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에스더(구속사)

에스더2장,더욱 은총을 얻었더라

호리홀리 2016. 2. 4. 11:34

 '생각하거늘'( 자카르)은 보통 '기억하다' 혹은 '고려하다'의 뜻이 있지만, 본문맥에서는 '후회하다'의 의미로 이해되기에 충분하다(Keil, 박윤선, Baldwin). 이처럼 아하수에로 왕은폐위 전과정을 생각해보면서 자신의 처사가 성급했을 뿐만 아니라 과도했었다는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 한편, 아하수에로가 와스디를 폐위시킨 것은 그의 즉위 3(B.C. 483) 째 되던 해에 일어난 일이며 에스더를 왕후로 맞아들인 때는 그의 즉위 7(B.C. 479)이었다(2:16). 이 기간 사이에 아하수에로는 그리이스 정복에 나섰다가 살라미스해전에서 대패하고(B .C. 480) 돌아왔다. 이러한 암담한 처지에 놓여 있었던 아하수에로였기에 더욱더 왕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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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들의 제안은 왕이 이미 폐위된 와스디에 대해 연민의 정을 느낀 나머지 다시 와스디를 복위시키거나, 혹은 그렇게는 하지 않더라도 폐위 사건과 관련된 신하들을 원망할 경우 그 후환이 두려웠기 때문에 이루어졌을 것이다. 만일 그들의 염려했던 바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에는 심하게는 거기에 관련된 다수의 신하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사태까지 쉽사리 예상될 수 있었다. 그래서 신하들은 빨리 다른 왕후를 세워서 왕으로 하여금 와스디에 대해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도록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왕의 시신 - '시신'(, 나아르)은 느헤미야서에서는 '종자'로 번역된 단어로서 (4:16, 22), 왕의 주변 가까이에 시립(侍立)하는 각양의 신하들을 가리킨다. 따라서 여기에는 '와스디'의 폐위를 처음 주청(奏請)했던 일곱명의 모사(1 :13-16)뿐만 아니라, 그밖의 또다른 신하들도 포함된다.

 

 왕은...아리따운 처녀들을 구하게 하시되 - 사실 일곱 모사는 와스디의 폐위와 함께 그 대신 또 다른 왕후를 선택해야됨을 왕에게 제안했었다(1:19). 특히 본문에서는 새로이 선택될 만한 왕후의 자격 조건으로서 '용모의 아름다움'에 주된 강조점이 주어지고있다. 이는 용모가 아름다웠던 와스디(1:11)를 왕으로 하여금 빨리 잊게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아름다운 용모의 소유자를 왕후로 세워야만 한다고 신하들이 간파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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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도에 관리를 명령하여 - '명령하여'(,야프케드)가 여기서처럼 사역형으로 사용될 경우(원형은,파카드) 주로 '감독으로 세우다' 혹은 '임명하다'의 뜻이 된다(왕상11:28; 왕하 25:22). 따라서 본 문구는 '각도에서 관리를 임명하여'의 뜻인 셈이다. 결국 이는 당시의 지방 관리 중 어떤 사람을 후궁선택을 위한 집행관으로 특별히 임명하는 것을 뜻할 것이다. 이처럼 특별히 관리를 세우고자 했던 까닭은 왕후 간택이라는 대사를 일사불란하게 진행시키기 위한 배려 외에도, 아름다운 딸을 후궁으로 보내기 싫어서 감출지도 모를 부모들의 비협조적 자세를 예측했기때문인 듯하다(Paton).

 

후궁 - 담으로 둘러싸여 있었던(1:5) 왕궁 지역의 북서쪽에 있었던 별채로서(Paton) 남자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었던 곳이었다. 오직 왕과 거세된 내시만이 출입 가능했었다.

 

 궁녀를 주관하는 내시 헤개의 손에 붙여 - 여기의 '궁녀'(, 나쉼)는 결혼 적령기의 처녀 혹은 젊은 기혼 여성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단어이다(31:18, 35 ;4:14). 한편, '궁녀를 주관하는'은 모집된 여자들을 감독 교육하여 왕의 후궁 혹은 더 나아가 왕후로서 적절한 여성이 되게 교육시키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내시'(, 세리스)는 거세된 환관을 뜻하며(1:10), '헤개'는 추측컨대 '아름다운 암소들을 갖고 있는'을 뜻하는 페르시아 이름 '후가오'(Hugao)의 음역인 듯하다(Paton).

 

 몸을 정결케 하는 물품을 주게 하시고 - 페르시아 왕실의 법도로는, 왕에게 나아오는 여자가 특별히 육체 '정결'의 과정을 거쳐야만 했으며 그 기간은 정확히 1년이었다(12). 여기의 '물품'은 몰약이나 향품등을 뜻한다(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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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의 눈에 아름다운 처녀 - 문자적으로 '왕의 눈에 보기에 좋은'이다. 여기서 '아름다운'(, 야타브)'기쁘게 하다'. '즐겁게 하다'의 뜻도 있다. 따라서 본문구는 '왕을 기쁘게 할 만한 처녀'로 번역될 수 있는 것이다(22:33; 18:20; 19:6, 9). 특히 이 단어가 사사기에서는 성적(性的)기쁨과 관련하여 사용되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19: 6. 9 ).

 

 왕이 그 말을 선히 여겨 - 페르시아의 전통적 법도에 따르면, 페르시아 왕은 반드시 페르시아 여자와 결혼해야만 했다(Avesta, Paton). 특히 헤로도투스는, 왕후는 반드시 당시 페르시아의 칠 대 귀족 가문 출신 중에서 선택되어야 했다고 증거하고 있다(iii, 84). 그런데도 신하들이 출신과 상관없이 모집된 모든 여자들 중에서 왕후를 택하도록 제안함으로써, 아하수에로 왕으로 하여금 선택의 여지를 보다 넓게 갖게끔 했다. 이에 따라 왕은 귀족 가문 출신 중에서 왕후를 뽑는 경우보다, 훨씬 더 용모가 아름다운 여자를 왕후로 삼을 수 있게 되었다. 왕이 신하들의 주청(奏請)을 기쁨으로 가납했던 이유 중의 하나도 거기에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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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유다인이 있으니 - '유다인'이라는 말은, 포로 후 시대에 들어와서는 한 지파 곧 유다 지파에 속한 사람만이 아닌, 이스라엘 사람전체를 가리키는 일반화된 술어로 변하였다(5:1, 17). 사실 그 때에 유다 지파와 베냐민지파 등을 제외한 나머지 지파들은 성경 역사의 무대에서 거의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더 이상 지파 단위로 분류하는 일은 필요치 않았다. 따라서 '이스라엘'이라는 말은, 당시 이스라엘 민족을 구성하던 두 지파 중 보다 인구가 많고 또 영향력이 컸던 유다 지파의 '유다라는 명칭으로 대체될 정도가 되었다.

 

 이름은 모르드개...베냐민 자손 - '베냐민 자손'은 남왕국 유다에 속했던 지파로서, 유다 멸망시 '유다 지파'와 함께 바벨론으로 끌려왔었다(1:5). 그들의 일부는 스룹바벨과 함께 팔레스틴으로 돌아왔으나, 여전히 상당수의 사람들이 바벨론 등지에 남아 있었다 한편, '모르드개'는 바벨론에 거주했던 대부분의 이스라엘 사람들의 이름처럼 히브리식이 아니다. 그이름에 대해서는 (1) 바벨론의 주신(主神) 이름인 마르둑 혹은 므로닥과 관련이 있다는 견해(Rawlinson, Baldwin). (2) '작은 사람'이라는 뜻을 갖는 페르시아 이름 '몰다케'의 히브리어 음역이라는 견해(Schultz) 등 그 기원에 대한 다른 설명이 있다.그러나 중근동 지역에 페르시아의 영향력이 미미했다고 볼 수 밖에 없었던 제1차 귀환자 당시의 귀환자 중에도 '모르드개'라는 이름의 소유자가 있었다. (2:2)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모르드개'라는 이름이 바벨론의 영향을 받은 바벨론식 이름일 가능성이 많다.

 

  

 

 느부갓네살이...여고냐와 백성을 사로잡아 갈 때 -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은 B.C.605년에 다니엘 등을 (1: 1), B.C.597년에 '여고냐'등을 (왕하 24:15; 대하36:10; 24: 1), 그리고 B.C. 586년에 시드기야 등을(왕하 25:11; 대하 36 :20; 52:30) 붙잡아 갔었다. 그런데 여기의 '여고냐'는 유다의 마지막에서 두번째 왕이었던 '여호야긴'의 또 다른 이름이다(1: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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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닷사 곧 에스더 - 여기에 대해서는 (1) '하닷사'가 본명이고 '에스더'는 왕비가 된 후 그의 용모 때문에 페르시아 사람들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었다는 견해(Schultz,Keil, (2) '에스더'가 본명이고 '하닷사'는 별칭이라는 견해(Targum)등으로 그 해석이 구분된다. 그러나 첫째, 이스라엘 민족들은 비록 그 당시 바벨론식 이름은 흔히 가졌으나 페르시아식 이름을 가졌던 사람이 드물었고 둘째, 본절에서 '에스더'라는 이름에 바로 이어 그 이름의 뜻과 걸맞는 그녀의 생김새가 묘사되고 있다는 점 등으로 볼때, 위의 두 견해 중 (1)의 것이 보다 타당하다. 그런데 '하닷사''화석류' 혹은 도금양(桃金孃) 나무'를 뜻한다. 바로 이 같은 사실에 근거하여, 어떤 유대 학자들은 사 55:13을 해석하기를 '잣나무는 모르드개, 가시나무는 하만, 화석류는 에스더, 질려는 와스디를 상징한다'고 하였다. 즉 이 유대 학자들은 사 55:13을 에스더가 유대 민족을 하만의 음모에서 구출할 것을 예언하는 구절로 보았던 것이다. 한편, '에스더는'''을 뜻하는 페르시아어 '스타라'(Stara)의 히브리어 음역인듯하다.

 

 자기 딸같이 양육하더라 - 친가 쪽의 사촌 누이를 아내로 맞이하는 일이매우 흔했던 고대 셈족의 관습에 의거하여, 모르드개가 에스더를 아내로 맞았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이 견해를 취하는 사람들은. 그 근거로서 '딸처럼 되었거늘'이라는 말과 '품에 누웠거늘'이라는 표현이 유사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나란히 언급된 삼하 12:3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하수에로의 왕후로 간택될 여자를 유부녀 중에서 구했으리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므로 본문은, 차라리 모르드개가 에스더를 자신의 양녀로 삼았음을 가리킨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스라엘인들에게 있어 양자 입양은, 하나님과 그 백성들과의 관계가 밀접한 연관을 맺는 것으로서 두루 알려져 있었다(4:22;삼하 7:14; 2:7, 8; 89:27, 28; 3:19; 3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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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의 조명(詔命) - 이는 관리를 임명하여 왕후의 자격을 갖춘 처녀들을 수산으로 모으는 일(3)과 관련된 내용이었을 것이다.

 

 에스더도 왕궁으로 이끌려 가서 - 여기서 '이끌려 가서'(, 틸라카흐)'취하다' 혹은 '선택하다'의 뜻이 있는 동사 '라카흐'의 수동형이다. 물론왕실의 명령에 따라 에스더가 후보로 지명되었다면, 일개 평민인 에스더가 마음대로 가부간의 선택을 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본문이 마지못해 강제적으로 왕궁으로 끌려가는 에스더의 모습을 묘사한다고는 볼 필요가 없다(Baldwin). 에스더도 왕의 후궁이 되는 일에 호감을 가졌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는 여기의 '이끌려 가서'를 차라리 '선택되어'로 번역하여(8:12; 66:21), 에스더가 강제로 왕궁에 보내지지 않았나 하는 의심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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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개가 이 처녀를 기뻐하여 은혜를 베풀어- 히브리 원문상으로는 '그 처녀가 헤개를 기쁘게 하여'이다. 즉 에스더의 탁월한 미모와 아름다운 덕성이 '헤개'를 기쁘게 하였다는 뜻이다. 은혜는 히브리어의 헤세드이다. 언약관계에서 베푸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불신자를 통해서 전해지는 것을 보여준다. 본서는 또한 야웨,엘로힘이란 단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지만 우리는 본서를 읽을 때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를 이보다 더 가까이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일용품(, 마노테하) - 문자적으로는 '그녀의 몫'이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단어가 식과 관련해서 사용됐다는 점에 근거하여(9:19, 22;삼상 1: 4), 이것을 '음식의 몫'으로본다. 구체적으로는 몸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가꾸는 데 적절한 음식을 가리킬 것이다(PATON). 한편, 이방의 음식을 결코 먹지 않기 위해 채식만 먹었던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1:12)와는달리 에스더는 이방의 부정한 음식을 별로 개의치않고 먹었다는 사실에 대해 의혹을 던지는 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당시 에스더는 다니엘과는 상황이 달랐다. , 에스더는 아하수에로의 왕후가 되면 어차피 늘 그와 함께 식사해야 할 입장에 있을 것이므로 굳이 그 음식을 마다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고결한 자태 만큼은 늘 유지했을 것이며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독특한 사명 또한 충실히 감당해내게 된다(Baldwin).

 

 왕궁에서 의례히 주는 일곱 궁녀 - 여기서 '의례히 주는'(,하르우요트)'보다' 혹은 '관찰하다'를 뜻하는 동사 '라아의 분사형으로서, 특별한 관찰의 과정을 거쳐서 '선택된'의 뜻이다(NIV). 이것은 곧, 에스더에게 주어진 궁녀들은 다른 처녀들에게 주어진 '궁녀'보다 여러 가지 점에서 더 나은 여자들이었음을 시사해준다(Paton). '궁녀'들은 에스더에게 수종들도록 주어진 자들이었다.

 

 후궁 아름다운 처소로 옮기더라 - 내시 헤개가 에스더를 일반 후궁들이 머물던 처소에 있지 않게 하고, 왕에게 자주 불리우는 자들이 거하였을 다른 훌륭한 '처소'를 준 것을 말한다(Paton, K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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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더가...민족과 종족을 고하지 아니하니 - 에스더의 이 같은 행동은, 페르시아 사람들이 당시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일신을 섬기던 이스라엘 사람들에 대하여 어느 정도 배타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었던 것을 염려한 때문이었다. 만일 '헤개'가 유대인에 대해서 나쁜 선입견을 갖고 있다고 한다면, 그는 에스더가 왕과 가까이 할 기회를 전혀 갖지 못하도록 훼방할 것이 뻔하였다. 한편, 모르드개가 굳이 에스더를 이방인왕의 왕후로 앉히려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왕후인 사촌누이를 배경삼아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펼쳐보려 한 것인가? 어떻게 해서든 권력의 핵심부에 들어가서 약소 민족의 설음을 극복해보고자 하는 나름대로의 애국심의 발로에서였던가? 아니면, 이미 당시에 반유대 세력이 페르시아 제국내에서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미연에 대비하기 위해 율법을 어기면서까지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인가? 본문은 이러한 추측들 중 그 어떤 것도 명백히 지지해주고 있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모든 과정 속에 하나님의 주도적인 섭리가 개입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4:14). 모르드게에게 주실 소명이 감춰져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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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될 것을 알고자 하더라 - '어떻게 될 것' 곧 에스더의 운명은, 그녀의 그 당시 형편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그녀가 건강 상태가 안 좋았다든지 혹은 '헤개'의 관심 밖에 있었다든지 할 경우에 왕후가 될 가능성은 희박했을 것이다. 한편, 에스더가 '후궁 아름다운처소'(9)로 옮겨진 후에 모르드개가 에스더의 안부를 어떻게 알았을 것인가에 대해, 혹자는 관할 내시의 허락 하에 직접 면담할 수 있었으리라고 보기도 한다(Bartheau, Wildeboer). 그러나 직접 대면하지는 못하고 에스더의 시중을 들던 궁녀를 통해 에스더의 소식을 들었다고 이해함이 보다 자연스러울 것이다(Haupt,K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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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섯 달은 몰약 기름을 쓰고 - 고대 중근동 사회에서 '몰약'은 우수한 세정력(洗淨力)과 그 독특한 향기 때문에 매우 귀한 물품으로 인정되었다(30: 23-25; 45: 8; 7: 17; 2: 11). 특히 미이라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방부제로 사용되곤 했다(16:1; 24 :1;19 :39). 이것은 남아라비아 지역에서 발견되는 어떤 나무의 향내나는 수액(樹液)이 그 원료였으며, 고체 혹은 액체 상태에서 사용되었다.

 

 향품(, 베사밈) - 이것은 여러 가지 '향료'를 통틀어 가리키는 일반적용어인 듯하다(4: 16).

 

  처녀가 왕에게 나아갈 때에는 - '처녀'가 자신을 정결케 하기 위한 일 년을 보낸뒤, 자신의 차례가 되면 왕과 동침하기 위하여 왕에게 나아가는 것을 가리킨다. 왕의 명령에 의하여 왕궁으로 선택되어 들어온 처녀들은, 비록 자신을 정결케 하는 데 필요한 일 년이 지났어도 자신의 차례가 되어야(12) 왕에게 갈 수 있었다. 추측컨대 그 차례는 누가 왕궁에 먼저 들어왔는지의 여부로 결정되었을 것이다(Paton). 따라서 '수산'에 살았던(5-7) 에스더는 보다 일찍 '수산 궁'에 들어갔을 것이며, 또한 왕에게 들어 갈 수 있는 차례도 인도 등의 먼 지역 출신 처녀보다 훨씬 빨랐을 것이다.

 

 그 구하는 것을 다 주어 - 후궁에 있다가 왕궁으로 들어가 왕과 동침할 차례가 된 처녀들은, 왕에게 잘 보이는 데 필요한 옷이나 장식품 등을 요구할 권리가 있었다(Rawli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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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는 둘째 후궁으로 돌아와서 - 일단 왕과 동침한 처녀들은 왕에게 나아가기 전에 대기하던 '후궁'이 아닌 또다른 내시가 관할하던 '후궁'으로 가서 살아야 했다.이 둘째 후궁으로 들어가 살게 된 비빈들은 보다 더 엄격한 감독아래 놓이게 되었다(Paton).

 

비빈(妃嬪)을 주관하는 내시 사아스가스 - '사아스가스'는 왕에게 나아갈 처녀들이 대기하던 처소를 관할하던 '헤개'보다 한 등급 높은 신분의 내시였을 것이다. 이 같은 추측은 궁궐 내 여자들의 숙소 중 왕후의 처소가 제일 중요시되었으며(왕상 7 :8).그 밑으로는 왕과 이미 동침한 경험이 있는 후궁들의처소, 그리고 제일 마지막은 차례를 기다리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한편, '비빈'(, 필레게쉬)는 구약 성경에서 흔히 ''으로 번역되는 단어(22: 24;8:31; 삼하 5: 13)이다.

 

 이름을 부르지 아니하면...왕에게 나아가지못하더라 - 대부분의 처녀들이 다시 왕의 부름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그 여자들은 왕과 한 번 동침한 후에는 실질적인 과부가 되어서 후궁들의 처소에서 생을 마쳐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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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하일 - '아버지는 강하다'의 뜻을갖는 히브리식 이름이다.

 

 정한 것 외에는 다른 것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 에스더 이외의 다른 처녀들은 왕에게 보다 잘 보이려는 목적으로 향품이나 의복 등을 규정 이상으로 요구하였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에스더는 헤개가 마련해 준것만을 사용했다. 이는 에스더의 침착하고 검소한 일면과 헤개에 대한 그녀의 신뢰를 엿보게 한다(Huey).

 

 모든 보는 자에게 굄을 얻더라 - 문자적으로는 '모든 보는 자의 눈에서 은혜를 얻었다'의 뜻이다. , 에스더를 본 자들은 모두 그녀에게 호의를 갖게 되었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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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하수에로 왕의 칠 년 - B.C.479년 이며, 와스디가 왕후의 자리에서 추출된지 4년이 경과한 해였다. 아하수에로 왕이 이처럼 4년 간이나 왕후 자리를 비워둔 까닭은, 그가 왕후를 폐위시킨 직후 그리이스와의 전쟁을 시작하였던 때문이다. 그는 그 같은 심각한 대외적 문제로 인하여 왕후를 다시 세우는 등의 대내적 문제에는 관심을 기울일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 끝남으로써, 특히 아하수에로 왕은 그 전투에서, 패배하였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달랠 목적으로 왕비를 다시 세우는 일에 열심을 품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시월 곧, 데벳월 - '10'은 종교력이며 민간력으로는 4월이다. 또한 태양력으로는 12월 중순부터 1월 중순까지이다. 그런데 이 '데벳월'이라는 달() 이름은, 바벨론 사람들에 의해서 사용됐던 것으로서 구약 성경 중 여기에서만 유일하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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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여자 - '와스디'가 폐위되기 전부터 있었던 후궁들과, 새로이 선택되어 수산궁에 들어와서 이미 아하수에로 왕과 잠자리를 같이한 적이 있는 비빈들을 함께 가리킬 것이다.

 

 모든 처녀보다...더욱 은총을 얻은지라 - 여기의 '모든 처녀'는 이미 아하수에로 왕과 순서에 따라(12) 동침을 했었던 여자들로서, 왕후 자리를 놓고 에스더와 함께 경쟁을 벌였던 경쟁 상대였다. 그러나 아하수에로 왕은, 그녀들에 대해서는 별호감을 갖지 못했었다. 한편, '더욱 은총을 얻은지라'는 에스더의 내면적 그리고 외면적 아름다움이 왕을 사로잡은 것을 가리킨다. , 아하수에로 왕은 에스더를 여러모로 살핌으로써, 그녀가 왕후에 오를 수 있는 적격자임을 깨닫고서 더 이상 다른 처녀들을 만나보지도 않고 즉각 결정을 내렸다.은총은  헤세드이다.왕이 헤세드를 베풀었으나 이는 언약백성인 에스더를 향한 야웨의 언약적자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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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를 위한 잔치 - 페르시아 왕들은 큰 경사가 있을 경우에는 으례히 잔치를 열었다. 본문의 잔치는 '에스더의 명예를 높이기 위한 잔치' 혹은 '에스더가 왕후에 오른 것을 경축하는 잔치' 등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떠든 아하수에로 왕은 큰잔치를 베품으로써 '에스더'가 새로이 왕후의 위()에 올랐음을 온 백성들에게 알리고자 했다.

 

 모든 방백과 신복 - 이들은 왕의 수하에 있는 여러 계층의 신하들을 망라한다(1 :3). 한편, '향응하고'는 원문에는 없는 단어이다.

 

 각 도의 세금을 면제하고 - '세금을 면제하고'( ... ,하나하 아사)에서 (1) '하나하'는 일반적으로 '휴식' '안식'을 말하며(9:17), (2)'아사''만들다', '공포하다'혹은 '정하다'(왕상 12:33)를 뜻한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오히려 '공휴일로 정하고'로 번역함이 보다 자연스럽다(NIV, proclaimed a holiday). 그러나 국가의 특별한 행사와 관련하여 특별 사면이나 세금 면제 등이 왕에 의해 시행되는 일이 동서 고금의 역사를 통해 흔히 존재했다는 점에서, '석방하다'(KJV, made arelease) 혹은 개역 성경의 번역처럼 '세금을 면제하다'(RSV,granted a remission oftax)등으로 가능할 것이다.

 

 상주니라 - 본절의 ''(,마스에트)은 창43: 34과 렘 40:5에서의 이 단어의 용례를 통해서 볼 때, 식량 혹은 음식을 뜻함이 분명하다(Baldwin). 사실 고대 사회에서 먹을 것을 주는 것은 가난한 백성들에게 큰 혜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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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녀들을 다시 모을 때 - 여기에 대해서는 (1) 왕이 왕후 에스더 이외에 다른 후궁을 뽑기 위하여 또 다른 처녀들을 모은 것을 가리킨다는 견해(Keil), (2) 왕이 '둘째후궁'(14) 으로 들어가 살고 있는 후궁들을 다시 불러 모은 것을 가리킨다는 견해(Bertheau), (3) 왕이 에스더보다 더 나은 여자를 왕후로 앉히기 위하여 또 달리 처녀들을 모았던 것을 가리킨다는 견해(Bon), (4) 와스디를 왕후로 간택하기 위해 처녀를 모은 것은 '첫 번째'이고 에스더를 왕후로 삼기 위해 처녀를 모집한 것은 '두 번째'라는 견해(F. Vatable, J.Mariana), (5) 왕과 동침한 처녀들이 '둘째 후공'으로 모여진 사실(14)을 가리킨다는 견해(박윤선) 등으로 그 해석이 구분된다. 그러나 첫째, 여기의 '처녀들'이라는 명사 앞에 정관사가 없다는 점에서 여기의 '처녀들'은 왕과 동침했던 여자들은 아니며 둘째, 또한 '처녀들'(, 베툴로트)은 왕과 이미 동침한 경험이 있는 여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단어이며(Paton) 셋째, 왕이 에스더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힌지 얼마 되지 않아서 또 다른 왕후를 뽑을 계획을 가졌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設)이라는 사실 등에서 볼 때, 위의 견해 중 (1)(4)가 보다 타당성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 두 견해 중에서도, 고대 국가의 왕이 후궁을 많이 두었다는 상식적 사실을 감안한다면 (1)의 견해가 더 자연스럽다.

 

 모르드개가 대궐 문에 앉았더라 - 여기서 '대궐 문'은 정부의 중요한 위치에 앉은 사람들이 백성들을 다스리는 일을 하던 장소였다(21:18, 19; 20: 4; 삼하19:8; 왕상 22:10). 또한 '앉았더라'(, 야솨브)는 직무 수행을 위해서 자신의 자리에 위치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하는 동사이다(왕상1:46; 31:23; 28 :6). 따라서 본 문구는 '모르드개'가 당시 정부 관리의 신분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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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가 모르드개의 명을...쫓음이더라 -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선택되어 수산궁으로 들어갈 때에, 그녀에게 결코 그 근본을 밝히지 말라고 명령한 바 있었다(10). 에스더가 이처럼 '모르드개'의 명을 좇았던 것은, 그가 자신을키워준 은인(恩人)이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70인 역은 에스더의 경건한 신앙을 부각시키기 위한 배려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의 계명을 지키기 위해'는 말을 첨가하여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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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드개가...앉았을 때에 - 이것은 '모르드개가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던 중에'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19절 주석 참조). 이때는'처녀들을 다시 모을 때'(19)와 동일한 때이다.

 

 문 지킨 왕의 내시 - 여기의 ''(, 사프)'대궐 문'(19)과는 다른, 왕의 침실과 가까운 왕궁의 어떤 문을 가리킨다(Rawlinson). 그리고 '내시'(,사리스), 비록 이 단어가 때로는 고위직 관리를 가리키기도 하지만(1:10), 여기서는 그들이 왕후나 후궁등 여인들의 출입이 잦은 곳을 지키는 신분이었다는 점에서, '거세된 환관'을 뜻한다고 봄이 타당할 것 같다. 왕의 침실 가까이를 지키는 자들이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이들은 왕으로부터 상당한 신임을 받았던 것이 분명하다. 아무튼 아하수에로 왕은 결국 환관이었던 아르타바누스(Artabanus) 일당에게 암살 당하고 말았다(Rawlinson).

 

 아하수에로 왕을 원한하여 - '원한하여'(, 카차프)'화가 나서' 혹은 '진노하여'로 번역함이 원뜻에 가깝다(41:10; 16: 22; 57:17). 우리는 내시들의 진노의 원인이 와스디가 왕후의 자리에서 쫓겨난 일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도의 추측을 할 수 있을 뿐이다(Pa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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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드개가 알고 - '모르드개'는 자신의 직분을 이용하여 다방면에 걸쳐서 결코 적지않은 정보를 수집할수 있었던 것 같다. 요세푸스(Josephus)는 바르나바조라는 두내시의 하인이 밀고함으로써 모르드개가 그들의 음모를 사전에 알았을 것이라고 하지만 확실한 근거를 지닌 것은 아니다.

 

 왕후 에스더에게 고하니 -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왕후에 오르기 전부터 그녀를 수종들던 시녀들과 친분 관계를 맺었고(11), 그래서 그녀들을 통하여 에스더와 안부를 교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금번에도 모르드개는 그녀들을 통하여 내시 두 사람의 음모를 에스더에게 알릴 수 있었을 것이다.

 

 에스더가 모르드개의 이름으로...고한지라 - 에스더가 모르드개와 자신의 관계를 밝히지 않은 채 내시들의 음모 사실을 왕에게 알렸음을 암시한다. , 에스더는 음모에 관한 정보 전달자가 '모르드개'라는 사실만을 덧붙여서 그 정보를 왕에게 보고했던 것이다. 페르시아의 왕후들은 결코 폐쇄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 않았었기 때문에(1:9), 왕후들도 관리들의 밀고 받아서 왕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일이 충분히 가능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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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하여 실정을 얻었으므로 - '사실하여'(, 바카쉬)'조사하다' 혹은'찾다'의 뜻이다. 곧 밀고된 사실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뜻한다. 한편, '실정을 얻으므로'( ,마차)'낱낱이 살핀 결과 그 진위 여부를 온전히 파악하게 된 것'을 가리킨다(23:11; 12:8).

 

 두 사람을 나무에 달고 - 헤로도투스나 요세푸스 모두, 페르시아에서는 역모를 꾸민 사람들에게 십자가형(十字架形)을 가했었다고 보도한다. 그러나 여기의 '나무'가 십자가나 말뚝 혹은 5: 14의 경우와 같은 높은 기둥 중 어느 것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그 일을 궁중 일기에 기록하니라 - 페르시아 왕들은 항상 사관(史官)을 곁에 두고 있었다(4; 15). 이같은 일은 앗수르와 바벨론 그리고 심지어는 이스라엘의 왕들도 마찬가지였다(왕상 14:19; 15; 7). '사관'들은 기억해야 할 가치가 있는 사건, 사실을 일지 혹은 비망록 형태의 '궁중일지'에 기록하였다. 아무튼 아하수에로왕은 이처럼 모반이 모르드개라는 사람의 밀고에 의하여 발각됐던 사실을 기록하긴 했으나 그에 대한 시상(施賞)은 전혀 베풀지 않았다(6:3). 아마 아하수에로는 창 40: 23에 나오는 '술맡은 관원장'의 경우처럼, 모르드개의 공로를 가볍게 잊어버린 듯하다(Bald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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