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강좌/쿰란 공동체의 사본들

감사 시편

호리홀리 2015. 3. 9. 15:18

감사 시편

 


 

바리새파 및 사두개파의 사상과 예루살렘의 성전을 거부하고 쿰란과 같은 외딴 유다 광야 지역에 들어와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던 엣센파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기도는 아주 중요한 예배 형태일 수 밖에 없었다. 성전에서 희생 제물을 드리는 것이 주요 예배 의식이었던 대부분의 주류 유대인들과는 달리, 광야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성경 공부와 찬송과 기도로서 자신들의 주된 예배 의식을 삼아야 했던 것이다. 따라서 쿰란에서 발견된 이들 공동체의 문헌들 가운데 예배용 시편 내지 기도서도 적잖이 찾아볼 수 있다.

 


 

'감사 시편'(Thanksgiving Psalms)은 히브리어 이름을 그대로 음역하여 '호다요트(Hodayot)'라고도 부르는데, 이러한 예배용 시편 내지 기도서 문헌 중 대표적인 것이다. 이 '감사 시편'은 부분적으로는 구약 성경(정경)의 시편, 그중에서도 특별히 감사를 주제로 하는 시들과 비슷하다. 동시에 이 '감사 시편' 중에는 성경에서 찾아볼 수 없는 내용들도 들어 있다.

 


 

'감사 시편'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일인칭 단수를 주체로 하는 시들이요, 다른 하나는 일인칭 복수를 주체로 하는 시들이다. 전자에는 개인적인 삶의 경험, 고난, 하나님의 은혜 등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후자에 있어서 주체가 되는 '일인칭 복수'는 아마도 쿰란 공동체를 전체적으로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내용면에 있어서 '감사 시편'은 전반적으로 쿰란 공동체의 사상을 반영해주고 있다.

 


 

'감사 시편'과 관련하여, 하나의 예배용 시편 내지 기도서 문헌으로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11QPsa라고 불리는 두루마리이다. 1956년 쿰란의 제11번 동굴에서 다른 몇 가지 사본들과 더불어 시편 사본들도 발견되었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이 두루마리이다. 11QPsa는 맛소라 성경의 시편중 40 편의 시와 다른 시들을 담고 있으며, 순서에 있어서도 맛소라 성경과 차이점을 보인다. 이것은 11QPsa가 순수하게 성경을 베낀 성경 사본이 아니라 예배를 위해 재편집한 예배 의식용 시편임을 의미한다. 일테면 찬송가 뒤에 나오는 교독문과 비슷한 성격의 것인 셈이다. 흥미있는 사실은 11QPsa에 맛소라 성경(정경)에는 나오지 않지만 칠십인역에는 등장하는 시편 제151편과 비슷한 내용의 시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 시를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이새의 아들 다윗에게 속한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