하였다(삼상1-4). 그러나 이 실로는 B.C.1,050년에 불레셋 군대에 의해 파괴되었다. 이곳은 에브라임 지파의 영역에 속해 있었으며 벧엘과 세겜 사이에 있었다(21:19). 하나님의 법궤는 무려 백년 이상이나 이곳에 있었으며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법궤를 빼앗겼다가 다시 반환받은 이후 다시는 실로로 돌아오지 않았다. 유다 사람들은 이 실로 사건을 통해서 예루살렘 성전 역시 예외가 되지않을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어야 하는 것이다. 비록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을 위해 '자기 이름을 두신 곳'이라 하더라도 백성 중에 죄악이 있는 한 그것이 결코 불가침의 수호자가 되지는 않는 것이다. 성전과 성전에서의 모든 종교 행사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의 귀한 수단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언약을 대체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하나님의 율법을 준수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가장 확실한 표시였다(Calvin, Harrison, Clar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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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열조에게 준 이곳에 행하겠고 - 유다의 멸망을 선포하면서 여호와께서는 그곳이 다름아닌 자신이 그들의 열조에게 준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는 (1) 여호와께서 주셨기 때문에 여호와께서 파괴시킬 수도 있음과, (2) 하나님의 은총은 열조들과의 언약에 근거한 것임을 상기시킨다. 한편, 그 당시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방 세계의 조약 문서들을 참조해보면, 우선 군주는 봉신에게 그를 위해 보여주었던 여러 가지 은혜로운 일을 지적한 다음에 봉신이 군주의 명령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을 약속했음을 볼 수 있다. 유다 백성도 이와 똑같은 과정을 거쳤다. 하나님은 그들을 애굽에서 인도하셨으며 이에 대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언약을 준수할 것을 약속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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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브라임 온 자손을 쫓아냄 같이 - '실로의 파멸'이라는 분명한 예화와 마찬가지로 예레미야의 경고를 뒷받침하는 명백한 사건이 북이스라엘이 멸망하여 포로로 잡혀간 것이었다. 그들 역시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었지만, 죄악으로 인한 결과는 상상도 할수 없었던 비극이었다. 열 지파도 아낌없이 멸망시켰는데 숫적으로 훨씬 더 열등한 유다가 과연 어떻게 그들의 죄악에 대한 심판을 피할 수 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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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지 말라 - 16절에서부터 20절까지는 유다 백성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는 가증스러운 우상 숭배를 지적하고 있다. 이 말씀은 다른 장에서도 여러번 나타나는데(11:14; 14:11), 본절에서는 세 번이나 반복되어 강조적 의미를 전달해준다. 그리고 분절에서부터 20절까지에서 지적되고 있는 죄상을 참조하건대, 이 같은 당부는 이 백성에게서 이제 회개의 가능성을 전혀 찾을 수 없음을 강조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고집스럽게 지속되는 우상 숭배에 대한 처방책은 언약의 저주 조항을 가동시키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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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얼굴에 수욕을 자취함이 아니냐 - 언약 백성 유다가 하늘 황후에 대한 제사에 몰두하는 것은 언약의 최고 주권자이신 여호와의 배타적인 권한에 반기를 드는 행위였다. 이들의 이런 도전적인 행위는 여호와께 큰 고통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상 숭배에 참여한 이들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이 닥치고 말 것이다. 결국 그들의 행위는 그들의 머리 위로 되돌아가고 만다는 것이다(Cal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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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같이 살라지고 꺼지지 아니하리라 - 이 백성의 부도덕하고 언약 파괴적인 도전행위는 결국 여호와의 심판을 초래하고 만다. 그래서 여호와의 진노의 불길이 필연적으로 부어질 것이다. , 그들은 성전을 신뢰하여 왔지만 그 성전에 하나님의 진노가 임할 것이며, 아울러 전민족과 사람과 짐승, 그리고 들나무와 땅의 소산까지 심판을 받게 된다. 이 백성은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이런 우상 숭배에 깊이 빠져 있었기 때문에 회개의 가능성이 전무한 상태였다. 우리는 훗날 이들이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 장면을 목격하고도 회개하지 않았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통해서 완고해질 대로 완고해진 그들의 심령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유다 멸망 후 일부 잔민들은 애굽으로 피난을 갔는데, 그들은 거기서도 이 하늘 황후에 대한 제사를 그치지 않았으리라 짐작된다(Thompson, Harri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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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털을 베어 버리고...호곡(呼哭)할지어다 - 29절에서부터 34절까지는 한놈의 골짜기에서 자행되었던 극악 무도한 더러운 행위에 대한 심판이라는 측면에서, 이러한 죄상에 대해서는 본절에서 말하는 것처럼 호곡해야 마땅한 것이다. 머리털을 베어버리는 것은 슬픔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미가 선지자는 유다에 임할 심판에 대해 "너는 네 기뻐하는 자식으로 인하여 네 머리털을 깎아 대머리 같게 할지어다"(1:16)라고 선포하였다. 한편 '머리털'에 해당하는 '네제르''화관', '왕관', '면류관'이란 뜻도 있는데, 이는 머리카락이 면규관으로 여겨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나실인의 머리 카락에 비교해서 살펴보면, 나실인은 여호와께 헌신하였음을 나타내는 표로서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았으며, 이들이 머리털을 베어버리는 것은 헌신을 포기하였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그 당시 유다 사람들이 하나님께 헌신하는 것을 포기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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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증한 것에 대한 원어는 '쉬쿠츠'로서 구약에서 약 28회에 걸쳐 쓰인다. 대부분 이 말은 제사나 예배와 관련하여 하나님을 모욕하고 더럽히는 모든 것을 지칭하였다. 그런데 유다인들은 여호와의 이름으로 일컬음받는 성전에 그 더러운 것들을 두었던 바, 이 같은 행위는 여호와를 모독하는 최고의 행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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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놈의 아들 골짜기에 도벳 사당을 건축하고 - 성전의 악행 이외에 또 다른 더러운 행위들이 지적되고 있다. '힌놈의 아들 골짜기'란 곳은 예루살렘 남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들은 거기에 '도벳'이란 사당을 건축하였다. '도벳'이란 이름은 '태우는곳'을 의미하는 아람어에서 유래된 것 같다. 이곳에서는 사람을 제물로 바쳐 태워 죽인 바가 있는데, 아하스와 므낫세 통치 기간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왕하16:3; 17:31). 이처럼 인간을 제물로 바쳐 태우는 끔찍한 관행은 몰렉 신에 대한 제사와 관련이 있는 절차였다(18:21; 20:2-5; 왕하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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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이르면 이 곳을...살륙의 골짜기라 칭하리니 - 이는 반역된 무리들이 모조리 살육당해 이곳에 버려질 것임을 예언한 것으로 이해된다. 아마 그들의 시체를 모두 매장할 수 없기 때문에 그곳에서 시체들을 태워버리거나 또는 썩은 고기를 먹는 짐승의밥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19:6-15에서는 이 말이 반복되고 있으며 그 의미를 더욱 상세하게 설명한다. 한편, 이처럼 특정한 대상에다 의미 심장한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에언적 상징으로서 사1:26; 56:7; 58:12; 60:14; 61:3,6; 62:4,12 등에서도 나타난다(D.R. J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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