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사도행전

사도행전의 이방선교

호리홀리 2015. 3. 30. 18:49

 베드로의 고넬료와의 만남은 복음전파와 기독교회의 발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전기(轉機)가 되었다. 이전까지 사실 베드로는 이방인과의 접촉조차 꺼려했던 전형적인 유대인이었다. 그리하여 비몽사몽(非夢似夢) 간에 나타난 환상을 통하여 하나님이 잡아먹으라고 명한 짐승들을 '속되고 더럽다'는 이유로 거절하였다. 나중에 깨달은 바에 따르면, 베드로가 '속되고 깨끗지 않다'고 간주한 짐승들은 결국 고넬료로 대표되는 이방인들을 가리킨 것이었다. 고넬료의 집에 가서 비로소 그 사실을 깨달은 베드로는 마침내 '내가 참으로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를 취하지 아니하시고 각 나라 중 하나님을 경외하며 의를 행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받으시는 줄 깨달았도다'(행 10. 34-35)고 밝히고 있다. 하나님의 의도를 파악한 베드로는 그후 교회 내에서 이방인의 영입(迎入)이 문제가 되어 개최된 예루살렘에서의 사도회의에서(행 15장)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하여 담대하게 이방인의 영입을 주장하게 되었고, 이에 동조한 주의 형제 야고보의 도움으로 교회의 허락을 받게 되었다. 결국 베드로의 고넬료와의 만남은 이방인 전도의 공식적 인정과 연결되면서, 기독교회의 진로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전기가 되었던 것이다.

   베드로에 의해 다듬어진 이방인 전도의 토대 위에서 본격적으로 복음전도를 시행한 전도자가 바로 바울이었다. 주지하다시피, 바울은 바나바와 함께 안디옥 교회의 파송을 받아 삼차에 걸쳐 선교여행을 감행하였다. 그 선교여행의 내용을 살펴보면, 일차 여행에서 사도 바울은 바나바와 함께 소아시아의 갈라디아 지방의 네 도시, 즉 더베, 루스드라, 이고니온, 비시디아 안디옥을 중심으로 복음을 증거하였고(행 13-14장), 이차 여행에서는 실라와 함께 갈라디아 지방에 교회들을 재 방문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다 유럽으로 건너가 빌립보, 데살로니가, 베뢰아와 아가야 지방의 아덴과 고린도 등을 지나 에베소를 경유하여 예루살렘을 들렸다가 다시 안디옥으로 돌아온다(행 15.36-18.22). 삼차 여행에서 바울은 다시금 갈라디아 지방의 교회들을 재 방문하고 에베소에서 약 삼 년을 보낸 후, 유럽의 교회들을 역시 재 방문하고, 그 다음 여러 교회들로부터 헌금을 모아 갖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온다(행 18.23-21.17). 이런 삼차에 걸친 선교여행이 끝난 후 바울은 죄수로 체포되어 가이사랴에서 2년 동안 옥살이를 하면서 로마 총독 벨릭스와 베스도, 그리고 아그립바 왕과 버니게 앞에서 변증하다가, 네로의 법정에 호소한 까닭에 죄수의 처지에서 로마로 압송되어 가게 된다(21.18-28.31). 이러한 바울의 선교여행을 종합해 보면, 일차 여행은 주로 갈라디아, 이차 여행은 갈라디아와 유럽, 삼차 여행은 갈라디아와 에베소 그리고 유럽을 무대로 하여 전개되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바울의 선교여행을 통하여 누가는 복음전도를 방해하는 많은 역경과 장애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어떻게 이방 지역에 널리 증거되었는지를 밝히고 있다. 바울의 선교활동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위에서 잠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도 바울이 이방인의 사도로서 이방인만을 위하여 사역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바울은 어느 곳에 가든 먼저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고 그들이 그 복음을 거절할 때 비로소 이방인에게로 나아갔던 것이다(행 18.6-7). 그러나 그 과정에서 사실상 많은 유대인들이 주께로 돌아와 믿음을 갖게 되었다(비시디아 안디옥 - 행 13.43; 이고니온 - 행 14.1; 에베소 - 행 19.10, 17-18). 따라서 바울의 전도는 유대인을 일방적으로 배척한 것이 아니라 유대인들 가운데서 참 하나님의 백성을 솎아내는 작업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결과적으로 사도행전에서 베드로와 바울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선교활동을 통하여 드러나는 것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눅 2.10)인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갈릴리에서 시작되어 예루살렘과 유대 지방을 거쳐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전파되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당시 복음을 증거했던 전도자들이 이 두 사람으로 한정될 수는 없을 것이다. 누가가 기록은 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다른 사도들 역시 나름대로 받은 바 사명을 위하여 여러 지역에서 복음을 증거하였을 것이다.
이런 견지에서 볼 때 누가가 초대교회의 역사 전체를 보여주기 위하여 사도행전을 기록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누가는 복음서를 쓸 때와 마찬가지로 자료의 선택과 배열을 통하여 자신이 의도한 바를 표현하고자 하였으며, 이런 맥락에서 두 사도를 중심으로 하여 그의 두 번째 책을 기록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요컨대, 누가는 유대와 사마리아에서 주로 활동한 베드로를 사도행전의 전반부에서 소개하고, 후반부에서 소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로마로 이어지는 선교활동을 편 바울의 사역을 소개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온 세계에 편만(遍滿)하게 증거되었음을 보여주고자 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신약 > 사도행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울의1,2차 선교여행  (0) 2015.03.31
사도행전9장,땅끝까지  (0) 2015.03.30
사도행전8장,사마리아와 땅끝까지  (0) 2015.03.30
사도행전 1장 8절,그리스도의 지상명령  (0) 2015.03.30
사도행전   (0) 201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