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마태복음

마태복음 25:14-30,착하고 충성된 종

호리홀리 2015. 5. 5. 09:40

마 25:14-30
 
    마 25:14-30은 유명한 달란트 비유이다. 이것은 천국비유이다 (본문이 마 25:1에서 시작된 "천국은 마치 ..."에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 본문을 잘 알기 위해서는 사용된 단어들을 이해하고 (예를 들어 달란트의 규모), 역사적 배경을 고찰하는 것 (예를 들어 고대세계에서 종의 위치)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구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면적으로 볼 때 이 비유는 어떤 주인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달란트를 맡겼다는 것 (14-15), 종들이 자신들에게 맡겨진 달란트에 대하여 어떤 반응을 보였다는 것 (16-18), 여행에서 돌아온 주인이 종들과 회계를 하였다는 것 (19-30)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세 가지 내용은 언제나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 순서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 비유의 구성을 잘 이해하려면 여기에 머물지 말고 두 가지 층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층은 이 비유를 말씀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예수께서는 이 비유를 처음부터 은혜롭고 긍정적인 생각에 기반을 두고 말씀하셨다. 이 비유가 예수의 은혜롭고 긍정적인 생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실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1) 일을 잘한 종 두 명과 일을 잘못한 종 한 명
  예수께서는 비유 속에 의도적으로 세 명의 종을 등장시키셨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일을 잘한 종과 일을 잘못한 종의 비율이다. 예수께서는 일을 잘한 종 두 명과 일을 잘못한 종 한 명을 말씀하신다. 말하자면 종들 가운데서 3분의 2는 일을 잘하고, 3분의 1이 일을 잘못했다는 것이다. 일을 잘못하는 종들이 없을 수는 없으나 일을 잘하는 자가 더 많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비율로 비유를 말씀하시는 것은 예수께서 일을 잘하는 종이 일을 잘못하는 종보다 많기를 바라는 심정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이 비유에서 일을 잘못한 한 달란트의 종에게 초점을 두고, 칭찬 받은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의 종들을 들러리처럼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예수께서는 이 비유를 듣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받을 때 하나님의 뜻과 다르게 잘못 반응하는 사람들보다는 하나님의 뜻에 알맞게 잘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기를 바라셨던 것이다.

(2) 곱절을 남긴 일곱 달란트와 그대로 남은 한 달란트
  그런데 예수께서 이 비유를 처음부터 은혜롭고 긍정적인 생각을 기반으로 말씀하신다는 것은 예수께서 의도적으로 많은 것을 맡은 종들이 일을 잘하고, 적은 것을 맡은 자가 일을 잘못한 것으로 말씀하시는 데서 잘 나타난다. 곱절의 이득을 얻은 것은 일곱 달란트이고, 그대로 남은 것은 단지 한 달란트 뿐이다. 만일에 예수께서 거꾸로 한 달란트를 받은 종은 한 달란트를 남겼는데,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를 받은 종들은 아무런 소득을 남기지 못한 것으로 비유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예수께서 많이 맡은 자들이 일을 잘하고 적게 맡은 자가 일을 못한 것으로 비유하는 것은 많은 것을 맡은 자들이 일을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보여준다. 예수께서는 이 비유를 듣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받을 때 적은 것을 가지고도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보다는 많은 것을 받아 큰 효과를 내기를 바라셨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일을 못하는 사람보다는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을, 소득이 없는 달란트보다는 소득이 있는 달란트가 더 많을 것을 바라는 은혜롭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이 비유를 말씀하신다. 바로 이러한 예수의 마음은 비유가운데 나오는 주인의 마음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래서 이 비유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주인의 마음을 살펴보아야 한다.

(1) 달란트와 종
  주인은 여행을 떠나면서 아무런 조건 없이 종들에게 "자기의 소유를 맡겼다" (14). 고대근동에는 세 가지 종류의 재산이 있었다. 이동할 수 없는 재산, 이동할 수 있는 재산, 살아있는 재산이 그것이다. 마지막에 언급된 재산은 다시 살아 있으나 말 못하는 재산인 가축과 살아 있으면서 말하는 재산인 노예로 나누어진다. 이렇게 볼 때 종은 밭떼기나 짐짝이나 가축과 같은 재산에 지나지 않았다. 종은 비참한 존재였다. 그런데 주인은 이와 같이 비참한 종들에게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를 맡겼다. 사실상 주인이 종들에게 맡긴 금액은 상당한 것이다. 한 달란트는 6천 데나리온이다. 보통 한 데나리온은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므로 (마 20:2 참조) 한 달란트는 6천 일에 해당하는 급료이다. 한 달란트는 대략 20년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다. 그렇다면 다섯 달란트는 일평생 노력해야 얻을만한 금액이며, 두 달란트는 반평생 수고해야 얻을 수 있는 금액이다. 주인은 짐짝과 같이 비참한 종들에게 평생을 쓸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돈을 맡겼던 것이다. 이 비유에서 극한 비참함과 극한 존귀함이 대조되고 있다. 그런데도 주인은 이러한 상당한 금액을 "작은 일" (21,23)이라고 부른다. 바로 여기에 주인의 은혜가 있다! 주인은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하여 이처럼 비참한 종들에게 이처럼 엄청난 금액을 맡겼을까? 그것은 신뢰이다! 이것은 주인이 종들을 아주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인의 신뢰는 종들에 대한 은혜이며 긍정이다. 주인이 한 달란트 맡은 종을 책망한 이유는 남긴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주인을 잘못 이해하였기 때문이다 (24-27). 한 달란트 맡은 종은 주인의 은혜롭고 긍정적인 신뢰를 무시하였던 것이다.

(2) 칭찬과 초청
  그런데 주인은 종들의 능력을 알지도 못한 채 터무니없이 마구 맡긴 것이 아니다. 주인은 "각각 그 능력대로" (15) 재물을 맡겼다. 어떤 종은 다섯 달란트를 맡을만하고, 어떤 종은 두 달란트를 맡을만하며, 어떤 종은 한 달란트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을 주인은 알고 있었다. 이것은 주인이 종들의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인은 종들의 능력을 따라 할 만한 일을 맡긴 것이다. 그러나 주인은 능력대로 차별적으로 달란트를 맡긴 것과는 달리 칭찬할 때는 동일한 내용으로 칭찬을 하였다. 다섯 달란트를 맡았던 종에게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21)고 말한 주인은 두 달란트를 맡았던 종에게도 똑같이 말하였다 (23). 이것은 주인이 한 달란트를 맡았던 자에게도 동일한 것을 말하려고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록 주인 종들에게 달란트는 다르게 맡겼어도 칭찬은 똑같이 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종들을 신뢰하여 달란트를 맡기는 것도 은혜라면 종들을 동일하게 칭찬하는 것도 은혜이다.
  게다가 주인은 신뢰와 은혜를 깨달은 종들에게 많은 것을 맡기며 즐거움을 안겨줄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21,23). 물론 주인은 한 달란트를 맡았던 종이 주인을 오해하였을 때 책망과 처벌을 내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필요에 따라서 한 달란트를 맡았던 종에게 주어진 책망과 처벌을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기 전에 앞의 착하고 충성된 종들의 실천과 그들에 대한 칭찬을 먼저 강조해야 한다. 주인은 본래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종들을 칭찬하기 위한 것이지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인은 종들에게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21,23)라고 칭찬할 것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그 종들이 참여할 "즐거움" (21,23)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처럼 주인은 종들에 대하여 은혜롭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도입: 천국이란 무엇인가? 달란트 비유에서 보면 천국은 종들에 대한 주인의 마음으로 표현된다. 이런 의미에서 주인은 하나님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달란트 비유에서 하나님을 상징하는 주인의 마음은 무엇인가?

1. 주인의 신뢰: 무엇보다도 주인의 마음은 종들에게 달란트를 맡긴 것에서 나타난다. 종들은 비참한 존재인 반면에 달란트는 엄청난 금액이다. 비참한 존재인 종들에게 엄청난 금액인 달란트를 맡긴 것은 주인이 종들을 신뢰하였기 때문이다. 천국은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신뢰로 시작된다 (딤전 1:12-14에 나오는 바울의 고백을 참조하라).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신뢰를 저버리지 말고 충성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2. 주인의 은혜: 주인은 종들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는 재능대로 각각 다르게 달란트를 맡겼다. 그러나 주인은 종들에게 다르게 달란트를 맡겼지만 결국 똑같이 칭찬을 하였다 (셋째 종이 이 칭찬을 받지 못한 것은 주인의 신뢰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이것은 주인의 은혜이다. 마찬가지로 천국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있다. 하나님의 은혜 앞에서는 더 큰 자도 없고 더 작은 자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에 깊이 감사해야 한다.

결론: 주인이 종들에게 달란트를 맡긴 것은 그들을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시키기 위함이었다. 하나님께서도 우리를 신뢰하시고 은혜를 베푸시면서 즐거움에 참여시키기를 원하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즐거움에 참여할 것을 바라보면서 하나님을 위하여 힘차게 인생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