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사사기(구속사)

사사기의 현대적적용

호리홀리 2015. 3. 30. 18:13

(1) 세상과 타협하는 세속화(secularization)의 문제이다.

 하나님은 그의 백성들에게 결코 현지인과 평화언약을 도모하지 말고, 상호관계나 혼인을 하지 말도록 금지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대치관계가 가져오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그들은 하나님의 명령보다 현실과의 타협을 선택하였다. 한국교회는 부분적인 실패에도 불구하고 60년대초까지는 세상과의 구별을 통한 성별성의 유지를 중시하였다. 그러나 그후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은 부와 명예를 추구하기 시작했고, 이는 세상과의 대립보다는 타협을 수용했음을 의미한다. 기복신앙이 교회의 주류를 이루게 되고, 교회들은 대형화와 기업화를 추구하면서 개교회의 명예와 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개교회성장주의라는 집단적 이기주의에 기초한 교회성장은 한 때 급성장을 이루었으나, 동기의 그릇됨은 얼마가지 않아 성장을 중지시키면서 감소를 우려하는 상황을 초래하였으며, 계속적인 전국민 복음화의 열정은 점차 사라지고 개교회의 영광만을 추구하여 국내 복음화보다는 사치성있는 과시적 해외 선교운동으로 모든 관심이 쏠리게 만들었다. 60년대 독재와 함께 시작된 경제열풍은 교회를 복속시켰고, 순수한 복음적 열정보다는 과시적 사업을 추구하게 만들었다. 개교회의 영광과 성장을 추구하는 교회에서는 자연히 권징이 사라지고 교리적 및 윤리적 탈선을 방관하게 되었으며, 이는 불신결혼이나 이혼풍조, 불의와 부정 등을 묵인하거나 수용하게 만들었다. 이스라엘인들의 실패와 매우 유사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가나안인들의 유연한 접근에 넘어가 타협적 자세를 취하게 되었으며, 그들의 문화를 수용하고 그들과 결혼하며 하나가 되어갔다. 하나님은 기드온을 통하여 물량주의를 반대하고 가나안정복에는 세속화된 다수가 아니라 신앙적 정예가 필요함을 가르쳐 주시며, 지역주의와 인맥을 내세우며 왕이된 아비멜렉의 응징을 통하여 일부 정치인들의 지역주의 논리에 희생된 교회지도자들의 파벌싸움을 책망하신다. 19-21장의 미스바집회는 이스라엘의 회복을 위해서는 윤리적 타락을 회개하고 그들 중에서 악을 제거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함을 가르치며, 또한 미스바의 연합에 참여하지 않은 야베스길르앗의 전멸은 분파주의가 관용될 수 없음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한국교회는 복음적 대연합을 이룩하여야 한다

 

(2)혼합주의(syncretism)의 문제이다.

하나님은 그의 백성들에게 가나안의 모든 재래종교들을 철저히 부정하고 단을 헐라고 명령하였으나, 그들은 바알, 바알브릿, 아세라, 아스다롯 등 가나안의 신들과 "아람의 신들과 시돈의 신들과 모압의 신들과 암몬자손의 신들과 블레셋사람의 신들"을 섬기며 하나님과 그들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종교적 타락을 범하였다. 한국교회는 초기에 한국 재래종교에 대한 엄격한 배척과 정죄의 절대 비타협적 입장을 취하였으나, 신비주의를 수용하면서 점차 혼합주의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정치적인 압력에 굴복한 신사참배나 오늘날 정부주도의 종교평화운동에의 참여도 교회의 입장을 약화시키는데 일조했다. 한편 최근에 일어난 과정신학과 종교다원주의는 이러한 타협과 타락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가장 교회의 종교적 혼합을 유발시킨 것은 역시 기복주의라는 이기적 종교추구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기도의 대상은 우상에서 하나님으로 바뀌었어도, 그 내용은 거의 동일한 이기적 기복일 뿐이다. 그리스도인중에도 점을 치고 궁합을 보며 제사를 드리고 고사를 지내며 풍수지리를 따르고 기사상이나 선약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신유나 이적이 있다고 하면 무조건 몰려가는 교인들이 적지 않으며, 이러한 영적 무분별성은 자연히 말세에 기사와 이적으로 성도를 미혹한다는 주님의 경고도 아랑곳하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을 결과하였다. 실로 우리는 사사기 여기저기에서 가나안종교의 영향으로 혼합된 신앙행태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한편, 현지종교의 위력에 위압되어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던 사사기적 상황이 현대 한국교회에도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 재래종교의 완전한 추방을 믿고 담대하게 전도하였으나, 오늘날 많은 기독교인들은 종교적 공존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의 대대적인 완전 복음화를 사실상 포기한 상황이 발생하였다. 전통종교의 부흥 앞에서 우리가 취할 태도는 정복한 땅을 "다시 돌리라"는 요구에 대한 사사 입다의 분명하고도 강력한 주장일 것이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같이...쫓아내셨거늘, 네가 그땅을 얻고자 하는 것이 가하냐?"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 앞에서 어떤 사람이든지 쫓아내시면, 그 땅을 우리가 얻으리라."(11.23-24) "심판하시는 하나님"(27)은 사사를 세워 가나안을 심판하고 그의 의를 실현하신다. 또한 우리는 "여룹바알" 논쟁(6.25-32)에서 재래종교의 극복논리와 용기를 배워야 할 것이다. 신약교회는 사사를 투철한 믿음의 인물로 소개하고 있으며(히 11.32-34), 사사들의 전투는 계시록의 종말론적 영전의 예표가 되고 있다.

(3) 반복적인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믿음과 소망을 강화시켜야 할 것이다.

 계속적으로 하나님의 백성은 범죄하여 이방민족에게 고통을 당하지만, 회개하고 구원을 간구할 때 하나님은 긍휼히 여겨 사사를 세워 자기 백성에게 자유와 평화를 되찾아 주신다. 그리하여 사사기는 여러개의 반복적인 패턴(cycle)으로 구성되어 있다. 10장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고심을 본다. 반복적인 타락에 "내가 다시는 너희를 구원치 않으시리라"(13)고 선언하지만, 그의 백성이 회개하고 다시 구원을 호소할 때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곤고를 인하여 마음에 근심"(16)하시고, 결국 사사 입다를 일으켜 구원하시는 것을 본다. 하나님의 은혜로 일제의 압박에서 해방된 한국교회는 여러번 하나님의 긍휼을 입어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복음화의 길을 걸어왔다. 현재 한국교회는 위기상황에 직면하였으나, 우리 가운데서 죄악을 제하고 하나님께 간구할 때 사사기적인 은총이 우리에게 임할 것이며, 타협하지 않는 담대함을 가지고 총력을 집중 할 때 다시 부흥의 불길이 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