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신명기의 언약적해석

신명기4:1-40,언약법

호리홀리 2015. 4. 6. 13:16

4. 장소(29절)




모세가 이스라엘에게 권면할 때 그들은 “벧브올 맞은편 골짜기”에 머물고 있었다(29절). 벧브올은 요단강 동쪽 여리고 맞은편, 비스가산과 연결되는 와디에 위치한 곳으로 보인다. “벧브올의 맞은편 골짜기”는 시내산 언약이 갱신되는 모압 평지이다.

        

5. 약속의 땅에서 지켜야 할 것(4:1-40)

        

어떤 학자들은 4:1-40을 역사적 서언에 포함시키지 않는다.그러나 4:1-40은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에 정착한 것을 전제하고 있으며, 그들이 준수해야 할 사항은 여호와와의 언약 관계로 인한 이스라엘의 유일성과 연관 있다. 그러므로 언약 규정들(5~26장)을 언급하기 전에 이스라엘의 유일성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히타이드 봉신조약에 비추어 보아도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히타이트 봉신조약의 역사적 서언에 종주와 봉신과의 역사적인 관계를 언급한 후, 봉신이 신실하길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봉신이 보관하는 조약 문헌에도 봉신이 종주와의 관계를 회고하는 역사적 서언에서 충성을 맹세하기도 한다. 고대 근동의 봉신조약에 비추어 신명기 4:1-40을 역사적 서언에 포함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그 구조는 다음과 같다.




  A 규례와 법도를 듣고 준행하라                       1-4              

      B 토라를 지킴으로 인한 이스라엘의 유일성          5-8      

          C 호렙에서 경험한 것을 잊지 말라               9-13            

              D1 여호와를 형상화하는 위험                 14-20

                 D2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는 모세       21-22    

              D1' 여호와를 형상화하는 위험                23-24

         C' 여호와의 형벌과 이스라엘의 회복               25-31            

      B' 이스라엘을 위한 여호와의 유일성                  32-38    

  A' 규례와 명령을 지켜라                               39-40                    




모세는 이스라엘에게 여호와의 규례와 법도를 듣고 준행하라고 촉구(A, A')하는 틀 안에 자신은 여호와의 진노로 인해서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지만 이스라엘은 그 땅을 얻을 것이라는 내용을 구심점(D2)으로 삼는다. 다시 말해서 언약의 중재자인 모세 자신이 이스라엘과 함께 약속에 땅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 원인과 사실을 상기시킴으써,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에서 여호와의 축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여호와를 올바로 섬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이스라엘이 지켜야 하는 토라(규례와 법도)는 이스라엘로 하여금 지식과 지혜에 있어서 다른 민족들보다 뛰어나게 할 것이요, 그들이 기도할 때마다 여호와께서 그들과 함께 하시므로 이스라엘은 민족들 중에서 유일무이한 백성이 될 것이다(B). 이것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구출하셔서 언약을 맺으시고 약속의 땅을 기업으로 얻게 하시고 그 땅을 누리게 하시는 이스라엘을 위한 여호와의 역사와 평행을 이룬다(B'). 민족들 중에 이스라엘의 유일한 위치는 그들이 호렙에서 겪은 것과도 연관이 있는데 언약을 맺을 때 이스라엘은 종주이신 여호와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소리만 들었다(C). 그러므로 여호와를 섬김에 있어서 아무 형상도 만들지 말아야 한다(D1, D2, D1'). 만일 호렙에서 경험한 것을 잊고(C) 여호와를 형상화하여 우상 숭배에 빠지게 되면 열국 중에 흩어져서 사람의 손으로 만든 우상을 섬기게 될 것이나 거기서 여호와를 전심으로 찾게 되고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C').




1) 규례와 법도를 듣고 준행하라(A. 1-4절)




모세는 이스라엘의 주의력을 집중시키면서(התע), 그가 이스라엘에게 가르치는 규례(םיקח)와 법도(םיטפשׁמ)는 5~25장에 나오는 언약 관계의 기초인 토라를 가리키며, 그것을 행하라고 촉구한다(1절 상).이 언약의 규정을 순종하는 목적은 세 가지이다(1절 하). 즉, 이스라엘이 살고 약속의 땅에 들어가고 그것을 소유하기 위함이다  이스라엘이 “살기 위한” 목적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고 그것을 소유하는 데 기초가 된다. 모세는 이렇게 살지 못하고 (이와 반대로 모세는) “이 땅에서 죽게 된다”(22절). 이것은 이스라엘의 한 국가로서의 생명은 언약의 규정을 순종하는 여부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강하게 가르친다. 이스라엘은 오직 언약의 규정을 순종함으로써 그 땅을 소유하게 될 것이므로 언약의 규정, 곧 토라에 더하거나 빼거나 해서는 안된다(2절). 언약의 규정을 순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하기 위하여, 모세는 이스라엘이 직접 목격한 사건을 언급튕?다(3절). 바알브올에서 이스라엘 중 많은 사람들이 이방 종교의 관능적인 의식에 빠지므로 멸망당했던 이 사건은 민수기 25:1-5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아마 이 의식은 바알 신에게 경의를 표하는 종교적인 예식의 맥락에서 행해졌던 것 같다.그러나 여호와와의 언약 관계를 유지하여 지금까지 살아 있는 세대(4절)는 살아서 약속의 땅에 들어가게 된다.




2) 토라를 지킴으로 인한 이스라엘의 유일성(B. 5-8절)




모세가 이스라엘에게 약속의 땅에서 지켜야 할 언약의 규정(규례와 법도, 1절)을 가르치는(5절) 목적은 이스라엘이 위대한 민족이 되게 하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위대함은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언약 규정인 토라를 적용한 결과로 얻게 되는 지혜와 지식과 이스라엘과 함께 하시는 여호와의 임재에 기인한다(6-7절). 언약의 맥락에서 토라 그 자체가 그 어떤 법과 다른 독특한 것이고 공의로운 이유는 토라의 근원이 여호와이기 때문이다(8절).




3) 호렙에서 경험한 것을 잊지 말라(C.  9-13절)




모세는 이스라엘이 호렙에서 언약을 맺고 여호와께서 친히 쓰신 언약의 기본 규정(십계명)을 두 돌판에 받을 때 불과 검은 구름 가운데서 나오는 소리만 들었을 뿐이지 아무 형상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11-13절) 이것을 잊지 말라고 경고한다(9절). 호렙에서의 여호와의 현현은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에 사는 날 동안 그들의 자손들에게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을 배우게 하려는 교육적인 목적이 있다(9-10절).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은 언약 규정을 지킴으로써 되는 것이므로 호렙에서 나타난 여호와의 현현에 뒤이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약속의 땅에서 행할 규례와 법도(4:1 참고)를 가르치라고 명령하신다(14절).




4) 여호와를 형상화하는 위험(D1. 15-20절)




문맥 상 15-20절은 우상숭배를 금한 것이 아니라 여호와를 형상화하지 말라는 경고이다. 이 경고는 이스라엘이 호렙에서 경험한 여호와 현현(4:11-13 참고)에 기초하고 있다(15절). 고대 근동의 신들은 남신들과 여신들로 구성되어 있고, 때로는 짐승의 형상으로 묘사되며, 천체들도 신으로 섬김을 받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구출해내신 여호와는 어떠한 피조물의 형상으로도 표현될 수 없다(16-20절).




5)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는 모세(D2. 21-22절)




여호와를 형상화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D1, D1') 사이에 모세는 자신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여호와의 금령을 회고하면서 스라엘에게 약속의 땅에서 여호와를 올바로 섬길 것을 강조한다.




6) 여호와를 형상화하는 위험(D1'. 23-24절)




15-20절의 주제가 계속 이어진다. 여호와를 어떤 형상으로 표현하는 것은 언약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서 여호와는 ‘질투하시는 하나님’으로 표현된다(24절). 형용사 “질투하시는”의 어원은 Piel 동사 אנק로부터 파생되었다. אנק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데, 전자의 경우 “상대방의 이익을 위해서 열심히 옹호한다”는 뜻이고, 후자의 경우는 “분개한다”는 뜻이 있다.이 두 가지 의미가 “여호와는 질투하시는 하나님“이라는 표현에 모두 반영되어 있다. 여호와의 질투는 우상을 향한 것이 아니라, 그의 불충한 언약 상대인 이스라엘에게 있다. 이 질투는 언약 상대인 이스라엘과의 관계에서 어떤 누구도 여호와와 동등할 수 없다는 여호와의 주권과 연관된다.이스라엘의 종주이신 여호와께서 그의 봉신을 열심히 지지하시는 이유는 이스라엘의 번영을 위함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언약을 어기게 되면, 여호와는 그만큼 분노하시는 것이다.

언약은 이스라엘을 향한 여호와의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이 언약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스라엘은 사랑으로, 충성으로 응답해야 한다. 언약을 맺을 때 이스라엘은 아무 형상도 보지 못했는데 여호와를 형상화하는 것은 언약을 어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이 여호와를 형상화하면 종주이신 여호와는 “소멸하는 불과 질투하시는 하나님”으로 응답하실 것이다.




7) 여호와의 형벌과 이스라엘의 회복(C'. 25-31절)




만일 이스라엘이 15-20절과 23-24절에 언급된 언약의 기본적인 조건에 순종하지 않으면(25절) 주어질 하나님의 형벌에 대해서 하늘과 땅이 증인으로 불려진다(26절). 고대근동에서 두 국가 사이에 조약을 세울 때, 쌍방의 협정을 위하여 신들을 주로 증인으로 세운다. 그러나 때로는 하늘과 땅, 그리고 강들과 바다와 산들이 증인으로 부름받기도 한다. 만일 이스라엘이 언약에 충실하지 않고 아무런 형상이 없는 여호와를 형상화하게 되면, 언약 공동체의 생명이 길지 못하고 전멸될 것이라는 경고에 대해 하늘과 땅이 증인으로 부름을 받는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다른 민족들 중에 흩어질 것이며(27절), 인간이 만든 우상을 섬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신다(28절). 그러나 그곳에서 이스라엘이 여호와께 돌아오면, 그가 그들을 받아주시고 이스라엘은 여호와의 말씀에 청종하게 될 것이다(29-30절). 왜냐하면 여호와는 신실하시므로 이스라엘이 여호와를 버려도 여호와는 그들을 멸하지 않으시고 그들의 조상들과 맺은 언약을 잊지 않으시기 때문이다(31절). 다시 말해서 이스라엘이 여호와의 봉신으로 회복되는 것은 종주이신 여호와께서 족장들과 맺은 언약을 잊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여기서 생기는 의문은, 언약을 어겼을 때 올 수 있는 여러 가지 형벌(신명기 28장; 레 26장 참고) 중에서 유독 이방 땅으로의 추방과 그곳에서 인간이 만든 우상을 섬기는 형벌만 역사적 서언에 언급된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역사적 서언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행하신 일들을 나열하여 상기시킴으로써, 이스라엘이 앞으로 정복하게 될 약속의 땅에서도 여호와와의 언약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충성하라고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 얼마 전에 경험한 요단 동쪽 지역을 점령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진술하는 이유도 그러한 목적 때문이다. 즉, 여호와께 순종하기만 하면 약속의 땅에서의 정복 전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 여호와의 언약 규정을 충실하게 지키도록 고무하는 것이다. 그렇게 이스라엘이 언약의 규정들을 지킴으로써 약속의 땅을 얻게 되었을지라도 그 땅에서 살면서 언약을 잊고 가나안 종교의 영향으로 종주이신 여호와를 어떤 형상으로 만들어 섬기게 되면, 여호와께서 정복하도록 친히 도우신 그 약속의 땅에서 내쫓길 것이며, 인간이 만든 신들을 섬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것은 약속의 땅에서, 아무 형상이 없는 여호와를 언약의 규정들을 지킴으로써 섬기는 것과 완전히 상반된 형벌이다. 이러한 형벌에 대한 언급은 약속의 땅을 소유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 아니고 그 후에 그 약속의 땅에서 언약의 축복을 누리기 위해서도 계속 언약의 규정들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이스라엘에게 여호와께 끝까지 충성할 것을 또 다른 측면에서 촉구하는 것이다. 4:21-22에서 모세 자신이 끝까지 충성하지 못하여 약속의 땅에 들어 갈 수 없음을 언급한 것도 역시 이스라엘에게 끊임없는 충성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8) 이스라엘을 위한 여호와의 유일성(B'. 32-38절)




이스라엘이 토라를 지킴으로써 민족들 중에 뛰어나게 된다는 사상(B)과 이스라엘을 위해 여호와께서 행하신 일들을 통해 확인되는 여호와의 유일성이 비교된다. 호렙에서 이스라엘에게 불 가운데 언약을 주신 것(33, 36절)과 그들을 이집트에서 구출하신 것(34, 37절)은 이스라엘로 하여금 여호와 외에는 다른 신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35절), 이스라엘보다 강대한 민족들을 멸하고, 이스라엘에게 그들의 땅을 주기 위함이다(38절). 다시 말해서,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하신, 그리고 하실 사역은 다른 신들이 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것이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이스라엘도 다른 민족들 중에서 유일무이한 백성이다.




9) 규례와 명령을 지켜라(A'. 39-40절)




여호와와의 언약 관계 속에서 이스라엘이 명심해야 할 것은 그러한 유일무이한 관계가 오직 여호와와 맺어진 것이며 다른 신들과 맺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39절). 다시 말해서, 이스라엘의 종주는 여호와이시며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에서 번영을 누리고 장수하기 위해서는 여호와의 언약 규정을 지켜야 할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40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